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선택 아닌 ‘필수’...식품업계, 새해 경영 시작은 친환경
ESG, 선택 아닌 ‘필수’...식품업계, 새해 경영 시작은 친환경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2.01.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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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포장재 사용 확대, 친환경 업무차량 도입 활발
공유가치창출 사업 및 지역 농가와 ‘적극적’ 상생나서
​​​​​​​조직문화·워라밸 개선·ESG 위원회 설치 등 문화 변화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식품업계가 연초부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SG 경영이 기업의 생존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필수로 자리하자, 기업 활동을 통해 이를 구현하겠다는 행보인 셈이다.

롯데호텔 제주가 바다 환경보호를 위해 기부하고 고객이 친환경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 등을 진행한다. 롯데호텔 제주 전경. 사진=롯데호텔 제주
바다 환경보호를 위해 기부하고 고객이 친환경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롯데호텔 제주 전경. 해당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롯데호텔 제주

ESG 경영의 세 가지 요소 가운데 ‘친환경’은 특히 필수가 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현상이 빈번해지고,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른 2030세대가 가치소비를 중시하면서 기업들도 친환경 행보를 더욱 강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의 사회적책임 경영도 덩달아 강화되고 있다. 2030세대가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기업을 선호하면서 소비재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이 특히 이를 고려한 움직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윤리경영에 기반한 기업활동과 수평적인 조직체계 구축하는 등 변화를 주면서 투명성과 책임을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경영환경을 만들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ESG가 세계적인 주요 화두로 급부상하면서 이에 대한 우리 사회전반의 관심도 덩달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식품기업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ESG 경영 목표를 밝혔다”면서  “친환경 요소를 더한 제품을 출시하고, ESG위원회 설치하며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커뮤니케이션그룹 KPR 부설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가 최근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웹상의 빅데이터 약 440만건을 분석한 결과도 일을 방증한다. 분석 결과 지난해 ESG 관련 언급량은 242만3000건으로, 2020년 167만8000건 대비 44% 증가했다. 2020년 상반기에는 방송가와 유통업계의 노동환경 이슈가 주로 거론됐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그린워싱(친환경 위장행위)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김은용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2021년 최대 화두로 떠오른 ESG에 대한 소셜버즈(검색 조회수) 분석에서 전반적인 언급량 증가와 특히 환경에 대한 언급량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ESG는 기업의 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ESG 실천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국내 식품기업들은 이를 고려해 친환경 포장재 사용 확대, 무라벨 제품 판매 등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들의 친환경 행보는 올해 초에도 지속되고 있으며 설 선물 세트에도 이같은 경향이 반영되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감염병 사태이후 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배출량 등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증가한데 소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인데 따른 결과기도 하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일평균 쓰레기 발생량은 54만872톤(t)으로 전년보다 8.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일평균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양은 1998톤으로, 전년대비 13.7% 증가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음료, 농심 등은 친환경 경영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소비자가 사용한 햇반 용기를 직접 수거하는 ‘지구를 위한 우리의 용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소비자가 사용한 햇반 용기를 직접 수거하는 ‘지구를 위한 우리의 용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화하는 ‘2050년 탄소중립 및 제로 웨이스트 실현’을 선언하고 다양한 실천에 나서고 있다. 먼저 이달 11일부터 소비자가 사용한 햇반 용기를 직접 수거하는 ‘지구를 위한 우리의 용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가 CJ제일제당 인터넷몰인 CJ더마켓을 통해 햇반과 수거박스가 함께 담긴 기획세트를 구매한 뒤 사용한 햇반 용기 20개 이상을 담아 돌려보내면 CJ대한통운을 통해 회수하고 수거된 햇반 용기는 원료화 작업을 통해 명절 선물세트 용기 등으로 재사용한다.

