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中 요소수 수출금지, 시작에 불과”
[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中 요소수 수출금지, 시작에 불과”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11.10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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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중국이 요소 수출 금지를 단행하면서 국내 경유자동차용 요소수 부족이 심각하다.

요소수는 디젤 차량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을 정화하기 위해 SCR(선택적 촉매 감소기술)에 사용하는 물질이다. 배기가스가 통과하는 곳에 요소수를 분사하면 질소산화물이 물과 질소로 각각 환원된다.

최근 정부가 디젤 차량와 환경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요소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지난 주말 만났다.

- 2010년대 들어 국내 경유차가 크게 늘었는데요.
▲ 유럽의 경우 친환경 디젤을 표방하면서 현지 도로를 달리는 차량 절반 이상이 경유차입니다. 유럽 외에 경유차의 천국이 한국입니다.
정부가 경유차를 친환경차로 간주하면서 보급을 촉진했고, 운전자 역시 연비 등에서 우수해 디젤차를 선호하고 있죠.
2500만대 정도인 국내 등록 차량 가운데 40%가 경유차입니다.

- 종전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과 함께 ‘경유차의 무덤’으로 유명세를 탔는데요.
▲ 그렇죠, 현재도 미국과 일본은 경유차가 흔치 않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2005년 정부가 디젤 승용차 재판매를 허용했지만,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고요.
그러다 2010년과 2011년 BMW가 중대형 디젤 세단을 내면서 디젤차의 천국을 주도했습니다. 다만, 2015년 9월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배기가스조작사건)가 터지면서 디젤차가 천덕꾸로기로 전락했고요.

- 자원빈국인 우나라의 경우 휘귀 금속을 비롯해 특정 자원에 대한 해외 국가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만.
▲ 석유만 해도 99% 수입에 의존하고 있죠? 게다가 우리 정도의 경유차를 보유하고 있으면 상당량의 요소수 등 관련 소모품을 국내에서 일부 생산할 수 있는 지원책은 물론 수입 다변화와 재고를 늘리는 작업을 동시에 해야 합니다.
현재 중국산 요소의 수입은 전체에서 97%에 이를 정도로 높은 상태라, 중국 정부의 수출 금지는 우리에게 치명적이죠.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유럽은 경유차의 본고장이지만 자체적으로 생산하거나 수입 다변화를 통해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고, 일본이나 미국 등은 아예 승용 경유차 판매가 어렵고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요소의 수입 중단으로 디젤차량의 질소산화물이 대기에 고스란히 배출되고 있다.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한 차량. 사진=정수남 기자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요소의 수입 중단으로 디젤차량의 질소산화물이 대기에 고스란히 배출되고 있다.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한 차량. 사진=정수남 기자

- 정부 책임이 크다는 말씀인데, 해결 방법이 없나요.
▲ 청와대가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중국 정부를 설득하는 것인데요, 2017년 사드에 따른 경제 보복에 이어 쉽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수입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지만, 국제 시장에서 원자재의 가격 상승으로 요인이라 직접 수입도 만만치 않습니다.

- 다소 여유가 있는 암모니아를 수입해 요소와 요소수를 국내에서 제조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 좋지만,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의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선 공업용 요소를 활용해 요소수를 만드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지만,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인 SCR에 소요되는 요소수는 순도와 농도가 정밀하고 불순물이 있을 경우 SCR이 고장 나거나 질소산화물 저감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검증이 선행돼야 합니다.
아울러 공업용 요소가 얼마나 있는지조차 알 수 없고요. 쉽지 않지만, 아쉬운 대로 진행해야 합니다.

- 현재 정부가 러시아산 요소 수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 내년 1월 정도에 수입 예정인 만큼 당장 2~3개월이 문제입니다.
이를 고려해 일각에서 SCR의 일시적인 사용중지를 제안했는데, SCR의 경우 차량마다 달라 소프트웨어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고, 다른 장치와 연동성 등 문제가 많습니다.
SCR은 국제 약속으로 진행된 환경 장치라 부담도 크고요. 질소산화물이 그대로 대기 중에 방출되면 미세먼지가 늘어, 쉽지만은 않습니다.

- 요소수 부족은 우리가 중국에만 의존한 결과 같습니다.
▲ 일부 국가에 요소수 완성품이 많습니다. 현재 개인이 직접 구매하고 있지만, 인증된 제품이 아닌 만큼 사용으로 발생하는 SCR에 대한 문제는 전적으로 구매자가 가져갈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의 경우 요소수 10리터당 1만원 정도이만 해외 직구의 경우 10만원 내외로 비싼 점도 걸림돌 이고요. 구입 가격대비 부피와 무게가 커서 해외에서 구입할 경우 수송수단으로 배가 아닌 비행기 이용이 부담되고요.

- 정부가 직구를 하고 높은 물류비 역시 정부가 부담하면 될지 싶습니다만.
▲ 현재 반복된 재난지원금 등 필요 없이 인기병합주의로 뿌려대는 비용보다는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비용 지불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일부 물류비용을 국가가 부담하고 10리터당 2만원 정도만 받아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 당장은 요소수 문제이지만 유사한 사례가 무수히 많은 점도 우려됩니다만.
▲ 더욱 큰 문제는 한 국가나 한 지역에 집중된 원자재나 분야가 많은 만큼 미리미리 정부가 나서서 품목별 분석을 진행해야 합니다. 
2019년 7월 불거진 한일경제갈등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가 원자재 수급에 타격을 입었고요. 한 나라에 60~70% 이상 수입이 집중된 품목의 경우 수입 다변화, 재고 물량 확대를 비롯해 정부가 세제 혜택 등의 정책을 통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전략물자화도 필요합니다.
이 같은 대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더욱 큰 난제가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이 상당수인 만큼 더욱 고민해야 합니다.리튬이나 코발트 같은 배터리 원자재, 마그네슘, 희토류 재료 등 무수히 많습니다. 
사드 문제로 불거진 보복성 정책으로 우리의 경제가 심각한 위협을 받았습니다. 국가 차원의 위원회를 당장이라도 구성해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요소수 문제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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