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으랏車車車] “문재인정권,쌍용차폭탄 돌릴 수도”
[김필수 교수의 으랏車車車] “문재인정권,쌍용차폭탄 돌릴 수도”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02.17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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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장).
김필수 교수(대림대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장).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산차 업체가 흔들리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수출과 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국산차 업체 역시 고전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세번이나 주인이 바뀐 쌍용차가 풍전등화 상태다.

이번주 초 김필수 교수를 만났다.

- 올해 국산차 업계 현안이 쌍용차인데요.
▲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산업계 전반의 해결 과제입니다만, 쌍용차 문제는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그 만큼 크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1997년 이후 쌍용차는 대우자동차(현 한국GM),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이어, 2011년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으로 소유권이 넘어갔죠.
2011년 이후 싸용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줄면서, 현재 마힌드라는 대주주의 지위를 포기하고 쌍용차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완성차 업체는 관련 협력사가 많아 쓰러질 경우 사회, 경제적인 파장이 큰데요.
▲ 맞습니다. 쌍용차는 차지하더라도 협력사가 350개사 이상이고, 이들 기업과 관련된 직종까지 고려하면 수십만명이 쌍용차와 맞물려 있습니다.
쌍용차에 문제가 발생하면 쌍용차를 운행하는 소비자는 물론, 정비와 보험 등 사후시장(AS)까지 지대한 영향을 받습니다.
완성차 업체가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이유입니다.

- 2009년 상하이차가 쌍용차에서 손을 뗄 당시에도 내수는 물론, 지역 경제가 심하게 흔들린 것으로 기업합니다만.
▲ 당시 쌍용차가 존폐 위기를 겪으면서 법정관리를 받았고, 이로 인한 경제적인 영향을 비롯해 실직 등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났죠?
문제는 현재 국내 자동차산업에서 쌍용차와 함께 마이너 3사로 불리는 한국GM과 르노삼성 역시 상황이 쌍용차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쌍용차가 지난해 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받은 자율조정기간 3개월이 끝나가는 상황인데요.
▲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야 합니다. 마힌드라가 매각을 진행한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가 협의를 포기해 현재 법정관리 쪽으로 저울 추가 기울어진 상황입니다.
P플랜(사전 회생계획)은 신규투자 또는 채무변제 가능성이 있을 때 채권자 과반의 동의를 얻어 회생절차 개시 전에 사전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산업은행 등이 어렵게 마련한 P플랜도 물 건너가면서, 쌍용차 문제는 자포자기 상태라 더욱 안타깝습니다.
반면, 쌍용차는 2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쌍용차는 2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평택공장 생산라인. 사진=정수남 기자
현재 쌍용차는 2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평택공장 생산라인. 사진=정수남 기자

- 상하이차도 쌍용차의 우수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술만 쏙 빼가고 철수했는데, 인도 마힌드라 역시 무책임한 점은 비난받아야 하지 않나요.
▲ 2010년대 들어 쌍용차도 경쟁력 있는 신차를 선보이지 못하면서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한 점도 마힌드라의 철수를 부추겼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이 크게 줄었고요.
소유권이 상하이차에서 마힌드라로 넘어가면서 쌍용차는 이미 자생적인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현재의 위기가 이미 예견된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 이구동성입니다.

- 쌍용차의 현재 위기는 관련 당사자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정부도 이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만.
▲ 그렇죠. 쌍용차는 1조원에 이르는 채권을 당분간 동결해 수명을 연장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과연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투입해도 쌍용차가 자생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정부가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인 이유죠.
경제전문가들은 이미 부정적인 결론을 냈습니다. 시장 원리에 따른 미래가치와 청산가치를 비교해 쌍용차를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쌍용차가 백척간두에 있는 형국이지만, 이게 진실입니다.

- 쌍용차 문제를 정치, 경제적인 논리보다는 시장경쟁 논리에 맡겨야 하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 당장의 고통은 크게 느껴질 것입니다만, 후일 더 심각한 문제로 커지기 전에 지금 도려내는 아픔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죠.

2011년부터 매년 쌍용차는 신차를 출시했지만, 제한적인 라입업 운용으로 판매는 꾸준히 줄었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사진=정수남 기자
2011년부터 매년 쌍용차는 신차를 출시했지만, 제한적인 라입업 운용으로 판매는 꾸준히 줄었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사진=정수남 기자

- 쌍용차 렉스턴과 티볼리 브랜드를 올해 말에도 볼 수 있을까요.
▲ 글쎄요. 현 시점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보았던 이유는 P플랜을 통해 일부 부채를 동결하고 신규 투자 유치와 산업은행이 자금을 더해 1~2종의 주력 신차를 시장에 선보이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활용해 2~3년 동안 버티는 전략이 유일한 돌파구였습니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은 쌍용차에 흑자 때까지 쟁의 금지와 3년간 임금과단체협상 동결을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여기에는 노조의 동의와 국민 설득이 선행돼야 하고, 마힌드라 등의 투자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 최근 쌍용차의 자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P플랜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만.
▲ P플랜에는 감자를 통해 대주주인 마힌드라 지분율(현재 75%)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000만달러(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HAAH오토모티브는 투자금액에 상응하는 자금을 산업은행이 출자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통상 채권단이 실사할 때는 장부가격이 아니라 실거래가를 적용하는데, 최근 평택 땅값이 많이 올라 쌍용차 본사와 공장 부지(면적 86만㎡)의 가격 역시 상당히 상승했습니다.
이를 감안할 경우 P플랜 추진시 마힌드라의 동의가 필요해졌습니다. 쌍용차의 부채가 자산 가치보다 크면 주주 동의가 필요하지 않지만, 반대의 경우 주주 의결권이 생기기 때문이죠.
쌍용차, HAAH오토모티브, 산업은행 등이 접점을 찾아 P플랜을 추진한다고 해도 마힌드라가 거부권은 행사하면 P플랜은 물건너가는 거죠.
이래저래 마힌드라가 거림돌입니다.

최근 평택의 땅값이 올라 86만㎡의 쌍용차 평택 공장의 가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P플랜 추진시 마힌드라의 동의가 필요해졌다. 사진=정수남 기자
최근 평택의 땅값이 올라 86만㎡의 쌍용차 평택 공장의 가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P플랜 추진시 마힌드라의 동의가 필요해졌다. 사진=정수남 기자

- 법원이 재량으로 강제 인가를 할 수도 있는데요.
▲ 마힌드라의 반대로 P플랜이 물거품이 될 경우, 법원이 강제 인가에 나설 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법원이 강제 인가를 남용하지 않고 꼭 필요한 상황에만 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천명했거든요.

- 사면초가 형국입니다. 쌍용차차가 2009년 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 상황인 것 같은데요.
▲ 향후 투자가 전제되지 않으면 산업은행 등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고 , 명분도 없습니다.
현재 상태면 법정관리가 진행돼 강력한 구조조정은 물론, 죽으냐 사느냐를 결정짓는 순간이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량 판매도 어려워져, 월급도 못받고 임직원들은 거리로 내몰리고요.
쌍용차는 사용할 수 있는 더 이상의 카드가 없습니다. 현재 쌍용차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공식 방문시 마힌드라 회장과 만나면서 쌍용차 문제에 발을 담갔지만, 정부가 차기 정권으로 쌍용차라는 시한폭탄을 넘기는 방법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을 유면해야 합니다.

쌍용차 소형 SUV 티볼리 선적 모습. 사진=정수남 기자
쌍용차 소형 SUV 티볼리 선적 모습. 사진=정수남 기자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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