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경영] 개성상인 ‘피’ 박현주 미래애셋대우 회장 ‘계속 일낸다’
[코로나19 시대 경영] 개성상인 ‘피’ 박현주 미래애셋대우 회장 ‘계속 일낸다’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1.02.03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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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익 1조원 달성…증권업계 최초, 대우증권 합병 4년만
박 회장, 개성상인 DNA 지녀…무차입·신뢰·정도경영으로 중무장

[이지경제=양지훈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증권업계 최초로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면서 개성상인의 유전자(DNA)를 가진 박현주 회장이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이는 2016년 대우증권을 인수한 지 4년여 만에 이룬 쾌거로, 향후 박 회장의 행보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6조8905억원, 영업이익 1조1047억원, 당기순이익 8183억원을 올려 전년보다 각각 9.4%, 51.8%, 23.2% 실적이 급증했다.

이로써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업계에서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

박현주 회장은 업계 최초로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사진=양지훈 기자
박현주 회장은 업계 최초로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사진=양지훈 기자

대우증권을 인수한 이후 미래에셋대우는 2018년 영업이익 5123억원, 이듬해 728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에는 박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 당시 천명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증권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연 것은 2016년 12월 대우증권을 인수가 주효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박 회장의 대우증권 인수가 ‘신의 한 수’인 셈이다.

덩치를 키운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보유한 초대형투자은행으로 발돋움 했다. 2019년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 7개사 뿐이다.

이들 증권사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 IB(투자은행) 승인 절차를 거쳐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발행어음은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어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에게 만기 1년 이내로 판매하는 상품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미래에셋대우 발행어음 인가 관련 외부평가위원회를 갖는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기업은 자기자본 200% 한도로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으나, 무산됐다. 미래에셋대우가 인가를 받을 경우 영업이익 2조원 달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박 회장이 보유한 개성상인 뚝심경영이 역시 영업이익 1조원 시대 개막에 힘을 보탰다.

박 회장 뚝심경영, 영업익 2조원 시대 곧 연다

개성상인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활동했으며, 시대를 앞서가는 상술로 독특한 세력을 형성한 집단이다. 이들은 기업을 남의 돈으로 경영하지 않는다는 ‘무차입경영’,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정직과 신뢰는 지킨다는 ‘신뢰경영’, 한 우물을 판다는 ‘정도경영’,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뚝심경영’ 등으로 시대를 풍미했다.

박 회장이 개성 출신이 아니지만, 그는 대학교 재학 시절 국내 증권시장의 마지막 큰 손으로 불린 개성 출신 백희엽(1916~1995) 여사를 자주 찾아 투자법을 몸에 익혔다. 고(故) 백 여사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사채시장의 큰손, 한국 증권가의 대모, 혹은 대한민국 최초의 슈퍼개미로 불렸다.

박 회장은 백 여사의 사무실로 출근해 증권사나 기업체를 방문할 때 동행했으며, 백 여사에게서 원리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투자의 정석을 배웠다.

우량기업 주식을 사서 오랫동안 숙성했다가 시장이 활성화되면 되파는 단순한 원칙을 고수한 박 회장이 미래에셋대우의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정설이다.

박 회장은 학창시절부터 쌓은 투자 노하우를 일반인과 공유하는 등 재능기부에도 열심이다. 최근 미래에셋 유튜브에 자신의 투자 신념과 원칙을 공개한 것.

실제 지난달 21~22일 미래에셋대우 유튜브채널인 ‘스마트머니’에는 ‘미래 세대를 위한 박현주 회장의 투자 조언’과 ‘박현주 회장, 금융투자의 혁신 상장지수펀드(ETF)를 말하다’ 영상이 실렸다.

박 회장은 영상에서 ‘직접투자(주식매매 등)’ 경험을 강조하며 ETF 등에 분산투자할 것을 주문했으며, 대학 시절 익힌 우량기업에 장기투자 하는 개성상인 DNA도 권장했다.

박 회장은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에 자신의 투자 노하우를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박 회장은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에 자신의 투자 노하우를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박 회장은 영상에서 “20대 때 자산관리를 배우는 게 좋지만, 방법에 문제가 있다. (주식을) 타이밍에 사지 말고, 더 넓은 시야와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마이데이터사업은 은행과 증권사 등에 흩어진 개인데이터를 수집해 사용자가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로, 지난해 8월 신용정보법 시행령에 따라 허가제로 전환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미래에셋대우에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을 허가했으며, 미래에셋대우에는 신용정보 등을 활용해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신사업에 적극 진출해 블루오션을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박 현주 회장은 “지난해 해외사업부문, 자산관리, 기업금융, 트레이딩 등 모든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보였다. 앞으로 영업이익 2조원, 3조원을 넘어 세계 유수의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 개성상인으로는 서경배 아모레 회장,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허창성 SPC 회장, 우상기 신도리코 회장, 이회림 동양화학 회장, 함태호 오뚜기 회장, 허채경 한일시멘트 회장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견실한 재무구조로 재계 모범이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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