[이지 돋보기] 은행권, “비트코인‧게임아이템‧디지털 사진 맡기세요!”…디지털자산시장 진출 박차
[이지 돋보기] 은행권, “비트코인‧게임아이템‧디지털 사진 맡기세요!”…디지털자산시장 진출 박차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12.14 08: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픽사베이, 뉴시스
사진=픽사베이, 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게임아이템, 디지털 사진 등을 보관 및 거래하거나 투자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새로운 시장에서 먹거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5일 한국디지털에셋(KODA)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디지털자산시장에 진출키로 했다. KODA는 KB국민은행과 해치랩스, 해시드가 함께 설립한 디지털자산관리기업이다.

디지털자산이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같이 실물은 없지만 디지털 세상에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는 물건들을 말한다. 이를 금융사가 맡아 관리하고 거래할 수 있게 하며 나아가 투자까지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가상자산의 범위는 향후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대표적인 가상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게임아이템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 예술 작품과 부동산 수익증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의 새로운 자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유무형 자산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 이들 자산의 안전한 보관, 거래, 투자 등을 위한 금융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이 시장 진출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올 6월 법무법인 태평양, 블록체인 기술업체 헥슬란트와 컨소시엄을 맺고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수탁) 플랫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편입을 마치면 기관투자자와 가상자산 거래소 등을 위한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코빗과 가상자산 커스터디 등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 중이다. 코빗은 게임업체 넥슨의 지주사인 NXC 자회사다. 또 올 10월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을 시범 구축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디지털자산 서비스에 대한 기술적인 검증도 마친 상태다.

우리은행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와 블록체인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부동산신탁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인 ‘카사’의 투자자 예탁금 관리를 전담하는 등 시장에 한 발 걸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관심

은행권의 디지털자산에 대한 관심은 꾸준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비트코인 대란 등 암호화폐로 대표되는 디지털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지면서 쉽게 나서지는 못했다.

분위기 반전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특금법에 따라 디지털자산시장이 제도권에 편입된다. 여기에 한국은행도 CBDC 도입을 검토하는 등 관련 시장이 빠르게 변하면서 은행권의 부담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시장 선점을 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보다 먼저 관련 산업이 성장한 해외 자본에게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실제로 미국 통화감독청은 올 7월 은행에 가상자산수탁서비스를 허용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 역시 가상자산거래소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위스는 암호화폐 은행을 합법화해 5개 회사가 라이선스를 받고 암호화폐 거래, 환전,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명확한 법과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아 시장 진출이 녹록치 않았으나 특금법 통과로 길이 열렸다”며 “디지털자산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수탁을 비롯해 거래, 투자까지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들의 디지털자산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자금세탁 및 보안 등 리스크 관리 역시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규모가 빠르게 성장 중이고, 기관투자자들도 분산투자 효과와 가치상승 잠재력을 이유로 가상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며 “국내 은행들도 가상자산 서비스 개발과 함께 자금세탁 및 해킹 방지 등 리스크관리 체계 구축 방향을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