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난해 가계 빚이 사상 처음 17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은행과 제2금융권 등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40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은행 ▲비은행 ▲기타금융기관 등 가계대출 잔액에 ▲카드사 ▲백화점 등 판매신용을 더한 우리나라 전체 가계빚은 1682조1000억원에 달했다. 4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을 감안하면 지난해 가계빚은 172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3년 처음으로 1000조원대로 올라선 가계 빚이 7년 만에 넘어선 수치다.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연중 112조원으로 전년(56조2000억원) 대비 2배에 달했다. 은행 가계대출만 100조7000억원 불어나 사상 첫 100조원대 증가세를 보였다.
가계 빚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각종 생활자금 수요에 ▲주택매매 자금 ▲전세자금 ▲주식투자 자금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주택매매 거래가 크게 늘면서 가계 빚 증가세를 부추겼다.
지난해 전국 주택거래량은 180만호로 전년 대비 23만호 늘었다. 주식 빚투 열풍으로 신용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영향도 컸다. 은행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지난해 역대 가장 큰 폭인 32조4000억원 늘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추이를 지켜보며 관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분기 중 상환능력 위주의 심사관행 정착을 위해 가계부채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고 DSR 관리 기준을 차주 단위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등 가계부채 연착륙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