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보고서] '빚투' 열풍…지난해 3분기 가계 주식투자·금융부채 '사상 최대'
[이지 보고서] '빚투' 열풍…지난해 3분기 가계 주식투자·금융부채 '사상 최대'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1.01.0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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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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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난해 3분기 가계가 주식 투자를 위해 굴린 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가계의 금융기관 차입금도 최대 기록을 썼다. 가계 주식투자의 상당 부분이 대출을 통한 이른바 ‘빚투(빚 내 투자)’라는 분석을 뒷받침 한 것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분기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여윳돈을 나타내는 순자금운용액은 30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6000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순자금운용 규모가 늘었다는 것은 예금이나 보험, 주식, 펀드 투자 등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액)이 차입금 등 빌린 돈(자금조달액)보다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조달액이 운용액보다 많으면 순자금조달액으로 기록된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는 83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2분기(110조1000억원)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1년 전(40조6000억 원)의 두 배에 달했다.

가계의 순자금운용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은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정부의 3·4차 추경 집행으로 가계 이전소득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3분기 가계처분가능소득은 월평균 426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412만8000원)보다 13만3000원(3.2%) 증가했다. 반면 민간최종소비지출은 233조9000억원에서 226조2000억원으로 7조7000억원(3.3%) 감소했다.

가계는 주식투자 등으로 자금을 굴렸다.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83조8000억원으로 1년 전(40조6000억원)보다 43조2000억원 급증했다.

금융기관 예치금이 24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7조3000억원)보다 줄었다. 이는 주식과 펀드 등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규모가 사상 최대치인 22조5000억원으로 불어난 영향이다. 해외주식 투자 규모까지 포함하면 주식운용 규모가 30조7000억원에 달했다.

빌린 돈인 자금조달액은 53조2000억원으로 1년 전(24조원)보다 29조2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내 집 마련과 주식 투자 등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 열풍으로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 관련 자금과 주식 투자자금, 생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 저축성 예금 부문의 운용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자금조달액 중 일부가 주식 투자자금 등으로 흘러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비금융법인)은 순자금조달액이 1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7조8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재정지출을 늘린 정부의 여윳돈은 축소됐다. 정부의 순자금운용액은 8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4000억원)와 비교하면 반 토막 났다. 3·4차 추경 집행으로 정부 지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2333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8조2000억원 늘었다. 가계의 금융자산/금융부채 배율은 2.17배로 2017년 2분기(2.19배) 이후 가장 높았다. 가계와 기업, 정부 등을 포함한 국내 순금융자산은 317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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