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EV 정비, 사각지대…정부가 나서야”
[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EV 정비, 사각지대…정부가 나서야”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10.28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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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전기자동차(EV)가 대세다. 빠르게 보급되면서 기존 내연 기관 중심의 완성차 산업의 틀을 확 바꾸고 있어서다.

짧은 주행거리 등 기존 EV의 단점이 크게 개선되면서 대부분 완성차 업체가 EV 출시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일부 자동차 관련 산업의 경우 이에 대한 대처가 다소 미흡하다.

이번주 초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만났다.

- 최근 EV는 완성도가 높은데요.
▲ 종전에는 내연기관 차량을 EV로 개조했습니다. 현재는 EV 전용플랫폼을 가지면서 완성도가 크게 높아졌고요.

- EV가 완성차 첩체에 흑자 모델로 부상했습니다.
▲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뜻이죠. 최근 급증한 충전기 인프라 등으로 고객 역시 엔트리카(생애 첫차)로 EV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확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EV 세계 판매는 320만대를 넘었으며, 올해는 500만대 돌파가 유력합니다.
EV의 선전으로 자동차 생태계가 몸살을 앓을 정도입니다.

- 아직 일부 완성차 업체는 여전히 내연 기관차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만.
▲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것이죠. EV가 내연기관차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산업적 충격에 대한 경착륙을 경계해야 할 정도입니다.

- EV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데요.
▲ EV는 내연기관 차량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부품만 들어갑니다. 이로 인한 생산 인력 감소 등 일자리 영향이 문제입니다.
자동차 생태계는 수직 하청구조입니다. 3, 4차 부품 협력사의 부정적 영향이 생각 이상으로 큽니다. EV의 경우 엔진이나 변속기 등 1만개의 부품이 사라지면서 부품사의 변신은 피할 수 없습니다.

2010년대 초 나온 기아차 레이 전기차. 개조 전기차로 완충으로 100㎞ 정도를 달렸다. 사진=정수남 기자
2010년대 초 나온 기아차 레이 전기차. 개조 전기차로 완충으로 100㎞ 정도를 달렸다. 사진=정수남 기자

- 단기간 상황 급변에 인프라가 부족한 협렵사의 대처는 한계가 있습니다.
▲ 이 같은 급변에 부품사를 비롯해 사후서비스(AS) 기업 역시 애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준비할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공포는 심각합 수준입니다. 알면서도 대비를 못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정부가 현장을 제대로 파악라고 있는 것도 아니라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 일각에서는 정부가 실태를 파악하고,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만.
▲ 자동차 정비 분야입이다. EV의 급확산으로 가장 심각한 분야가 자동차 정비 분야라 할 수 있거든요. 자동차 정비는 종사 인원도 많기도 합니다만, 기술적으로도 내연기관과 EV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죠.
전국에 중대형 정비업체는 4100여곳이 영업을 하고 있고, 전문정비업체는 4만4000곳 정도가 있습니다. 종사자만 20만명이 넘고요.
반면, 정비 분야는 이미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한 시장)입니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정수남 기자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정수남 기자

- 최근 내연기관차의 우수성도 정비업계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 내연기관차의 내구성이 크게 개선돼 20년을 타도 이상이 없습니다. 기존 자동차 교체주기가 7, 8년이던 점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죠.
게다가 완성차 업체가 보증 기간을 연장하고, 각종 소모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어 정비업체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 이 같은 이유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정비비와 공임 등도 낮아, 정비업계가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만.
▲ 정비업계 위기 상황이 EV 확산으로 심각해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엔진과 변속기가 빠지고 배터리와 모터가 실리면서 시스템 전체가 변했죠. 기존 기술로는 EV 정비가 불가능합니다.
하이브리드차도 일선 정비 업체가 정비를 할 수 없을 정도니, EV는 아예 손도 못대죠. 현재 EV 정비는 제작사가 지정한 일부 정비업체에서만 가능합니다.

완충으로 400㎞ 이상을 달리는 테슬라 모델X. 사진=정수남 기자
완충으로 400㎞ 이상을 달리는 테슬라 모델X. 사진=정수남 기자

- 정비 관련 단체는 정비사가 EV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데요.
▲ 정부는 인식도 못하고 있습니다. 정비사가 교육을 받으려고 해도 EV 교육기관조차 없는데요. 이 역할을 대학이 해야 하지만, 대학 역시 전기차 등 교보재, 교재, 교원 등 제대로 된 EV 인프라가 없습니다.
모든 게 부재인 완전한 사각지대입니다.

- 해결책은 없나요.
▲ 올해부터 몇개 대학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EV 등 미래차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마저도 극히 일부분이라 전국 규모의 시스템 구축이 시급합니다.
최근 한국전기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가 EV 기초 안전교육을 위한 미래차 인재개발원 1호를 수도권에 마련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게 그나만 위안입니다.
전국으로 이를 확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정비소와 정비기술자는 EV 등 미래 자동차를 정비할 능력이 없다. 사진=정수남 기자
현재 국내 정비소와 정비기술자는 EV 등 미래 자동차를 정비할 능력이 없다. 사진=정수남 기자

- EV 정비에 대해서는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의 역할이 필요한데요.
▲ 두부처가 합동으로 예산을 지원해 상기 시스템 구축과 교육을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우선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인스트럭터 교육과 교재 준비, 교보재 마련 등을 통해 본격적인 시스템 가동이 필요합니다. 
미래차에 대한 먹거리 확보와 일자리 창출은 철저히 준비해야 가능합니다. 고용부와 중기벤처부가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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