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으랏車車車] “애플기아카 나오는 게 이상적”
[김필수 교수의 으랏車車車] “애플기아카 나오는 게 이상적”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02.11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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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자동차 시대가 열리면서 구글과 테슬라 등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가 아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속속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관련 차량과 함께 상당한 실적을 내면서 완성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고급 스마트폰 업체인 미국 애플 역시 2024년 애플카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여기에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관련 모델을 강화하는 등 이미 세계 친환경차 시장은 춘추전국 시대로 접어들었다.

김필수 교수를 이번 주 초 서울에서 만났다.

- 애플이 누구에게 애플카 제작을 맡길 것인가에 대해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만.
▲ 애플카가 상당한 의미가 있어서 일것입니다. 애플은 인류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제품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2007년 초 출시했습니다.

이후 애플이 매년 새로운 버전의 아이폰을 선보일 때마다 세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이유입니다.
애플은 이제 무대를 스마트폰에서 모빌리티로 옮기겠다고 천명했으며, 그 시작점이 바로 애플카입니다. 그만큼 세계가 들썩이고 있고, 누가 애플과 손은 잡는 가가 현재 업계 가장 큰 관심으로 부상했습니다.

- 애플카를 비롯해 구글카나 아마존카 등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파운드리(반도체 하청 생산)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씀이시죠.
▲ 전기차의 특성상 전용 플랫폼을 통해 찍어내기 식의 다양한 모델 주문이 가능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제작사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안전성은 물론, 대량 생산 체제와 기술적 난이도를 수용할 수 있는 높은 기술 수준과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구축한 기업이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그만큼 애플이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이 한정돼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 간택 기업은 애플이 갖고 있는 기술 노하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될텐데요.
▲ 그렇죠. 애플은 배터리,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와 함께 독특한 운영체제를 비롯해 폭 넓고 다양한 네트워크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자동차 제작사가 갖지 못한 장점이죠.
애플의 협력사는 이 같은 장점을 애플카 생산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모빌리티 파운드리라는 새로운 영역을 선점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애플카의 선점은 인지도 제고로 이어져, 향후 다른 기업의 위탁생산도 가능하고요. 애플카 하청 생산이 완성차 업체에는 새로운 기회인 셈이네요.

김필수 교수는 애플과 기아차의 공동 브랜드의 애플카가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차 신형 카니발. 사진=정수남 기자
김필수 교수는 애플과 기아차의 공동 브랜드의 애플카가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차 신형 카니발. 사진=정수남 기자

- 단점도 있을텐데요.
▲ 이는 단순 하청 기업인데, 완성차 제작사라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독자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작아 단순한 하청기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고요.
애플의 각종 기술 노하우를 운용하지 못하면, 기업의 성장 가능성도 한계에 부딪힐 것입니다.

- 애플이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시스템처럼 개방형이 아닌 폐쇄적인 경영전략을 고수하는 만큼 파격적인 계약관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습니다만.
▲ 맞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판매된 아이폰의 경우 폐쇄적이고 최악의 대(對) 고객서비스로 애플은 1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하기로 공정거래위원회와 합의했습니다. 이 같은 부분은 향후 애플카에서도 비슷하게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게 현실입니다.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에플카 역시 고객서비스 측면에서 독점적이고 갑질 논란에 대한 고민은 상존합니다. 수직 계약 관계인 제작사와의 유연성도 염려스럽고요.

- 최근 애플카 제작사로 몇몇 기업이 물망에 올랐는데요.
▲ 우선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제작사가 6개사가 언급됐는데요, 현대차그룹의 경우 논의가 최근 중단됐다는 해외 보도가 나왔습니다.
애플카의 가장 유력한 후보 중의 하나인 현대차그룹의 기아차였는데, 관련 사항이 노출되면서 애플의 불만으로 논의가 중단됐다는 것이 보도의 핵심입니다.
미래의 먹거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민감하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향후 논의가 재개돼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합니다.

기아차 광주공장 선적장 전경. 사진=정수남 기자
기아차 광주공장 선적장 전경. 사진=정수남 기자

- 이번 관계에서 애플이 갑이라, 계약 내용의 수위 조절도 관건인데요.
▲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운신의 폭이 전혀 없는 ‘갑’과 ‘을’의 관계가 된다면 여기에 응할 제작사는 없을 것입니다. 설사 계약 관계가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애플이 제시하는 각종 조건을 만족하는 제작사는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고요.
상호 윈윈할 수 있어야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것입니다.

- 교수님이 생각하시고 있는 가장 좋은 계약이 있다면요.
▲ 애플이 조금 양보해 상대방의 브랜드 이미지도 살리고 상생할 수 있는 ‘공동 브랜드(Co-brand)’를 낸다면 이상적일 것입니다. 다만, 현재 애플의 기업 문화를 고려하면 불가능 하겠지만요.
애플과 하청 업체의 관계가 ‘악마의 계약’이 되지 않는 진정한 상생으로 새로운 모빌리티 신세계를 여는 시작점이 됐으면 합니다. 향후 5~10년이 미래 모빌리티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동종 혹은 이업종간의 합종연횡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치열한 몸부림일 따름입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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