이 캠페인은 햇반 업사이클링뿐 아니라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및 수익원도 마련해주는 CSV(공유가치창출)사업을 기반으로 한다. 햇반 용기 수거와 재활용 과정에서 지역자활센터는 고용을 늘리고 CJ제일제당과 계약한 업체에 원료로 납품해 수익도 얻는 상승효과도 낼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용기 회수 캠페인을 시범운영한 후 오프라인 회수 거점도 마련할 예정이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와 대형마트 등에 ‘햇반 용기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고 올해 400만개의 용기를 회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이트진로음료 등 생수업계는 무라벨 생수를 선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최근 석수 500㎖ 낱병 판매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4월 '무라벨 석수' 2ℓ 묶음판매제품을 출시했고 이어 같은해 10월에는 무라벨 석수 500㎖ 묶음판매제품을 선보였다.

농심은 올해 들어 무파마탕면 묶음포장을 기존 빨간색 비닐에서 투명한 비닐로 교체했다. 앞면과 옆면에 브랜드 디자인과 표기사항 등 최소한의 내용만 삽입, 잉크 사용량 절감을 추진키로 했다. 포장재를 투명 비닐로 바꾸면 인쇄에 사용하는 잉크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고, 재활용 효율성이 높아지는 등 자원의 절약과 순환 촉진 효과가 있다. 특히, 농심은 인쇄용 잉크 사용량을 연간 5톤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업무차량 도입도 활발하다.

동아오츠카는 2025년까지 업무차량을 모두 친환경 차량으로 도입한다. 사진=동아오츠카
동아오츠카는 2025년까지 업무차량을 모두 친환경 차량으로 도입한다. 사진=동아오츠카

동아오츠카가 음료업계 최초로 ESG경영을 확대하며 친환경 업무 차량을 도입했다. 도입차량은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전기차 충천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는 제주에는 영업용 전기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동아오츠카는 지난해 16대의 친환경 차량을 도입했다. 올해는 65대를 도입하는 등 2025년까지 연도별 교체 주기에 따라 영업과 물류에 쓰이는 업무용 차량을 100%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영업용 냉동 탑차와 업무용 승용차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전환 대상 차량은 냉동 탑차 350대와 업무용 승용차 217대다. 롯데제과는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전기 차량 전환에 약 3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롯데푸드도 지난해 전체 영업사원에 친환경 전기차를 지급했다. 도입 차량은 쉐보레 볼트EV 모델로 약 380여대가 교체됐다. 업무용 전기차 충전을 위해 본사와 전국 11개 지점에 충전기 90대도 설치했다.

지역 농가와의 상생 행보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충청남도 논산시에 위치한 비타베리 재배 농가에서 청년농부들이 비타베리와 비타베리를 활용한 파리바게뜨 케이크를 들고있다. 사진=SPC그룹
충청남도 논산시에 위치한 비타베리 재배 농가에서 청년농부들이 비타베리와 비타베리를 활용한 파리바게뜨 케이크를 들고있다. 사진=SPC그룹

SPC그룹 자회사들의 지역농가와의 상생 행보도 다양하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2월 논산시와 체결한 ‘ESG행복상생 프로젝트’를 한단계 발전시켜 논산 청년농부들이 키운 ‘비타베리’ 품종을 활용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SPC그룹은 포함한 논산 농가가 재배하는 딸기 80톤을 수매할 계획이다.

SPC삼립은  지역상생 브랜드 ‘함께 웃어요 빵긋’을 걸고 ‘고구마인줄’, ‘감자인줄’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해남 고구마와 평창 감자로 만든 빵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은 지난해 11월 딸기샌드위치 출시에 이어 이달 14일부터 제주말차딸기샌드위치를 추가로 선보이며 딸기샌드위치 라인업을 2종으로 확대하며 지역농가와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GS25의 딸기샌드위치는 2015년 업계 최초로 과일 샌드위치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며 누적 판매 1800만개를 넘긴 대표 메뉴다. 하루 최고 10톤의 딸기 물량이 소요되는 GS25의 딸기샌드위치 2종은 딸기 재배 농가 소득 증진에도 기여하고 있는 상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풀무원푸드머스는 ‘경기도 우수 농식품 사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향후 경기 우수 농식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판로 및 사용을 확대하도록 협력키로 했다.

