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의 으랏 車車車] 현대차, 5.18 원흉 단죄에 물량 지원
[이지경제의 으랏 車車車] 현대차, 5.18 원흉 단죄에 물량 지원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05.21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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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계엄군의 양심고백…주인공 채근, 원흉 처단 등
에쿠스·그랜저·아반떼·스타렉스 등 부분별 인기모델 출동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5월이다. 5월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5.16과 5.18이라는 대사건이 맞물려 있다. 1961년에 발생한 5.16이 권력을 찬탈하기 위한 군인의 반란인 반면, 1980년 5.18은 군인의 두번째 반란을 규탄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한 민중민주항쟁이다.

매년 5월이면 아직 치유지되지 않은 5.18의 상처와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행사가 광주광역시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아울러 5.18 관련 영화 개봉도 5월에 빼놓을 수 없는 연례 행사다.

21일 영화계에 따르면 올해 역시 이정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안성기(오채근 역), 윤유선(진희), 박근형(박기준) 씨 등이 열연한 ‘아들의 이름으로’가 12일 전국 극장가에 걸렸다.

극 초반 채근은 대리운전을 하면서 광주 출신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 자주 드나들며, 광주 사람들과 접촉한다.

극 초중반 채근은 박 장군의 현대차 에쿠스를 대리운전 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극 초중반 채근은 박 장군의 현대차 에쿠스를 대리운전 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그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혁대를 풀러 상대를 제압하는 무술 실력을 발휘한다. 채근은 미국에서 공부하는 아들과 종종 전화 통화를 하는데….

극이 깊어질수록 관람객은 감독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말하려는지 종잡을 수 없다. 실마리는 진희의 아버지(이승호 분)가 풀어준다. 5.18 당시 시민군이던 진희 아버지는, 선배가 준 권총으로 5.18 원흉을 처단하려고 한다.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인 진희 아버지는 채근에게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한다.

채근의 단골 고객 중 한 명이 5.18 당시 계엄군 사령관인 박기준 전 여단장이고, 박 장군과 5.18 원흉들이 종종 모임을 갖기 때문이다.

극 초중반 채근이 박 장군을 태우고 가는 길에 카메라는 운전대에서 현대차 에쿠스의 엠블럼을 포착한다. 이후 채근이 박 장군의 차를 서너번 몰면서 카메라는 엔진룸 위의 에쿠스 엠블럼을 스크린에 채우기도 한다.

극중반 진희 아버지는 혼자 5.18 원흉들을 제거하려고 한다. 이들이 골프 회동을 갖는다는 사실을 채근으로부터 전해 듣고 골프장을 찾은 것이다.

진희는 아버지가 병원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을 듣고, 채근에게 도움을 청한다. 진희는 채근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일해서다.

진희 아버지를 구조하기 위해 출동한 119 구급차는 현대차 스타렉스다. 사진=정수남 기자
진희 아버지를 구조하기 위해 출동한 119 구급차는 현대차 스타렉스다. 사진=정수남 기자

채근과 진희는 은색 현대차 아반떼를 타고 골프장을 찾는다. 카메라는 라디에이터글리의 현대차 엠블럼과 차량 후면에서 차명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진희 아버지는 5.18 원흉을 제거하기도 전에 오솔길에 쓰러져 있다. 채근이 발견하고 달려가자 진희 아버지는 채근에게 자신의 소망을 대신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현대차 스타렉스 구급차에 진희 아버지를 실고 간다. 카메라가 차량 후면의 현대차 엠블럼을 잡는 것은 기본이다.

이후 극은 채근이 5.18 원흉을 단죄하기 위한 시도와 함께 광주 무등산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채근은 무둥산 이곳저곳을 야삽으로 파헤친다. 30년 전 자신이 죽인 고등학생 상진의 유골을 찾아 가족에게 전해주기 위해서다.

