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실손보험 ‘속속’ 포기…적자탓, 고심 끝에 ‘판매 중단’ 선언
생보사, 실손보험 ‘속속’ 포기…적자탓, 고심 끝에 ‘판매 중단’ 선언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1.06.1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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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조원대 적자, 손해율 130%…보험 업계 ‘애물단지’
대안, 보험료 인상‧차세대 보험 출시…취급 중단 보험사↑

[이지경제=양지훈 기자] 4세대 실손보험이 7월 1일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생명보험사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 때문이라, 앞으로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내달 1일 출시되는 4세대 실손보험 상품의 판매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등을 비롯해 손보사와 생보사가 대거 자리한 서울 중구와 종로구 전경. 사진=양지훈 기자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등을 비롯해 손보사와 생보사가 대거 자리한 서울 중구와 종로구 전경. 사진=양지훈 기자

ABL생명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 취급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중이라, 내달 상품 출시는 어렵다”고 일축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전체를 특약으로 분리해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상승하는 보험료 차등제 상품이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을 많이 이용하면 보험료를 최대 4배 더 내게 된다.

ABL생명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면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생보사는 6개사만 남는다. 최근 5년 사이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연이어 실손보험 취급 중단을 천명했다.

손해보험사 가운데서는 AXA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AIG손해보험 등 중견급 손보사가 이미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실손보험 판매 중단은 불어나는 적자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전체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손실 금액은 2조3608억원이다. 2019년부터 2년 연속 연간 2조원대 손실을 기록한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해 보험상품의 실속을 판단하는 지표인 손해율(보험료 수입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은 130.5%로 저조했다. 손해율이 100%를 웃돌았다는 것은 보험사가 상품을 판매할수록 손해라는 의미다. 100원의 보험료를 받아 100원 이상을 보험금으로 지급한 셈이라서다.

적자가 불어나면서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가 줄어들고 있다. 사진=양지훈 기자
적자가 불어나면서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가 줄어들고 있다. 사진=양지훈 기자

이로 인해 실손보험을 다루는 보험사가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4월부터 실손보험료 인상을 단행했다. 주요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료 인상률이 20%에 육박했다”며 “금융당국이 20% 인상을 허용한 것은 실손보험 재정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를 4세대로 이전하는 방법도 있지만, 먼저 가입한 사람일수록 유리하다는 막연한 맹신론이 팽배해 새상품으로 갈아타려는 가입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실손보험 취급을 포기하는 사례는 더욱 증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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