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K-뷰티 적신호…中시장 둔화·세계적 물류대란 탓
3분기 K-뷰티 적신호…中시장 둔화·세계적 물류대란 탓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1.11.0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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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매출 2조103억원, 전년比 2.9%↓…영업익 3천423억원 ·순익 2천395억원
​​​​​​​아모레퍼시픽, 매출 1조2천145억원, 0.5%↑…영업익 517억원·순익 455억원 그쳐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원자재 가격 인상과 세계적인 물류대란까지 겹치면서 국내 화장품업계가 성장에 빨간불이 켰다. 

K-뷰티의 두축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이 올해 3분기 시장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2조10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06억원)보다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은 1조2145억원의 매출로 0.5% 증가에 그쳤다.

LG생활건강이 지난해 ‘동반성장지수’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면서, 업계 최초로 7년 연속 최우수를 차지했다. 서울 중구 새문안로 LG생건 사옥. 사진=김성미 기자
LG생활건강은 3분기 매출이 2조103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706억원) 대비 2.9% 감소했다. 서울 중구 새문안로 LG생활건강 사옥. 사진=김성미 기자

LG생활건강의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05년 3분기 이후 이번이 세번째다. LG생활건강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2017년 2분기, 코로나19로 2020년 2분기 등을 제외하고는 분기 매출이 계속 늘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급 제품군 비중 확대로 수익성은 개선됐다. 3분기 영업이익은 34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 같은 기간 순이익도 2395억원으로 3.4% 각각 늘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6조684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7501억원)보다 5.5%, 이기간 누적 영업이익도 1조4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7% 각각 개선됐다. 누적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사상 최대다.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은 7247억원으로 전년(6705억원) 보다 8.1%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17%로 전년 동기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사업부별로는 화장품 사업의 타격이 가장 컸다.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쇼핑 행사를 앞둔 시점에 발생한 물류대란으로 매출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3분기 화장품 매출은 1조2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2% 줄었다. 반면, 고급 화장품 비중이 증가하고 신제품 출시 등으로 영업이익은 2154억원으로 9% 증가했다.

화장품 사업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도 3조311억원으로 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888억원으로 15.3% 늘었다.

고급 화장품·신제품 덕에 영업익 증가

생활용품 사업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피지오겔, 자연퐁 등 주요 브랜드가 선전하면서 3분기 매출이 54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36억원으로 4.7% 줄었다.

음료 사업은 코카콜라 제로의 성장으로 매출이 6.1% 증가한 44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상반기부터 이어진 원부자재 가격 압박에 632억원으로 0.1% 증가에 그쳤다.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매출을 내놓자 LG생건의 주가는 지난달 27일 큰 폭으로 하락하며 최근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생건은 전거래일보다 8.26% 급락한 12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21만8000원까지 떨어져 전날 기록한 52주 신저가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종가는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16일(119만1000원) 이후 1년 6개월여 만의 최저다. 13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도 지난해 7월 10일(129만500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증권사들은 LG생활건강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1조원을 상회하는 중국 매출 규모와 중국 소비시장 침체 등을 고려하면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LG생활건강의 점유율 상승세는 주춤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85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낮췄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제2연구동 미지움.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조214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5% 늘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연결기준 3분기 매출은 1조214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866억)대비 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7억원으로 15.2%(93억원) 하락했지만, 비용 절감 등으로 순이익은 455억원으로 550% 급증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3조9054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6687억원)보다 6.5% 늘었다. 이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3539억원으로 114.2% 급증했다. 이로 인한 3분기 영업이익률은 29.1%로, 전년보다 15.4% 포인트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온라인과 면세 채널 선전 등으로 국내에서 견고한 매출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북미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고전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지만, 중국에서는 현지법인과 면세, 역직구 등을 포함한 매출이 증가했다. 주요 자회사들의 온라인 매출 비중 확대로 중국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그룹 전체 3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은 1조1144억원이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매출은 1조108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86억원) 대비 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0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560억원) 대비 10.2% 감소했다. 순이익은 3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70억원) 보다 387.3% 급증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3조5384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752억원) 보다 8.0% 확대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78억원,  순이익은 2353억원으로  각각 전년(1522억원, 808억원) 대비 108.8%, 191.2% 확대됐다. 

3분기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215억원, 5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3%, 63% 증가했다. 이기간 해외사업 매출은 9.2% 하락한 3841억원, 영업이익은 56.6% 감소한 85억원이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채널이 30% 성장했다. 면세 채널도 선전하며 전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여기에 전통채널 비용 효율화로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다.

내수 온라인 판매 30%↑…성장 견인

해외에서는 북미 시장이 선전했다. 아시아에서는 매장 효율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일부 국가 휴점, 단축 영업 조치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중국 매출은 오프라인 매장 축소 등으로 이니스프리 매출이 감소하며 하락했지만, 자음생의 선전으로 중국의 설화수 매출은 50% 성장했다.

아모레는 역시 설화수 자음생 매출 호조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가운데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성장했으며, 북미의 경우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 선전으로 매출이 12%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4분기 브랜드 육성과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개선을 지속 추진해 매출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브랜드 고유 가치와 트렌드를 반영한 성장동력 상품을 육성하고, 국내외 디지털 플랫폼과 협업을 가속해 온라인 채널 성장세를 이어가겠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체질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건강기능식품과 고기능성 화장품 등 신성장 동력을 육성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고려해 증권가는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는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 수준이 최저 19만원대인 점을 고려해 사실상 ‘매도’ 의견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실제 1일 아모레퍼시픽 주당 종가는 전일대비 9500원 오른 19만1000원을 기록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은 소비 둔화, 경쟁 심화 환경으로 기업의 마케팅 비용 부담이 당분간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이익 추정치를 낮춰 아모레퍼시픽 목표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급브랜드 설화수의 고성장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설화수가 중국에서 높은 성장을 거둔 건 의미 있는 성과다.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과 중국 현지에서 설화수 성장성이 기대되고 장기적으로 이니스프리의 온라인 매출 비중을 늘리고 핵심 제품 중심으로 재편해 중국에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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