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이륜차, 앞에 이름표를 달자”
[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이륜차, 앞에 이름표를 달자”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06.15 0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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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국내에 사용 신고를 마친 이륜차는 250만대 정도다.

정부가 자동차 등록제와 달리, 이륜차의 경우 사용 신고로 느슨하게 운용하다보니 정확하지는 않다.

아울러 국내 이륜차 산업과 문화가 무너진지도 상당히 오래됐다.

국내를 대표하던 이륜차 제작사는 이름만 남아 있을 정도고, 수입 고가 이륜차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국내 이륜차 문화 역시 제도도 없고, 선진형 시스템과는 거리가 멀다.

이로 인한 무분별한 운행을 비럿해 각종 사고의 중심에 이륜차가 있다.

지난 주말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만났다.

- 이륜차는 사용 신고부터 보험, 정비, 검사, 폐차 등 국내에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 맞습니다. 일례로 이륜차에는 폐차 제도가 없습니다. 소유자들이 말소신고만 하고, 후미진 도로나 야산 등에 이륜차를 버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작금의 상황은 분명 정부 책임입니다. 주관 부서인 국토교통부가 이륜차에 대한 정확한 해법과 관련법에 대한 개선 노력이 늘 부족하고, 부처간 이기주의 역시 팽배해서입니다.
경찰청은 도로교통법을 활용해 출구 전략이 아닌 규제 전략으로 오직 단속만 하는 구시대적인 방법만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륜차에 대한 선진형 제도 도입과 질서 있는 운행이 가능합니다. 정부가 현재 이륜차 산업과 문화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륜차는 폐차 제도가 없어 소유자는 말소신고만 하고, 후미진 도로나 야산 등에 이륜차를 버리고 있다. (위부터)성남시 수정구 영장산과 서울 서초구 인도에 각각 버려진 이륜차. 사진=정수남 기자
이륜차는 폐차 제도가 없어 소유자는 말소신고만 하고, 후미진 도로나 야산 등에 이륜차를 버리고 있다. (위부터)성남시 수정구 영장산과 서울 서초구 인도에 각각 버려진 이륜차. 사진=정수남 기자
이륜차는 폐차 제도가 없어 소유자는 말소신고만 하고, 후미진 도로나 야산 등에 이륜차를 버리고 있다. (위부터)성남시 수정구 영장산과 서울 서초구 인도에 각각 버려진 이륜차. 사진=정수남 기자

- 여기에 동조한 민간의 책임도 있을 듯 합니다만.
▲ 물론입니다. 관련 이륜차단체의 역할이 전혀 없었던 만큼 책임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을 것입니다.
다른 분야보다 이륜차 관련 협회가 상대적으로 많지만, 제대로 된 행사도 열지 못하는 등 유명무실한 상황입니다.
이륜차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시각이 크다 보니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이륜차를 몰고 고속국도나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하지 못합니다.
선진국의 경우 이동수단의 하나인 이륜차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일본은 고속도로에 이륜차 전용휴게소가 있을 정도죠.

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이륜차를 몰고 고속국도나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하지 못한다. 두대의 이륜차가 경부고속국도 안성분기점 인근을 달리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이륜차를 몰고 고속국도나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하지 못한다. 두대의 이륜차가 경부고속국도 안성분기점 인근을 달리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 문화도 문제지만, 산업은 이미 와해 됐는데요.
▲ 국내 이륜차 산업은 무너졌습니다. 국산 이륜차가 배달용으로 일부 보급되고 있으나, 대부분 일본산 등이 석권했습니다.
고급 수입 이륜차는 동호인 중심으로 운용되는 정도라, 국내 이륜차 시스템이 낙후됐다고 볼 수 있죠.

- 이륜차가 인도, 차도, 횡단보도 주행을 기본으로 불법 주정차도 만연한데요.
▲ 무법천지죠. 단속은 이미 포기했습니다.
이륜차가 고속으로 달리고 무리하게 운행하다 보니 단속을 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경찰 입장에서는 심각한 책임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주요국이 폭주족 단속을 위해 그물망, 지워지지 않는 페인트, 촬영 등을 이용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국내 이륜차 산업은 이미 무너졌다. 넘어진 채 인도에 방치된 이륜차와 집 앞 주차 공간 확보로 활용되고 있는 이륜차가 국내 이륜차 산업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사진=정수남 기자
국내 이륜차 산업은 이미 무너졌다. 넘어진 채 인도에 방치된 이륜차와 집 앞 주차 공간 확보로 활용되고 있는 이륜차가 국내 이륜차 산업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사진=정수남 기자
국내 이륜차 산업은 이미 무너졌다. 넘어진 채 인도에 방치된 이륜차와 집 앞 주차 공간 확보로 활용되고 있는 이륜차가 국내 이륜차 산업의 현주소를 말해 준다. 사진=정수남 기자

