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문룡식 기자] 지난해 한국은행이 폐기한 화폐가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손상화폐 폐기가 적극 진행되고, 만원권 유통 수명이 도래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3일 한국은행 ‘2020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6억4260만장으로 4조7644억원에 달했다. 손상화폐는 전년(6억4040만장) 대비 220만장(0.3%) 증가했으며,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폐기된 화폐 대부분은 은행권으로, 6억850만장(4조7614억원)이다. 폐기 물량은 5톤 트럭 기준 114대 분량이며,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 길이가 경부고속도로를 약 106회 왕복한 수준이다.
권종별로는 1만원권이 4억760만장으로 가장 많은 비중(67.0%)을 차지했다. 이어 1000원권(1억6800만장, 27.6%), 5000원권(2500만장, 4.1%), 5만원권(780만장, 1.3%) 순이었다.
한은은 “만원권은 2007~2008년 중 발행된 물량의 유통 수명 도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손상화폐의 적극적인 폐기 등으로 전년대비 큰 폭(23.9%)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화는 3410만장(30억원) 폐기됐다. 화종별로는 10원화(1470만장, 폐기 주화의 43.2%), 100원화(1440만장, 42.4%), 500원화(260만장, 7.8%), 50원화(230만장, 6.6%) 순이었다.
주요 화폐 손상 원인은 부적절한 보관이나 화재 등이었다.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으로 손상된 화폐는 8만6700만장(18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외에도 화재로 인한 손상 5만7700장(17억5000만원), 세탁‧세단기 투입 등 취급 부주의 2만3000장(3억5000만원) 등이다.
한은은 은행권이 훼손됐을 때 원래 면적의 4분의3 이상 남아있으면 모두 새 화폐로 바꿔준다. 남은 면적이 5분의2 이상~4분의3 미만이면 반액만 새 돈으로 받을 수 있다. 다만 5분의 2 미만이면 교환할 수 없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