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의 변심…디젤차 천덕꾸러기로 ‘전락’
세종대왕의 변심…디젤차 천덕꾸러기로 ‘전락’
  • 김보람 기자, 이민섭 기자
  • 승인 2021.01.28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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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서 미세먼지 저감으로 변경…주범, 디젤차 눈총
주요국, 디젤차 규제강화…서울시, 5등급차 도심 운행 제한
정부, 3차 에너지세제개편 추진…가격, 휘발유값 90% 수준

[이지경제=김보람 기자, 이민섭 기자] 최근 경유 가격이 오르면서 디젤차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여기에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경유차가 찬밥 신세다.

서울시는 현재 배기가스 5등급 차량의 도심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자동차가 초미세먼지 25%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사진=이민섭 기자
서울시는 현재 배기가스 5등급 차량의 도심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자동차가 초미세먼지 25%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사진=이민섭 기자

28일 주유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01년 제 1차 유류 세제개편을 통해 휘발유와 경유 가격 비율을 100 대 75로, 이어 2005년에는 2차 세제 개편으로 이를 100 대 85로, 경유 가격을 각각 높였다.

2005년은 정부가 디젤 승용 판매를 재허용한 해다.

당시 한불모터스가 업계 처음으로 푸조 407HDI를 들여왔고, 독일 폭스바겐이 페이톤을, 미국 크라이슬러가 300C를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다만, 국내 디젤 세단 시장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출시 차량이 제한적인 데다 큰 매력이 없는 모델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BMW그룹 코리아가 2010년 대형 디젤 세단 7시리즈와 이듬해 중형 520d, 320d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디젤차 전성기를 이끌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시는 온실가스 감축에 방점을 찍었다. 사진=이민섭 기자
200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시는 온실가스 감축에 방점을 찍었다. 사진=이민섭 기자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디젤 엔진이 친환경이라며, 정부와 완성차 업체가 디젤차 확산에 주력한 점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

이로 인해 BMW코리아는 디젤차 강세로 2015년까지 7년 연속 국내 수입차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디젤차 인기가 치솟자 폭스바겐과 푸조시트로엥 등은 한국 라인업을 디젤차로 채웠으며, 일본 닛산도 디젤차를 급조해 출시하는 웃지 못할 일이 펼쳐졌다.

종전 우리나라와 함께 미국, 일본 등은 ‘디젤차 무덤’이라 불렸으며, 현재 닛산은 자국에서 디젤차를 판매하지 않는다.

앞으로 디젤차의 추락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우선 정부가 3차 에너지 세제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라서다.

정부가 2차 세제 개편으로 경유 가격을 올렸지만, 현재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평균 경유 가격은 휘발유대비 93% 수준이다.

정부는 3차 개편을 통해 최소 휘발유 가격의 90% 수준으로 경유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이를 감안할 경우 경유가격 상승으로 디젤차의 장점이 사라진다.

200년대 서울시는 이순신 장군을 앞세워서도 온실가스 저감에 주력했다. 사진=이민섭 기자
2000년대 서울시는 이순신 장군을 앞세워서도 온실가스 저감에 주력했다. 사진=이민섭 기자

28일 전국 주유소의 리터(ℓ)당 평균 판매 가격은 휘발유가 1451원, 경유가 1251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의 96% 수준이다. 1차 세제 개편 전 국내 경유가격은 휘발유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여기에 디젤차가 상대적으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은 적지만,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을 다량 배출하는 점도 디젤차의 추락을 부추기고 있다.

주요국과 국내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도심 디젤차 운행을 제한하거나, 완성차 업체들이 디젤차 등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을 선언하는 이유이다.

현재 국내 경유 가격은 휘발유의 86∼87% 수준이라 장점이 사라졌다. (위부터)서울 방배동과 성남시 산성대로에 각각 위치한 주유소의 이번주 유가 현황. 사진=김보라 기자
현재 국내 경유 가격은 휘발유의 86∼87% 수준이라 장점이 사라졌다. (위부터)서울 방배동과 성남시 산성대로에 각각 위치한 주유소의 이번주 유가 현황. 사진=김보람 기자

실제 스웨덴 볼보는 2020년대 중반 석유를 연료로하는 내연기관 차량 생산 중단을 선포했으며, 서울시는 현재 도심에 배기가스 5등급인 디젤차의 진입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아울러 2010년대 중후반 들어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자동차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점도 디젤차 약세 원인이다.

지난해 미국 테슬라가 보급형 전기자 모델3을 통해 급성장한 배경이다. 이를 감안해 올해 현대기아차는 10여종의 순수전기차를 내놓는다.

쌍용차 무쏘는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생산 판매됐다. 이 같은 노후 경유차는 미세먼지의 원인인 질소산화물을 다량으로 배출한다. 김보라 기자
쌍용차 무쏘는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생산 판매됐다. 이 같은 노후 경유차는 미세먼지의 원인인 질소산화물을 다량으로 배출한다. 사진=김보람 기자

김필수 교수(대림대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는 “2015년 9월 불거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배기가스 조작사건)와 2018년 BMW 디젤엔진 화재 등으로 디젤차의 추락이 빨라졌다”며 “현재 자동차 배기가스가 국내 미세먼지 발생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디젤차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번의 세제 개편으로 이미 디젤차의 매력은 사라졌다. 3차 세제 개편이 실시되면 이제 디젤차는 시장에서 퇴출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보람 기자, 이민섭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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