프레시지는 경상북도와 ‘프레시지-경상북도 농축수산물 구매 약정 및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농특산물의 수급 안정 및 적정가격 구매와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밀키트 신제품 개발, 농특산물 신규 판로 개척과 마케팅 활성화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키로 했다.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수직적인 조직 체계를 수평적인 조직 체계로 변화를 줌으로써 ESG 경영을 강화하고 위원회 설치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달 CJ그룹은 임원직급을 통폐합하는 대대적인 인사직제개편 작업에 나서며 조직문화 혁신에 들어갔다.

CJ는 업무 효율을 위해 1월부터 거점 사무실 ‘CJ 워크 온(Work On)’도 도입하기로 했다.  사진=CJ그룹
지난 달 CJ그룹은 임원직급을 통폐합하는 대대적인 인사직제개편 작업에 나서며 조직문화 혁신에 들어갔다. CJ는 업무 효율을 위해 1월부터 거점 사무실 ‘CJ 워크 온(Work On)’도 도입하기로 했다. 사진=CJ그룹

이달부터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1개 단일 직급으로 간소화한다는 직원직제개편안을 지주 및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승인하고 이번 인원인사에 적용해 시행하기로 했다.

CJ는 국내 최초로 2000년 ‘님’ 호칭을 도입해 수평적 소통문화를 안착시킨 데 이어, 2012년 입사 후 10년 만에 임원이 될 수 있는 ‘빠른 승진(패스트 트랙)’ 제도를 도입하는 등 기업 인사제도 혁신을 선도해 왔다. 내부에서는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르는 ‘님’ 문화를 시행하고 있다.

CJ는 업무 효율을 위해 1월부터 거점 사무실 ‘CJ 워크 온(Work On)’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임직원 개개인의 자기주도 몰입환경 설계 및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강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거점 사무실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주요 거점에 공유 사무실를 설치하고 유연하고 창의적인 근무환경 구축하는 것이다. 기존 사업장 외에 임직원들이 근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별도로 운영하는 사무실이다.

CJ제일제당은 ‘2050년 탄소중립 및 제로 웨이스트 실현’을 선언하고, 기후변화 대응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사업장의 탈(脫)탄소 에너지 전환, 제품과 솔루션의 친환경적인 혁신, 공급망·협력사 등 가치사슬 전반의 그린 파트너십 구축 등 3대 핵심 전략을 토대로 온실가스·에너지·물·폐기물 등 각 영역별로 12가지 과제를 도출했다.

CJ프레시웨이는 ESG 위원회 발족을 추진한다. 위원회는 핵심사업 중심으로 ESG 활동을 확대해나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CJ프레시웨이는 위원회 외에도 경영진 중심의 ESG 협의체, 실무진 중심의 ESG 실무협의체 등을 결성해 체계적인 ESG 경영을 전개할 계획이다.

오리온은 이달 13일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글로벌 탄소배출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오리온은 글로벌탄소배출 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 사진은 오리온 청주공장 전경.
오리온은 글로벌탄소배출 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 사진은 오리온 청주공장 전경. 사진=오리온

글로벌 탄소배출 통합관리 시스템은 한국,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국내외 오리온 사업장 및 생산 공장의 온실가스 배출량, 배출권, 배출시설 현황 등 주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웹 기반의 시스템읻.

한국어와 영어 등 총 5개 언어로 운영함으로써 현지 직원들도 손쉽게 데이터를 입력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법인까지 탄소배출량을 통합 관리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것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 사례다.

오리온은 이를 활용해 그룹 차원의 연간 탄소배출량 목표를 설정하고 데이터 통합 관리 및 온실가스 저감 활동을 실행할 계획이다. 이행 실적은 ESG 강화 차원에서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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