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기획] ESG경영이 뭐길래⑪…터키·이스라엘
[이지경제 기획] ESG경영이 뭐길래⑪…터키·이스라엘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1.12.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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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초보 ‘터키’…기업의 자발적 준수, 정책화 가능성도 높아
​​​​​​​이스라엘 스타트업, ESG 준수한 인공식품 개발 ‘활발’…CJ도 투자
터키과 이스라엘 국기. 이미지=각 국 대사관
터키과 이스라엘 국기. 이미지=각 국 대사관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세계적으로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향후 지배적인 경영방식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소비재기업이라면 기업의 이미지와 매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ESG 경영 도입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터키에서 초기 단계이지만, 이스라엘의 경우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식품기술기업들의 도입이 신속하다.

젊은 소비자일수록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새로운 식자재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배양육, 인공우유 등 새로운 식자재가 상용화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식품기술 스타트업들은 실험실에서 생산한 고기와 우유, 꿀 등을 개발하며 친환경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함께 기업을 소비하고 투자하는 기준이 변화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가치를 소비하고 제품의 품질만큼 브랜드의 평판도 중요하게 평가하는 만큼 ESG 평가가 낮은 기업은 시장에서 점점 불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터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사실 ESG의 사전적 의미와 개념은 낯 설어도 ESG가 추구하는 기업 운영 방침은 터키인들에게도 은연중에 자리잡혀 있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아직 정책화되지 않았을 뿐이다. ESG 경영에 위배되는 행동을 한 기업은 언론 공개 즉시 규탄을 받는 것을 그 예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터키의 유명한 음식배달회사 Y는 자사 소속 배달원들이 노조를 꾸려 노동부 허가를 받는 과정 중에 개입하고 갑질을 하며 퇴사를 종용한 사실이 언론에 드러나자 터키 국민은 Y 기업이 운영하는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보이콧을 했고 터키 곳곳에서 기업의 악행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터키 ESG 정책 수립 초기…단시일내 도입 가능성 높아

이같은 시민들의 의식과 터키정부의 움직임을 볼 때, 코트라는 근시일 내에 터키 역시 새로운 ESG 경영 관련 정책이 수립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터키 기업들 내부적으로 ESG 관련 활동체계를 구축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로 ‘BIST(이스탄불 증권거래소)  지속가능성 지수’를 공개하는 기업들이다.

BIST 지속가능성 지수 평가를 받은 기업은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이 고양됐고 정부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정책 수립과 시스템 구축에 따르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BIST 지수는 이스탄불 증권거래소가 61개 상장회사를 중심으로 발표한다. 상장회사라면 별도의 자격조건 없이 자원해 이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터키의  ESG 정책은 유럽연합(EU) 등과 비교하면 정책 수립 초기 단계로 미성숙하다고 평가된다. 터키 자본시장위원회에서 발표한 ‘지속 성장 원칙’은 단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고 기업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데에서 그치고 있어서다.

그러나 거슬러 올라가면 터키정부는 2016년부터 국제연합(UN)의 지속가능개발 목표를 따라 녹색성장, 인권 보호 및 평등한 사회, 산업환경 개선 등을 언급하며 이와 관련한 정책을 수립해왔다. 

지난해 10월 2일 터키는 터키 자본시장위원회에서 ‘지속성장 원칙(Sürdürlebilirlik İlkeleri Uyum Çerçevesi)’을 발표했다. 적용 대상은 상장회사들이다. 아직은 원칙의 준수 의무없이 기업의 자율에 맡기고 있으나 준수하지 않는 기업은 그 이유를 공시해야만 한다. 향후 유예기간을 거친 후에 모든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강제화할 가능성도 있다. 가란티BBVA은행, 터키산업개발은행, 사반치 등은 자발적으로 글로벌 지속가능성지수 혹은 랭킹 평가를 받고 이와 관련된 평가보고서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터키 최대 유리제조사 시스캠(SISECAM)은 친숙하고 착한 기업 이미지로 다가서기 위해 친환경 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터키의 대표적인 ESG 경영 기업이다.

시스캠은 2019년부터 매년 5%가량의 공업폐수를 공업용수로 재활용해 사용한다.

또한 터키에 분리수거 개념이 생겨나기 전부터 회사의 비용으로 유리병 수거함을 만들어 이스탄불, 앙카라 등의 주요 도시 곳곳에 설치했다. 지난해 시스켐에서 생산한 유리 포장재 중 20%는 수거한 재활용 유리로 만들었고, 생산시설이 위치한 지역사회에서 생물다양성과 보호의 필요성을 주제로 지역 공헌 활동을 시작했다.

이밖에도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규소 광산이 위치한 지역에 숲을 조성해 2019년에 비해 숲 면적을 20% 늘리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추진했다. 그 결과 시스캠은 국민들에 친환경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스라엘에서는 감염병 사태로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먹거리 산업에서 ESG 실천을 위한 ‘식품기술(푸드테크)’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식품의 생산부터 가공·유통·소비·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 첨단기술을 적용해 공정을 효율화하고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이스라엘 식품기술 스타트업…가치소비 ‘인공식품’ 개발 앞장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만들어낸 배양육과 같이 생산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생태계 파괴나 동물착취에 대한 염려도 없는 대체식료품이 ESG 식품기술의 대표적인 예다.

독일의 시장조사기관 스태디스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약 2200억 달러 규모로, 이스라엘은 이 미래 먹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식품기술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19년 2억 달러 수준이던 이스라엘의 식품기술 투자 규모는 2020년 3억8400만달러로, 1년새 75%나 성장했다. 2021년 상반기 투자 총액은 이미 2020년 연간 투자 규모 수준에 근접했다.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스라엘의 대체식료품 개발 스타트업으로는 알렙 팜스(Aleph Farms), 바이오밀크(BioMilk), 비-아이오(Bee-io) 등이 있다.

알렙 팜스는 배양육 전문 스타트업으로, 동물 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인공육류를 생산한다. 동물에서 채취한 근섬유를 동물의 체외에서 배양하고 이를 3D 프린터를 사용해 실제 스테이크와 흡사한 질감과 모양으로 출력해낸다.

알렙 팜스는 ‘도축 없는 스테이크(slaughter free steak)’를 표어로 축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동물권리에 대해 인지도가 높은 MZ세대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알렙 팜스는 CJ 제일제당을 비롯한 전 세계의 대형 식품업체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바이오밀크는 식물성 첨가제나 합성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소의 유선 세포를 채취한 후 실험실 배양을 통해 길러진 세포로부터 우유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이다.

생산 공정 전반을 실험실에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맞춤형으로 성분을 가공할 수 있다. 필요한 영양성분을 첨가할 수도 있고, 의약적 효능을 가지도록 설계할 수도 있다. 항생제나 호르몬이 첨가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유제품의 생산과 소비에도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식음료회사들은 벌써부터 인공우유 공급망을 확보에 나섰다. 이스라엘-코카콜라는 바이오 밀크에 2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우선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비-아이오는 꿀벌없이 실험실에서 꿀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 세계적으로 벌꿀의 수요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지만 꿀벌은 사실상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리기 위해 꿀벌의 개체수를 무한정 늘릴 수도 없다. 꿀벌 개체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아이오는 이러한 문제에 기술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비-아이오는 꿀벌의 소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공정을 그대로 복제한 인공 소화기관을 개발해 마치 꿀벌이 꿀을 생산하는 것과 같은 공정을 거쳐 꿀을 만들어낸다. 벌이 생산한 꿀을 먹지 않는 완전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완벽한 ‘비동물성’ 꿀이다. 인체유해성분이 꿀에 포함될 염려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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