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핵폭탄’ 거액 횡령…투자자‧銀‧증 ‘날벼락’
오스템임플란트 ‘핵폭탄’ 거액 횡령…투자자‧銀‧증 ‘날벼락’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2.01.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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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880억원 횡령…회사 측, 직원 단독범행 주장
개인투자자 2만명 집단소송 진행…“보상어려워”
거래중단‧주식담보대출상환‧상장지수펀드 손실
금융당국, 오스템임플란트 회계 감리 여부 검토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발생한 1880억원의 역대급 횡령 사건의 파장이 개인투자자와 거래소, 은행, 증권사까지 미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전경.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발생한 1880억원의 역대급 횡령 사건의 파장이 개인투자자와 거래소, 은행, 증권사까지 미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전경.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이지경제=김수은 기자]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발생한 1880억원의 역대급 횡령 사건의 파장이 개인투자자와 거래소, 은행, 증권사까지 미치고 있다. 자기자본의 91.8%에 달하는 거액을 빼돌려 주식과 부동산 투자, 금괴 구입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 씨가 5일 검거됐지만 횡령으로 인한 손실을 단시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강서경찰서는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 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윗선 개입’ 정황이 나온 가운데 재무팀 직원들을 불러 공범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씨와 공범 관계, 윗선 지시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이번 횡령에 사내 윗선의 개입이 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며 개인 일탈로 발생한 일”이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경찰은 파주시에 있는 이 씨의 은신처에서 금괴 851개 중 497개를 압수했다. 키움증권 계좌 예수금 250억원, 현금 4억3000만원 등 총 600억원도 되찾았다. 이 씨가 횡령금으로 구입한 사실이 확인된 수십억원 규모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머지 횡령 금액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찾더라도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사건 직후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음을 알리고 주식 매매 거래를 정지했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질적인 측면에서 거래소의 상장 기준에 미달한다고 여겨지는 회사의 상장 적합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상당한 규모의 횡령 등 혐의가 공시 등을 통해 확인되면 심사가 진행된다.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씨가 횡령한 자금 규모는 회사 자기 자본 2048억원 대비 91.81%에 해당한다. 한국거래소는 24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추가 조사로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기간이 늦춰지면 다음 달 중순경 대상 여부가 결정된다.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영업일 기준 20∼35일 동안 실질심사를 거친 후 기업심사위원회에 상장 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코스닥시장 상위 20위권 규모인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간다고 해도 시총(2조386억원)을 고려하면, 실제 상장 폐지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 회수에 실패하는 경우 자기 자본 대비 횡령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상장 폐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2018년 톱텍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했을 때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횡령으로 회사의 정상적 경영활동에 미친 영향, 횡령 금액 회수 규모 등이 상장 유지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건에 대해 주식시장에서 교란 행위, 투자자 보호, 소액주주 문제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건에 대해 주식시장에서 교란 행위, 투자자 보호, 소액주주 문제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 거래가 중단으로 1만9856명의 개인투자자들의 직격탄을 입었다. 거래 중단뿐만 아니라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 만기 연장이 불가능해지면서 빚을 내서 투자한 이들은 설상가상의 위기에 빠졌다. 만기는 다가오고 상환할 돈을 또 빌려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주가 하락을 피하기는 어렵다. 횡령 금액 회수가 불투명하고 부실 경영 논란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집단 소송에 나서고 있다. 현재 법무법인을 통해 피해 구제에 동참할 주주를 모집 중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작년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소액주주는 전체 주식의 55.57%를 보유하고 있어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며 “오스템임플란트가 횡령 금액을 일부 회수해도 소액주주의 피해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에 이어 은행과 증권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시중은행에서 차입한 금액이 3000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작년 오스템임플란트가 금감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은행권에서 3026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중 잔존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 차입금은 1086억원이며, 장기차입금은 1940억원에 달한다. 

은행별 차입금을 살펴보면, 우리은행 1073억원(현재 차입금 잔액은 500억원대), 산업은행 804억원, 수출입은행 250억원, 신한은행 212억원, 기업은행 193억원, 대구은행 100억원, 씨티은행 80억원, 국민은행 46억원, 농협은행 1억원 등이다.

횡령금액이 영업외 손실로 잡히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작년 3분기 적자로 전환된다. 신용등급 하락도 불가피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 상황을 수시 점검 중이며 편입한 펀드 판매 중단, 신용등급 재평가에 들어갔다”며 “다른 은행들도 대출약정서에 따라 담보권을 행사하거나 대출 만기를 앞당기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과 증권사들은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 판매와 신규 가입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금융사 중 가장 먼저 조치를 취한 것은 하나은행이다. 5일 하나은행은 ‘삼성코스닥1501.5배레버리지증권CE펀드’ 등 77개 펀드의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 대신증권은 ‘KB밸류포커스30증권자투자신탁’ 등 오스템임플란트를 편입한 펀드 63종의 신규 매수를 중단했다. 미래에셋도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펀드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NH농협은행도 오스템임플란트가 담긴 29개 펀드에 대한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DB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1호’,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1호’, ‘KB밸류초이스30증권투자신탁’ 등 5종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SC제일은행도 오스템임플란트를 포함하고 있는 펀드들에 대해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ETF 상품 투자자들도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폭탄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템임플란트를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폭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의료기기’ ETF에서 이번 달 5일 기준 오스템임플란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7.19%다. 생명기술 종목에 투자하는 ‘TIGER 코스닥150의료기기’도 오스템임플란트(3.88%)를 담고 있다. 이 두 상품에 들어간 투자금은 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쓰나미처럼 번지는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피해에 금융당국도 회계 감리 착수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재무제표 공시나 수정공시를 하면 금융감독원이 즉시 내용을 검토할 방침이다. 올해 3월에는 감리 착수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재무제표를 수정 공시하면 그 내용을 면밀하게 살펴본 후에 감리를 검토할 것”이라며 “재무제표를 수정 공시하지 않아도 3월 공시 예정인 사업보고서를 점검 후 문제점이 발견되면 회계 감리에 착수한다”고 덧붙였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사법적인 절차와는 별개로 주식시장에서 교란 행위, 투자자 보호, 소액주주 문제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지켜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는 2014년 이후 회계 논란과 최대 주주, 임원의 횡령배임 사건 여러 번 발생했고 성추문 등 오너리스크가 불거진 적이 있다”며 “이번 횡령 사건을 계기로 습관적인 ‘어닝 쇼크’ 점검, 코스닥 신뢰 회복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와 대책 마련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은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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