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국산차 업체, 현대기아차만 남나?”
[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국산차 업체, 현대기아차만 남나?”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05.20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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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2010년대 들어 국내 자동차산업이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후발 3사가 추락해서다. 다만, 업계 선도 기업이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산차 산업을 지탱하고 있다.

이번 주초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만나 국산차 산업을 진단했다.

- 신차 내수는 연간 170~180만대 수준입니다만.
▲ 그렇죠. 실제 지난해 신차 판매는 189만대로 전년(178만대)보다 5.8% 늘었습니다. 우리가 주요국보다 큰 시장은 아니지만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다보니 ‘한국에서 입증된 모델은 해외 에서도 성공한다’는 공식이 업계 정설입니다.

- 국내 시장이 시험시장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뜻인데요.
▲ 그만큼 한국 시장이 중요한 시장이라는 뜻이죠? 수입차의 경우, 자국에서 먼저 출시한 신차가 2, 3개월 후 한국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점이 이를 말해 줍니다.
국내 수입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연간 7만~8만대 정도 판매하는데, 시장 규모와 차량 가격 등을 고려하면 대단한 수준이죠.

- 상대적으로 외국계인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의 실적은 심각합니다만.
▲ 국산차 시장을 2강 3약으로 규정하는 이유죠. 이들 후발 3사의 실적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최근에는 더욱 심각한 지경입니다.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현재 3사의 존재가 희박해졌습니다.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내수가 살아나던 2011년 이들 3사의 내수와 수출은 115만6370대였지만, 지난해는 59만1936대로 반토막이 났죠.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의 내수와 수출은 16.1% 감소했고요. 이 기간 국차의 내수와 수출이 24.4%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국산차의 하락세는 후발 3사가 주도하고 있는 셈이죠.

- 지난해 코로나19가 대확산에도 내수는 견고한 성장을 일궜는데요.
▲ 현대기아차와 수입차가 주도했다 봅니다. 작년 현대기아차 내수점유율은 84%, 올해 1분기는 86%입니다. 조만간 90%를 찍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0년대 초 수입차 업체가 선전하면서 현대기아차 내수점유율이 70% 후반대로 떨어지기도 했지만요.

국산차의 하락세는 후발 3사가 주도하고 있다. 국산차 5사 엠블럼. 사진=정수남 기자
국산차의 하락세는 후발 3사가 주도하고 있다. 국산차 5사 엠블럼. 사진=정수남 기자

- 올해도 수입차의 판매 성장세는 30% 중반인데요.
▲ 팔 차가 없을 정도입니다. 반면, 국산차 후발 3사는 판매가 줄면서 3사의 실적이 30만대가 안됩니다.

- 이들 3사가 최악인데요.
▲가장 취약한 쌍용차가 현재 법정관리 상태라, 현재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서 있습니다. 현재는 존속 가치보다 청산 가치가 커서 공중 분해될 가능성도 다분하고요. 이미 쌍용차는 2009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결별하면서 미래 가치가 없어서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쌍용차가 위기입니다.
르노삼성차는 노동조합이 파업 중이고, 회사는 공장폐쇄로 대응했습니다.
한국GM은 4년 전 81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나, 자금이 어디로 갔는지 묻고 싶을 정도로 형편 없습니다. 당시 모기업인 미국 GM이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해서 정부가 공적자금을 수혈해 급하게 불을 껐죠. 이후 한국GM은 연구개발과 생산법인을 분리해 언제든지 발을 뺄 빌미를 마련했습니다. 한국GM은 2019년 하반기 수입차 협회에 가입하는 등 국산차 업체의 지위를 포기한 모양새고요. 그나마 미국 수출용 트랙스 등이 인기가 있어 버티고 있으나 한국GM 역시 노조파업의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작년 임금과 단체협상이 같은 해 12월에 가결됐으나, 내달에 올해 임단협을 진행할 예정인데, 현재 회사와 노조의 요구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산사의 경우 현대기아차만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 서초 현대기아차 사옥. 사진=정수남 기자
김 교수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산사의 경우 현대기아차만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 서초 현대기아차 사옥. 사진=정수남 기자

- 정부의 친노동자 정책이 노조를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 1년 단위의 임단협은 물론, 현장 파업 등 경직된 노동법으로 국내에서 사업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 진출을 꺼리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국내 강성노조일 정돕니다.
이로 인해 고비용·저생산 구조가 고착화됐고요. 앞으로 국산차 산업을 유지하기가 더 어렵게 됐습니다. 이 상태로는 가면 머지않아 자동차 등 국내 공장의 공동화가 빨라질 겁니다.

- 문제 해결은 커녕 더 문제가 커지는 상황인데요.
▲ 머지않아 마이너 3사가 한국에서 철수하고, 현대차와 기아차만 남는 최악의 구조로 바뀔 가능성도 큽니다. 왜곡된 독점적 구조는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건전한 경쟁으로 점유율 나눠가지면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자동차 품질도 좋아지고, 관련 산업도 업그레이드됩니다.
반면, 현재 국산차 업황은 심히 우스러운 지경입니다. 시장의 심각한 왜곡된 구조가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정부의 균형 잡힌 정책 시행과 노사가 기업하기 좋은 상황을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후발 3사가 시장점유율을 올리고 미래에도 굳건히 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후발 3사의 뼈를 깎는 노력을 기대합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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