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 한일 경제갈등 ‘판정패’
문재인 정권, 한일 경제갈등 ‘판정패’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03.25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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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독도發, 경제갈등 이어 10년만에 재발
2월 무역수지 39억弗 흑자…전년 동월比 31%↓
2월 對日 적자 19억弗, 26%악화…“수출 상승세”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야기한 한일경제 갈등에서 우리나라가 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이후 일본 정부에 일제강점기 당시 국적인의 강제 징용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는 2019년 7월 원자재 등의 한국 수출을 금지한다는 경제 보복을 단행했으며, 문재인 정부와 국민 역시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맞불을 놨다.

양국이 2009년 독도 영위권 갈등으로 빚어진 경제갈등이 10여년 만에 다시 재발한 것이지만, 이달로 한일경제갈등 21개월째를 맞아 우리나라가 크게 이득을 본 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문재인 대통령이 야기한 한일경제 갈등에서 우리나라가 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태극기와 일장기. 사진=정수남 기자
2009년 문재인 대통령이 야기한 한일경제 갈등에서 우리나라가 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태극기와 일장기. 사진=정수남 기자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월 수출액은 448억1000만달러(50조7900억원), 수입액은 421억1000만달러로 무역수지 27억1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지속하게 됐지만, 흑자 규모는 전년 동월(39억3000만달러)보다 31% 급감하게 됐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대(對) 일본 교역 적자액은 19억달러로 전년 동월(15억1000만달러)보다 25.8% 악화됐다.

같은 기간 교역에서 우리나라가 적자를 냈지만, 적자 폭이 개선된 곳은 중동(43억4000만달러→34억8000만달러), 중남미(1억4000만달러→1억1000만달러), 독립국가연합(CIS, 3억6000만달러→1억2000만달러) 등이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미국과 유럽연합(EU)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과의 무역수지가 감소했으며, 이중 30% 중반대의 적자 폭이 확대된 일본이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 기간 흑자 폭이 감소한 곳은 중국 34%(32억7000만달러→21억5000만달러),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20%(34억2000만달러→24억2000만달러), 베트남 9%(24억3000만달러→22억만1000만달러), 인도 5.7%(8억7000만달러→8억2000만달러) 등이다.

닛산이 지난해 말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8만여명의 닛산 고객은 2019년부터 차량 운행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닛산 QX30. 사진=정수남 기자
닛산이 지난해 말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8만여명의 닛산 고객은 2019년부터 차량 운행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닛산 QX30. 사진=정수남 기자

무역수지가 증가한 나라는 미국이 40%(5억달러→7억달러)로 유일했으며, 한국은 EU와 교역에서 지난달 8억8000만달러 흑자를 내면서 전년 동월 적자(5억달러)를 극복했다.

이 같은 손실은 교역 규모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액은 22억2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8%(6300만달러)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수입은 8.9%(3억3500만달러) 증가했다.

경제갈등 첫해인 2019년 우리나라가 이득을 보는 듯했다.

같은 해 우리나라는 수출액 5424억1000만달러, 수입액 5032억3000만달러, 무역수지 391억9000만달러 흑자를 각각 기록했다.

일본과의 교역에서도 수출이 6.9%(305억2900만달러→284억1700만달러) 감소에 그치고, 수입이 12.9%(546억400만달러→475억7100만달러) 큰 폭으로 줄면서 경제갈등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가 크게 개선됐다. 2019년 우리나라의 대일 적가액은 1915억원으로 전년보다 20.5%(493억달러) 급감했다.

다만, 우리나라가 일본 등 외국에서 원자재와 원천기술을 들여와 이를 재가공해 역수출하는 가공무역을 하고 있어 이번 갈등으로 큰 이득을 본 게 없다.

가성비가 탁월한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는 올초까지 10여개 매장을 폐점했다. 한일 경제갈등 이전 서울 강남점에 고객이 많다. 사진=정수남 기자
가성비가 탁월한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는 올초까지 10여개 매장을 폐점했다. 한일 경제갈등 이전 서울 강남점에 고객이 많다. 사진=정수남 기자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해 수출 5128억5000만달러, 수입 4672억3000만달러로 전년대비 각각 5.4%(313억8000만달러), 7.2%(361억1000만달러) 각각 감소했다.

반면, 수입이 큰 폭으로 줄면서 무역수지 흑자액은 456억2000만달러로 17.3%(67억3000만달러)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이 기간 대일 수출액은 284억2000만달러로 11.8%(33억4400만달러), 대일 수입액은 3.5%(475억8100만달러→459억2000만달러) 각각 줄었다.

이로 인한 대일 무역적자는 전년(191억6000만달러)대비 8.8%(16억8000만달러) 증가한 208억4000만달러를 냈다.

지난해 역시 우리나라는 중국과 아세안, 인도와 교역에서 흑자가 전년보다 줄었고, 미국과 베트남은 흑자가 늘었다.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과의 교역에서는 적자 폭을 줄였다.

한일경제 갈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가 일본과 손해 보는 장사를 하는 셈이다.

우리나라가 교역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이번 양국의 갈등으로 가성비 탁월한 일본 제품이 한국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다. 정부가 소비자들에게 되려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패션 브래드 유니클로는 경제갈등 이후 서울 강남대로 변에 자리한 대형 매장 2곳 등 전국 10개매장을 폐점했다. 일본 닛산과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는 지난해 말로 한국 사업을 접었다.

올초 유니클로 강남점(정면 회색 건물 1,2층)이 문을 닫았다. 사진=정수남 기자
올초 유니클로 강남점(정면 회색 건물 1,2층)이 문을 닫았다. 사진=정수남 기자

인피니티가 2005년, 닛산이 2008년 각각 한국에 진출하면서 이들 브랜드의 차량은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7만8964대가 팔렸다.

두 브랜드가 철수하면서 종전 국내 한 공식 딜러가 법정 기한인 2018년 까지 사후 서비스(AS)를 제공하지만, 이후 이들 차량 보유자는 개인적으로나, 사설 정비소에서 고가로 AS를 받아야 한다.

최근 차량 제작 기술 발달로 신차 구입 후 15년에서 20년을 운행할 수 있어, 8만여명의 닛산 고객이 이번 경제 갈등으로 피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전 한국닛산 관계자는 “법으로 정해진 8년이 지나면 닛산 고객들은 차량 수리와 운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정부의 대책 없는 정책에 애먼 국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은 “경제 갈등 첫해 우리의 대일본 수출 감소 폭(11%)보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 폭(17%)이 더 컸다. 우리보다 일본이 경제 갈등의 영향을 더 받았다”며 “당시 우리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저유가 등 대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 수출이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 규모가 달라 절대 비교가 어렵다는 게 수출 기업들의 이구 동성이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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