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험업계, 고객편의 ‘뒷전’…보험료 카드결제 ‘제자리’
[단독]보험업계, 고객편의 ‘뒷전’…보험료 카드결제 ‘제자리’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1.04.29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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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생보사 카드 결제 4.5%…수수료 등 비용절감 차원
국회 ‘카드결제 허용 강제화’ 법안발의…보험사 “업황 부진” 난색

[이지경제=양지훈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고객편의 제고에는 손을 놓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과 이동통신요금 등의 카드 결제가 가능해졌지만, 보험료 납부는 여전히 현금 결제만 가능한 실정이다.

수입보험료 기준 지난해 4분기 보험사 카드납지수는 생명보험사 4.5%, 손해보험사 28.6%로 각각 집계됐다. 보험사 본사가 대거 자리한 서울 중구과 종로구 모습. 사진=양지훈 기자
수입보험료 기준 지난해 4분기 보험사 카드납지수는 생명보험사 4.5%, 손해보험사 28.6%로 각각 집계됐다. 보험사 본사가 대거 자리한 서울 중구와 종로구 모습. 사진=양지훈 기자

29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수입보험료 기준 지난해 4분기 보험사 카드납지수는 생명보험사 4.5%, 손해보험사 28.6%로 각각 집계됐다.

보험료 카드납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 가운데 카드 결제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보험사가 거둬들인 총 수입보험료 10만원 가운데 신용카드 결제 금액이 2만원이라면 보험사 카드납지수는 20%다.

지난해 분기별 카드납지수는 1년 내내 대동소이했다.

지난해 분기별 생명보험 카드결제 비중은 1분기 4.6%, 2분기 4.5%, 3분기 4.3%, 4분기 4.5%에 그쳤다.

생명보험사 중에서 라이나생명의 카드 결제 비율이 36.3%로 가장 높았다. 라이나생명 서울 종로 사옥. 사진=양지훈 기자
생명보험사 중에서 라이나생명의 카드 결제 비율이 36.3%로 가장 높았다. 라이나생명 서울 종로 사옥. 사진=양지훈 기자

생명보험 유형별로는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카드 결제 비율이 낮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생명보험 유형별 카드납 지수는 보장성보험 9.2%, 저축성보험 0.5%, 변액보험 0.5%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라이나생명의 카드 결제 비율이 36.3%로 가장 높았다.

반면, 메트라이프는 전체 수입보험료 8160억원 가운데 카드 결제 보험료가 3억원에 불과해 0%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 카드결제 비중도 27.6%, 29.1%, 28.6%, 28.6%로 큰 변화가 없다.

손해보험 유형별로는 자동차보험 카드 결제 비율이 77.3%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장기보장성보험과 장기저축성보험 카드 결제 비율은 각각 13%, 5%에 불과했다.

손해보험사 가운데서는 캐롯손해보험의 카드 결제 비율이 88.3%로 가장 높았다. 이는 카드납지수가 가장 낮은 농협손해보험(7.6%)과 80%포인트 이상의 격차다.

현재 보험사는 카드사에 내야 하는 수수료 때문에 보험료 카드 결제 확대에 부정적이다. 고객이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하면 보험사는 보험료의 1.8~2.2% 수준을 카드사에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당국이 카드 결제를 법적으로 강제할 근거는 없지만, 정치권에서는 법안으로 대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9월 보험료 카드 결제를 강제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보험사가 카드 결제를 거부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부과를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은 현재 ‘위원회 심사’ 단계에 있다.

이 의원은 당시 “보험회사가 카드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를 축소하거나 특정 상품에만 카드 납부를 허용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 권익을 제한하고 신용카드 이용자를 차별하는 행위다. 보험사들이 소비자 지불 결제 편의를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험업계는 수수료 부담과 업황 부진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사 자산운용 수익이 저조하고, 2%대 수수료율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보험료 카드 결제 강제화는 보험업계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책”이라고 토로했다.

손해보험사 가운데 카드결제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7.6%의 농협손해보험이다. 농협손해보험 서울 충정로 사옥. 사진=양지훈 기자
손해보험사 가운데 카드결제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7.6%의 농협손해보험이다. 농협손해보험 서울 충정로 사옥. 사진=양지훈 기자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감염병 창궐로 보험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렵다. 비용절감으로 난국을 극복하려 한다”며 “보험료 카드 결제는 보험업계를 파국으로 이끌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보험소비자협회 관계자는 “보험소비자는 계좌이체, 카드 납부 등 보험료 결제 수단이 다양할수록 재정 관리가 용이하다”며 “금융당국도 소비자 편의를 고려해 보험사의 보험료 카드 결제를 권고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연말정산 시 카드 사용액이 늘어 세금 환급액이 증가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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