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5030 정책 구멍, 합리적 개선 시급”
[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5030 정책 구멍, 합리적 개선 시급”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04.29 0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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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정부가 17일부터 안전속도 5030 정책을 시행했다.

이는 도심지의 간선도로의 경우 시속(h) 50㎞ 미만, 이면도로는 30㎞ 미만으로 자동차를 운행하는 게 골자다.

법이 시행되자마자 곳곳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한적한 도로에서 굼벵이 운행으로 분통이 터지고, 이를 빌미로 경찰이 곳곳에서 암행 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운전자들이 시급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주 초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만났다.

- 현실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규제인데요.
▲ 안전속도 5030 정책은 자동차의 평균 속도를 60㎞/h에서 50㎞/h로 낮추고 안전속도 문화 정착을 위해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 이번에 시행하게 된 새로운 규제입니다.
최근 5, 6년간 음주운전 단속 강화 등 당국이 다양한 정책을 펴면서, 연간 5000명 선이던 사망자가 지난해에는 3180명으로 매년 수백 명씩 감소했습니다.
다만,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경제개발협력기구( OECD) 회원국 가운데 여전히 상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 2000년대 미국에서 고속도로 주행 속도를 10㎞ 올리자, 교통사고와 함께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는데요.
▲ 과속에 따른 사고와 사망자 증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속도를 낮추지 않는다면 교통사고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OECD 회원국도 한국의 높은 운행속도를 낮추라고 권고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차량과 보행자와의 충돌로 인한 사망자는 60㎞/h인 경우 10명 중 9명이지만, 50㎞/h로 낮추면 10명 중 5명만 사망합니다.
서울과 부산에서 이를 적용한 결과, 교통사고와 이로 인한 사망자가 각각 30% 이상 줄어든 것을 확인했고요.
10㎞/h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 같은 속도 변화로 목적지 도착시간도 평균 2분 정도 늦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5030 정책은 자동차 주행 속도를 도심 간선도로의 경우 50㎞/h 미만, 기존 어린이보호구역 30㎞/h 미만을 이면도로 전역으로 확대했다. 수도권 한 도시의 어린이 보호구역. 사진=정수남 기자
5030 정책은 자동차 주행 속도를 도심 간선도로의 경우 50㎞/h 미만, 기존 어린이보호구역 30㎞/h 미만을 이면도로 전역으로 확대했다. 수도권 한 도시의 어린이 보호구역. 사진=정수남 기자

- 다양한 장점이 있는 의미 있는 정책이라 할 수 있겠네요.
▲ 그렇죠. 특히 우리나라의 많은 운전자들은 3급(급출발, 급가속, 급정지) 운전이 몸에 밴 상태인 만큼 한 박자 느린 운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5030 정책이 큰 의미가 있지만, 효용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적지 않은 데요.
▲ 우선 주행 시간을 문제로 제기했는데요. 앞서 주행 시간이 2분 정도 차이가 난다고 했는데, 이는 속도에 따른 차이가 아니라 도심지 통과시 신호등을 어떻게 통과하는 가의 차이입니다.
각각의 신호등에서 차량이 정지하면 1~2분 이상은 소요되는 만큼 몇개의 신호등에서 정지하는가가 주행 시간을 판가름 한다는 거죠.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활용하면 빨간 신호에서 멈추는 일이 없어, 속도를 10㎞/h 줄여도 60㎞/h로 달리는 것보다 더 효과적입니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얼마나 잘 운용하는 가가 중요한 변수라고 할 수 있겠네요.

- 먼저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운전자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은데요.
▲ 맞습니다. 게다가 여기에 경찰이 숨어서 단속까지 하고 있으니, 딱지라도 뗀다면 운전자의 분노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이번 새 규제를 잘 활용해야 할텐데요.
▲ 간선도로가 50㎞/h로 돼 있지만, 지방경찰청이 상황에 따라 시속 60~70㎞/h 조정할 수 있습니다. 현재도 종전 60㎞/h를 유진하는 곳이 많고요.
다만, 묻지고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50㎞/h로 낮춘 지역이 대부분이라 문제입니다.
최근의 도로 인프라가 비약적으로 개선돼 중앙분리대가 차선을 나누고 갓길 등 도로 폭이 여유 있습니다. 직진성과 함께 운전자 시야가 충분히 확보돼 속도를 충분히 높여도 안전한 운행은 물론, 보행자 보호도 가능합니다.
이 같은 구간에서는 융통성을 발휘해 현실적으로 속도를 올리라는 것입니다. 획일적이고 무조건적인 50㎞/h 미만을 고수할 게 아니라, 융통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 5030 정책을 모르는 운전자도 상단하던데요.
▲ 정부가 대국민 홍보와 캠페인을 펼쳐야 하는 까닭입니다. 경찰이 무작정 단속만 하면 역효과가 발생합니다.
경찰의 융통성 있고 합리적인 대처와 함께 정책의 긍정적인 부분은 강조하고, 개선해야 될 부분은 과감하게 도려내는 적극적인 정책 시행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서울 서초구의 주 도로 가운데 하나인 방배로 모습. 사진=정수남 기자
서울 서초구의 주 도로 가운데 하나인 방배로 모습. 사진=정수남 기자

- 트렌드를 감안하면 환경에 대한 고민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 5030 정책이 놓치고 있는 부분입니다.
노후 디젤차는 속도가 느려지면 엔진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매연 저감 장치인 DPF(디젤 미립자 필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50㎞/h 미만은 DPF 등 배기후 처리장치의 원만한 동작에 문제가 발생해 오염원 배출이 많아집니다. 아울러 자동차의 경제속도는 차량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70㎞/h~90㎞/h입니다.
5030 정책에 따른 연비 하락과 배기가스 다량 배출은 고민해야 될 부분입니다. 우리나라가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연료를 많이 소비하는 과속 주행도 문제지만, 저속 주행도 좋은 것만은 아니죠.
현재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은 만큼, 정부가 이 문제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국내 등록된 2400만대 정도의 차량이 석유를 연료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직시해야 합니다.
환경부 등 관계부처가 이 부분을 놓치고 있습니다.

5030 정책에 따른 저속 운행은 연비를 낮추고,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배기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문제가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5030 정책에 따른 저속 운행은 연비를 낮추고,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배기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문제가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 정부의 묘수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분명 안전속도 5030 정책은 후진적인 우리 교통문화를 선진형으로 바꿀 수 있는 기제입니다. 구멍이 좀 보이네요.
당국이 제기된 문제에 대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개선한다면, 완벽하고 결과도 좋은 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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