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경형 SUV 캐스퍼, 작지만 큰 의미 담았다”
[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경형 SUV 캐스퍼, 작지만 큰 의미 담았다”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09.30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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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국내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현대자동차 캐스퍼가 최근 출시됐다.

당초 캐스퍼는 올해 말까지 1만7000대 정도 생산 예정이었으나, 온라인 예약으로 2만대 이상이 팔리면서 출시 전 이미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캐스퍼는 내년 7만대 이상 생산 예정이다.

주초 김필수 교수를 만나 캐스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캐스퍼는 현대차가 2002년 5월 경차 아토스를 단종한 이후 19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경차인데요.
▲ 네, 맞습니다. 현대차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아차와 합병하면서, 기아차에 경차 부분을 넘기고 경차 사업에서 손을 뗐죠.
다만, 캐스퍼의 디자인과 각종 옵션 등 기대감이 큰 점이 이번 예약 판매에서 잘 나타났습니다. 현재 SUV가 국내외 자동차 트렌드인 점도 여기에 힘을 보탰고요. 
계제에 경형 SUV라는 새로운 차종에 나오니 고객들이 열광한 것 같습니다.

- 종전 현대차의 모습과는 좀 다른데요.
▲ 그렇죠. 소형 SUV만 해도 한국GM이 2013년 초 트랙스를 통해 시장을 만들었고, 같은 해 말 르노삼성이 QM3으로 시장을 완성했죠. 이후 2015년 초 쌍용차가 티볼리로 국내 소형 SUV 시장을 확대했고요.
반면, 2017년 중반 현대차가 코나를, 기아차가 스토닉을 각각 선보이면서 관련 시장을 싹쓸이했죠. 종전처럼.
이번 경형 캐스퍼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스마트 포투 혹은 기아차의 레이 외에는 경쟁자가 없습니다.

- 캐스퍼에 대한 시장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습니다만.
▲ 지난해 말 국내 경차 판매는 9만7072대로 전체 신차 판매의 5.2% 수준입니다. 2010년대 들어 경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줄면서 시장에서 퇴출되기 직전입니다. 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경차가 3가지밖에 없고, 신차가 나온 지도 오래돼서죠.
경차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도 친환경차에 몰리면서 상대적인 박탈감도 경차의 몰락을 부추겼고요.

국산차 첫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국산차 첫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 자동차 제작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만.
▲ 경차 1대를 팔면 5% 정도의 마진이 남는다고 합니다. 여기서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 비용을 제하고 나면, 제작사가 가져가는 이익은 매우 박합니다.
기아차의 경차인 모닝과 레이 모두 협력사인 동희오토가 생상하는 점이 이를 대변합니다.
게다가 국내 소비자도 고급차와 큰 차를 선호하고요. 제작사가 대형 SUV나 세단 등 고부가가치의 차량에 집중 할 수밖에 없는 이유죠.

- 2010년 만 해도 경차 판매 비중이 13.2%(16만579대)를 차지했는데요.
▲ 경차가 최고 인기이던 1990년대는 점유율이 20%에 육박했습니다. 현재는 한자리 수 점유율로 외국과는 큰 차이가 있죠.
일본의 경우 경차 종류가 40종이 넘고, 점유율 역시 37%에 이릅니다. 유럽은 40%, 이탈리아는 60%를 경차가 점유하고 있고요.
이는 경제적인 이유보다 실용적인 시각으로 자동차를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인구밀도가 높고, 좁은 주차장, 97%의 에너지를 해외에 의존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경차 이용이 당연합니다.

국내 경차 판매 1위인 기아차 모닝. 사진=정수남 기자
국내 경차 판매 1위인 기아차 모닝. 사진=정수남 기자

- 경차 부할에 캐스퍼가 크게 기여할 것 같습니다만.
▲ 이번 캐스퍼의 인기에 몇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경차 활성화의 신호탄입니다. 경형 SUV라는 새로운 차급을 개척하는 모델이기 띠문입니다. 아울러 캐스퍼가 현대차와 지방자치단체가 합작해 만든 위탁생산 공장에서 생산됩니다. 이번 위탁생산 공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꿀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경쟁력을 높이고 동시에 품질 개선도 이룰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할 수 있겠네요.

경차 쉐보레 스파크. 사진=정수남 기자
경차 쉐보레 스파크. 사진=정수남 기자

- 캐스퍼가 지역과 상생을 상징하는 셈인데요.
▲ 맞습니다.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직원 연봉이 3500만원 정도지만, 광주시에서 의료, 주거, 교육 등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실질적으로 연봉 4500만원의 수준입니다.
캐스퍼가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모델인 셈이죠. 광주형 일자리는 현재 군산형 일자리, 대구형 일자리 등 각종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됐고요.
이번 캐스퍼의 성공이 단순한 경형 SUV의 성공만이 아닌 다양한 부수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캐스퍼가 국내 최초로 온라인 판매만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온라인 판매는 코로나19 이후 비접촉, 비대면 사업 모델로 자리잡았고, 소비자 중심의 판매방식이죠.
캐스퍼의 이번 온라인 판매의 성공이 다른 차종의 판매로 확대될 듯 합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은 최첨단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캐스퍼가 내연기관차인 만큼 앞으로 장기간 생산하기는 어려운 차종이라서입니다. 최근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대세이기 때문입니다.
캐스퍼 공장이 전기차 생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철저한 미래형 공장인 것이죠.

캐스퍼는 기아차 박스카 레이와 경쟁할 전망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캐스퍼는 기아차 박스카 레이와 경쟁할 전망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 캐스퍼가 작지만 국산차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생각입니다.
▲ 그렇죠? 캐스퍼 공장이 세계 시장에서 대표적인 자동차 공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랍니다. 캐스퍼의 성공은 경차 시장 확대, 국산차 생산 현장의 패러다임 전환, 노사관계 재정립, 온라인 판매 활성화, 소비자 중심의 신차 시장, 광주형 일자리 성공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캐스퍼를 통해 국산차 산업이 확 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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