당시 채근은 계엄군인 공수부대 소위로 많은 광주 시민을 죽였다. 이 사실은 안 채근의 아들은 아버지에게 양심고백 할 것을 요구한다. 채근의 아들은 학업을 마쳤지만, 아버지가 고백을 하지 않자 귀국을 미루고 미국에 머문다. 그러다 채근의 아들은 현지에서 교통사로고 사망한다.

채근이 아들의 이름으로 5.18 원흉들을 처단하려는 이유이다.

극중 채근과 진희는 현대차의 은색 아반떼를 이용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극중 채근과 진희는 현대차의 은색 아반떼를 이용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극중 현대차 인기 세단 신형 그랜저도 등장한다. 채근 아들의 약혼자이던 세미(이세은)는 우연찮게 채근과 조우하지만, 채근은 세미를 피한다.

세미가 채근이 자주 가는 식당 앞에 차를 멈추자, 카메라는 신형 그랜저 후면의 차명과 현대차 엠블럼을 5초 정도 잡는다.

그랜저는 2017년부터 올해 4월까지 내수 1위를 기록한 인기 차량이다.

결국 채근은 상진의 유골을 찾아 가족의 품에 안겨주고, 한 방송사를 통해 양심고백을 한다.

“자신은 5.18 당시 계엄군으로 참여했고, 많은 시민을 죽인 죄인이다. 당시 희생자와 그 가족들은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죄송하다. 다만, 당시 원흉들은 사죄도 하지 않고 떴떳하게 잘 살고 있다”는 내용 등을 담은.

극 종결부.

채근은 박 장군을 태우고 5.18 원흉들이 모이는 전원주택을 향한다. 주택 앞에서 박 장군을 내려준 채근은 돌아다가 차를 돌린다. 양주가 든 작은 박스에 권총을 숨긴 채근은 전원주택으로 돌아와, 박 장군이 술을 놓고 갔다고 경호원을 속이고 주택으로 들어간다.

세로 블라인드 사이로 채근의 모습이 보이고, 세발의 총성이 울리면서,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극중 세미는 현대차의 인기 세단 그랜저를 탄다. 사진=정수남 기자
극중 세미는 현대차의 인기 세단 그랜저를 탄다. 사진=정수남 기자

‘아들의 이름으로’가 또 다른 5.18 영화인 ‘26년’과는 다른 결말인 셈이다.

2012년 11월 개봉한 ‘26년(감독 조근현)’은 5.18 학살의 주범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광주 수호파 중간보스 곽진배(진구), 국가대표 사격선수 심미진(한혜진), 서대문소속 경찰 권정혁(임슬옹) 등 민주화운동 희생자 2세들이 뭉친 영화다.

이들은 그 사람을 처단하기 위해 극중 치열하게 기회를 노린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미진은 그 사람에게 총구를 겨누지만, 총성 없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여기에 ‘아들의 이름으로’는 1218만명 모객에 성공한 장훈 감독의 2017년 8월 작품 ‘택시운전사’와는 또 다르다. 택시운전사는 5.18을 통한 서울 택시 기사의 의식화 과정을 그리고 있어서다.

영화 평론가 이승민 씨는 “5.18 당시 광주 월산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했다. 집과 전남 도청이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시민군과 계엄령의 전투, 헬기에서 계엄군이 시민군에게 가하는 총격 등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원흉들이 죄값을 치르지 않는 한 5.18의 상처는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스오피스 5위인 ‘아들의 이름으로’는 18일 현재 1만9502명의 모객에 성공했다.

한편, 반란과 5.18 학살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는 이를 희석하기 위해 1982년 프로야구를 출범했다.

당시 광주를 연고로 한 해태타이거즈는 2001년 기아타이거즈로 바뀌기 전까지 9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해태타이거즈는 1989년까지 매년 5월 18일에는 광주 홈구장에서 경기를 갖지 못하고 전주와 군산 등에서 가졌다. 폭동 등을 우려한 신군부가 집합을 원천 차단했기 때문이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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