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별코리아, 국부 유출 심각…수익성 악화 불구, 모기업에 사상 최고 배당
삼각별코리아, 국부 유출 심각…수익성 악화 불구, 모기업에 사상 최고 배당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1.04.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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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순익 1천998억원·1천289억원…전년比 8%·9% 각각 감소
부채비율 485%, 전년比 111%↑…최대주주에 1천682억원 배당

[이지경제=이민섭 기자] 국내외 자동차업체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국내 수입차 업계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방만 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벤츠코리아가 감염병 여파로 지난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악화됐으나, 자사의 최대 주주인 벤츠AG와 스타오토홀딩스에 역대급 배당을 실시해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5조3382억원, 영업이익 1998억원, 순이익 128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8%(995억원), 8.3%(182억원), 9.4%(134억원)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판매 역시 7만6879대로 1.6%(1254대) 줄었다. 이 기간 국내 수입차 판매는 12.3% 늘었다.

삼각별 엠블럼 벤츠가 지난해 한국에서 주춤했지만 1682억원의 배당금을 가져가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사진=이민섭 기자
삼각별 엠블럼 벤츠가 지난해 한국에서 주춤했지만 1682억원의 배당금을 가져가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사진=이민섭 기자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7%로 전년대비 0.3%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벤츠코리아라 1000원어치를 팔아 37원의 이익을 챙겼다는 의미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5.1%로 같은 기간 1.3%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률과 ROA는 기업의 수익성 지표다.

벤츠코리아의 이 같은 실적 하락은 다양한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자동차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풀이다.

벤츠코리아는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485.3%로 전년보다 111.2%포인트 폭증하며 기준치(200% 이하)에서 멀어졌다. 유동비율은 135.5%로 지난해보다 21.3%포인트 하락해 역시 기준치(200% 이상) 미만을 보였다.

재계는 부채비율이 200% 이하면 우량 기업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기업의 지급능력, 또는 신용 능력을 판단하는 유동비율은 200% 이상이어야 한다. 이들 지표는 기업의 재무구조 안정성 지표다.

벤츠코리아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독일 본사는 막대한 현금을 가져갔다.

벤츠AG 등에 1682억원, 사상 최고 배당금…韓, 사회공헌에 36억원 ‘찔끔’

벤츠코리아가 최대 주주인 모기업 메르세데스-벤츠AG(지분율 51%), 2대 주주인 스타오토홀딩스(49%)에 모두 1682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이다. 이는 전년대비 202.5%(1126억원) 급증한 수준이다.

벤츠코리아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 30.4%(393억원)를 초과한 금액이 독일 본사가 챙긴 셈이다.

이로 인해 국내 진출한 25개 수입차 브랜드에 한국 시장은 차만 팔고 빠지는 ‘봉’이라는 게 업계 한 관계자 주장이다.

벤츠코리아는 막대한 수익을 해외로 빼돌렸지만, 기부에는 인색했다.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기부금은 35억9983만원으로 전년대비 18%(5억4960만원) 늘었지만, 이는 빼돌린 배당금의 ‘새발에 피’인 2% 수준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벤츠AG와 스타오토홀딩스에 지급된 배당금 중 일부는 연구개발비로 쓰여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초대형 세단을 비롯한 다양한 신차 라인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벤츠코리아는 올해 대형 세단 7세대 S클래스 완전변경 모델을 비롯해 소형 SUV GLA와 GLB를 기반으로 한 순수전기차 EQA, EQB, 콘셉트카 EQS의 양산형 모델인 대형 전기차 EQS 등도 출시할 예정이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대형 세단 7세대 S클래스와 전기차 등을 대거 출시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수입차 인기 모델인 벤츠 E시리즈. 사진=이민섭 기자
벤츠코리아는 올해 대형 세단 7세대 S클래스와 전기차 등을 대거 출시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수입차 인기 모델인 벤츠 E시리즈. 사진=이민섭 기자

이들 모델을 통해 BMW코리아와의 판매 격차를 벌리고,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게 벤츠코리아 복안이다.

한편, 국내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1987년 단독으로 진출해 당시 업계 1위를 차지한 벤츠는 2009년부어 2015년까지는 BMW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하면서 ‘만년 2위’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다만, 2015년 9월 터진 디젤게이트(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사건)로 BMW의 고성장을 견인한 디젤 세단의 인기가 추락하고, 2017년 말부터 2018년 대거 발생한 BMW의 엔진화재 사건으로 벤츠코리아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어부지리’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1분기 1만922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대비 24.8%(3822대) 판매가 늘었다. 반면 BMW코리아는 같은 기간 판매가 53.5%(1만1331대→1만7384대)로 증가해 벤츠코리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 기간 국내 수입차 판매는 31.5% 급증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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