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사장=지역 유지’ 옛말…사지로 내몰려
‘주유소 사장=지역 유지’ 옛말…사지로 내몰려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12.07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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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폐업 가속도, 최근 10년 새 1천600곳 문 닫아
政 탓…주유소거리제한폐지·유가자율·알뜰주유소 도입
에경硏 “현 수준 유지, 2040년까지 8529곳 사라져야”
​​​​​​​주유協 “정부의 특단책 없으면, 주유 산업 무너질 것”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지난해부터 불거진 코로나19와 주유업계 경쟁력이 심화하면서 주유소들이 사지로 내몰렸다. ‘주유소 사장=지역 유지’라는 말이 옛말이 된 셈이다.

7일 사단법인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2010년 1만3004개로 사상 최고를 보인 이후, 국내외 유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2011년 2월 전국 주유소는 1만2901곳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현재 전국 주유소는 1만1402곳으로, 올초 1만1331곳으로 다시 줄었다.

000=전북 군산 대야면에 있는 알뜰주유소. 폐업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방치 상태다. 사진=정수남 기자
000=전북 군산 대야면에 있는 알뜰주유소. 폐업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방치 상태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후 전국 주유소는 폐업이 속출하면서 최근 10년간 1600여곳 이상이 문을 닫았다. 매년 100곳 이상의 주유소가 문을 닫은 것이다.

이는 정부가 1990년대 중반 주유소간 거리 제한을 없애서다, 게다가 당시 정부는 유가 공시제도를 폐지하고 유가를 주유소 자율에 맡기면서 주유소 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아울러 정부가 2011년 초부터 국내외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자, 같은 해 말 알뜰주유소를 도입하면서 일반주유소의 폐업을 부추겼다는 게 협회 지적이다.

알뜰주유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정유사 기름을 구입하고, 사은품 미제공, 셀프주유소화 해 고정비용 등을 줄인 주유소로 유가가 일반 주유소보다 리터당 50원에서 100원 정도 저렴하다. 지난해말 현재 전국 알뜰주유소는 1241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차량 운행이 줄면서 전국 주유소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에만 184곳의 주유소가 폐업했다.

다만, 주유소는 폐업을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문을 닫을 수도 없다. 주유소 철거비용과 토양오염복구 비용 등으로 1억5000만원 상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불거진 코로나19로 차량 운행이 줄자, 경기도 중원구 산성대로에 있는 한 셀프주유소는 야간에 문을 닫는다.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서다. 사진=정수남 기자
지난해 불거진 코로나19로 차량 운행이 줄자, 경기도 중원구 산성대로에 있는 한 셀프주유소는 야간에 문을 닫는다.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서다. 사진=정수남 기자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새로운 수익창출 등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주유소 감소는 더욱 빨라진다. 주유소 1곳당 매출 손실이 2030년 3억6800만원, 2040년 12억6500만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현재 수준의 영업실적을 유지하려면 1만1000여개의 주유소 가운데 2030년까지 2053개, 2040년까지는 8529개가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유소협회 박동희 차장은 “광장히 어렵다. 연간 100곳 이상의 주유소가 폐업한다”며 “국내 주유소의 절반 이상이 주유소의 월평균 매출도 올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특단책이 없으면, 국내 주유산업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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