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물가 3.7%, 10년만 ‘최대폭’…‘의·식·주’ 모두 올라
11월 물가 3.7%, 10년만 ‘최대폭’…‘의·식·주’ 모두 올라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1.12.0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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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물가지수 10년 3개월만 최대↑…국제유가·서비스·농축수산물까지 올라
‘11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통계청 “오름세 지속”對홍남기 “12월 둔화”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11월 소비자물가가 3.7% 오르며 근 10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의식주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10월 물가 상승 요인이었던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는 축소되면서 공공서비스 오름세는 둔화됐지만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외식·가공식품과 채소류 가격까지 강세를 보이며 나타난 현상이다.

이마트가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인삼농가 지원을 위해 ‘강화 인삼 할인전’을 진행한다. 사진=이마트
11월 소비자물가가 3.7% 오르며 근 10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의식주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통계청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9.4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는 2011년 12월(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올해 들어 최고치다.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것도 2012년 1월(3.3%)과 2월(3.0%) 이후 처음이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2.3%), 5월(2.6%), 6월(2.4%), 7월(2.6%), 8월(2.6%), 9월(2.5%) 등으로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다가 10월 3.2%로 뛰어올랐고 11월에는 오름폭을 더욱 키웠다.

11월 물가 상승률 3.7% 중 2.9%포인트(p)는 석유류(1.32%p), 개인서비스(0.96%p), 농축수산물(0.64%p) 기여분이다.

기름값, 외식비 등 서비스 가격,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11월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석유류는 35.5% 상승해 2008년 7월(35.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휘발유(33.4%), 경유(39.7%), 자동차용 LPG(38.1%), 등유(31.1%)가 전부 상승했다.

정부가 지난달 12일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했지만 3번에 걸친 물가조사 중 1번만 반영돼 석유류 가격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우윳값 상승 등 여파로 빵(6.1%)을 비롯한 가공식품도 3.5% 상승했다.

석유류와 가공식품이 모두 오르면서 공업제품은 5.5% 올라 2011년 11월(6.4%)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수도·가스는 1.1% 올랐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과 경기 회복에 따라 소비가 늘어나면서 서비스 가격도 많이 올랐다.

생선회(9.6%) 등 외식이 3.9% 오르고 보험서비스료(9.6%) 등 외식 이외 서비스도 2.3% 올라 개인서비스는 3.0%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상승 폭은 2012년 1월(3.1%) 이후 최대다.

집세도 1.9% 올랐다. 전세는 2.7% 올라 2017년 10월(2.7%) 이후 가장 상승 폭이 컸고 월세는 1.0% 상승해 2014년 6월(1.0%) 이후 처음으로 1%대를 기록했다.

10월 5.4% 상승률을 기록한 공공서비스는 11월 0.6%로 상승 폭을 줄였다. 지난해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가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오름세가 잦아드는가 싶었던 농축수산물도 기온 급감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11월에는 상승률 7.6%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7.6% 오르면서 전월(0.2%)보다 가격 오름세가 확대됐다. 채소류 가격이 9.3% 오르면서 농산물 가격도 5.7% 상승했다. 오이(99.0%), 상추(72.0%) 등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축산물 물가는 돼지고기(14.0%), 국산쇠고기(9.2%), 수입쇠고기(24.6%), 계란(32.7%) 가격이 오르면서 15.0% 올랐다. 수산물 물가도 0.2% 상승했다.

이른 한파로 김장철이 다소 앞당겨진 점도 물가 상승의 배경이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폭이 커진 것과 관련해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3월부터 햇상품이 출하되면서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가격 상승 둔화 흐름을 보였지만, 이달 지표에서는 채소류 가격이 주로 올랐다”며 “최근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작황 부진도 있는데다가 예년보다 빨라진 김장철 수요 증가로 채솟값이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3% 올랐다.

체감물가를 설명하는 생활물가지수는 5.2% 올랐다. 이는 2011년 8월(5.2%)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 등락률.  자료=통계청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 등락률. 자료=통계청

물가 전망을 바라보는 시각은 정부와 통계청이 다소 온도 차가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나 곡물·원자재 가격 추이를 볼 때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개인서비스도 방역체계 전환, 소비심리 회복으로 오름세 지속 가능성이 크다”며 “12월 물가도 상당폭의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3% 후반까지 치솟은 물가 상승률이 쉽사리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12월에는 국제유가 상승세 진정, 유류세 인하 효과, 김장 조기 종료 등으로 물가 상승 폭이 둔화할 것”이라며 “코로나 확산세 및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양상 등에 따라 경기·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홍 부총리는 “10월까지 누적 물가 상승률이 2.2%로 연간으로 한국은행(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서민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총집중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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