- 코로나19 대확산으로 배달업이 활황입니다. 이륜차가 다시 뜨고 있습니다만.
▲ 모순입니다. 이륜차를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나만 활용하면 된다는 이중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겠네요.
게다가 배달용 이륜차 사고가 급증한 점은 동전의 양면 같다고나 할까요?
실제 이륜차 사망자가 연평균 400명대에서 지난해부터 500여명 수준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하루 평균 1.3명이 사망하고 있는 셈이죠.
배달업이 시간과의 싸움이라, 경쟁업체에 뒤지면 안되기 때문이죠. 이륜차 산업과 문화가 더욱 위기로 치 닿고 있는 형국이랄까요.

- 최근 배달용 이륜차의 활성화로 규제의 필요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는데요.
▲ 그 일환으로 이륜차에 전면 번호판를 부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재 이륜차 번호판은 후면만 부착하고 크기도 작아, 신분이 노출될 가능성이 적습니다. 이륜차의 익명성이 위법을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앞 번호판 부착은 단속할 수 있고, 향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륜차 전면 번호판 부착이 대안으로 떠오른 셈이죠.

연간 이륜차 사고에 따른 사망자가 연평균 400명대에서 지난해 500여명 수준으로 급등했다. (위부터)서울 강남과 강북에서 발생한 이륜차 사고. 사진=정수남 기자
연간 이륜차 사고에 따른 사망자가 연평균 400명대에서 지난해 500여명 수준으로 급등했다. (위부터)서울 강남과 강북에서 발생한 이륜차 사고. 사진=정수남 기자
연간 이륜차 사고에 따른 사망자가 연평균 400명대에서 지난해 500여명 수준으로 급등했다. (위부터)서울 강남과 강북에서 발생한 이륜차 사고. 사진=정수남 기자

- 관련해 논란도 많던데요.
▲ 앞 번호판 부착은 바람의 저항이 커지면서 핸들이 흔들려 안전 운행에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륜차가 보행자 등과 충돌할 경우 번호판으로 부상의 정도가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요.
현재 이륜차 앞 번호판 부착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서 주로 볼 수 있는데, 이들 지역은 주 이동수단이 자동차보다 이륜차라 도입된 시스템입니다.
유럽이나 미국 등은 앞 번호판이 없고요. 우리처럼 배달업으로 이용하는 빈도가 적고 동호인 등을 중심으로 레저 문화가 발달했고, 교통법규 준수 등이 철저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앞 번호판 부착으로 얻는 것보다 안전 등에 대한 문제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서입니다.

- 교수님 역시 앞 번호판 부착에 대해 2010년대 초부터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셨는데요.
▲ 안전 등에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있어서죠.
다만, 현재 이륜차 사로고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배달업 급증 등으로 이 같은 주장이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륜차가 교통법규 준수와 거리가 먼 점도 여기에 힘을 보태고 있고요.

이륜차 앞 번호판 부착은 단속할 수 있고, 위법시 향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인도를 달리는 배달 차량과 경찰청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이륜차. 사진=정수남 기자
이륜차 앞 번호판 부착은 단속할 수 있고, 위법시 향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인도를 달리는 배달 차량과 경찰청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이륜차. 사진=정수남 기자

- 앞 번호판 부착이 긍정적인 점이 있는 만큼, 개선책이 있을 듯 합니다만.
▲ 우선 앞 번호판 크기를 작게 하고 모서리 부위를 꺾어 바람의 저항을 최소로 하면 됩니다. 아울러 번호판 재질을 철재가 아닌 플라스틱 등으로 제작하면 안전에 대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싶습니다.
앞 번호판은 자신의 이름표를 이륜차에 붙이는 효과입니다. 운전자의 조심스런 운행과 함께 교통법규 준수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경찰 단속도 수월해 지고요.
국토부 등 관계 부처가 이륜차 제도와 운행에 대한 출구 전략을 통해 관련 산업과 문화가 선진형으로 발돋음 할 수 있는 기반도 함께 조성한다면 금상첨화죠?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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