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발등 ‘불’…물가부터 잡아라
윤석열 정부 발등 ‘불’…물가부터 잡아라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2.06.0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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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5월 소비자물가동향’…장바구니 물가 5.4%↑, 근 14년만 최고
석유류 등 공업제품·외식 등 서비스가 견인…경유 46%·밀가루 26%↑
​​​​​​​통계청 “다음달 지표도 5%대 가능성 높아…올 연간 상승률 4.3%예상”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선을 뚫고 근 14년 만의 최고치인 5.4%까지 치솟으면서 윤석열 정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 폭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계속되는 가운데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가격 오름세가 지속됐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소비 수요가 회복하면서 개인서비스 가격도 높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여기에 농축수산물 상승세마저 확대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전국 주유소 가운데 유가가 가장 비싸다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주유소의 18일 유가. 사진=정수남 기자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선을 뚫고 근 14년 만의 최고치인 5.4%까지 치솟으면서 윤석열 정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국 주유소 가운데 유가가 가장 비싸다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주유소. 사진=이지경제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3일 정부서울청에서 제3차 경제관계차관회의를 열고 “현 물가 상황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민생안정대책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예산집행, 관련 법령개정 등 후속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2%를 제시했으나, 조만간 발표할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이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4% 상승했다. 상승 폭은 전월(4.8%)보다 0.6%포인트 확대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였다. 3월(4.1%)과 4월(4.8%)은 4%대로 올라서더니 지난달에는 5%까지 치솟았다.

 5%대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6월 물가는 전월 대비로 0.4% 이상 하락하지 않는 한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4.3%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업제품·개인서비스가 물가 상승 견인…경유 45.8% 급등

지난 달 5%대 물가 상승률을 견인한 것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다.

공업제품의 물가 기여도는 2.86%포인트로 전체 물가 상승률의 절반에 달했다. 개인서비스 기여도는 1.57%포인트였다.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상승분이 전체 물가 상승률의 82%를 차지했다.

공업제품은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영향으로 1년 전보다 8.3% 상승했다. 2008년 10월(9.1%) 이후 이후 최대 상승이다.

경유(45.8%), 휘발유(27.0%), 등유(60.8%), 자동차용LPG(26.0%)가 모두 오르면서 석유류는 34.8% 상승했다. 이 중 경유 가격은 2008년 7월(51.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밀가루(26.0%), 국수(33.2%), 식용유(22.7%), 부침가루(19.8%), 빵(9.1%)을 비롯한 가공식품도 7.6%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외식(7.4%)과 외식 외(3.5%)가 모두 올라 5.1%나 치솟았다. 이는 2008년 12월(5.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식 중에는 갈비탕(12.2%), 생선회(10.7%), 치킨(10.9%)이 많이 올랐다. 외식 물가는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수요가 증가한데다 재료비, 배달비 등 운영경비가 줄줄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외식 외에는 보험서비스료(14.8%), 공동주택관리비(4.1%)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축산물 12.1%↑, 전기·가스·수도 9.6%↑…생활물가 6.7%↑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각각 1년 전보다 각각 7.6%, 3.5%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물가는 4.2% 올라 전월(1.9%)보다 오름폭을 확대했다.

농산물은 0.6% 내렸지만, 채소류 가격은 0.2%, 축산물은 12.1%, 수산물은 2.7% 각각 올랐다

주요 등락 품목을 보면 파(-48.0%), 사과(-22.7%), 쌀(-11.2%), 고구마(-30.3%), 고춧가루(-15.6%), 양파(-15.0%) 등은 내려갔으나 감자(32.1%), 배추(24.0%), 포도(27.0%) 등이 올랐다.

사료비와 물류비가 오른 영향으로 축산물 중 돼지고기(20.7%), 수입 쇠고기(27.9%), 닭고기(16.1%), 국산 쇠고기(2.7%) 가격이 뛰었다. 수산물 물가는 2.7% 상승했다.

어 심의관은 “코로나19 이후 가정 음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다가 곡물 가격 상승으로 사료비도 많이 오르며 축산물 물가가 상승했다”며 “글로벌 공급망 차질, 물류비 등 수요, 공급 측면 모두 상승 요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기요금이 4월에 오르고 가스요금도 4월과 5월 연달아 오르면서 전기·가스·수도는  2010년 1월 집계 시작 이래 최고치인 9.6% 상승률을 보였다.

전기료와 도시가스료가 나란히 11.0%씩 상승했고, 상수도료도 3.5% 올랐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0.7%에 그쳤다. 외래진료비(2.3%), 국제항공료(19.5%) 등은 올랐지만, 유치원 납입금(-18.6%), 부동산중개수수료(-7.7%) 등은 하락한 영향이다.

집세는 전세(2.7%), 월세(1.0%) 등이 모두 오르면서 2.0% 상승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6.7% 상승했다. 2008년 7월(7.1%)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2.5%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2009년 4월(4.2%) 이후 최고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3.4% 상승했다. 2009년 2월(4.0%)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어 심의관은 향후 물가 전망과 관련해 “다음 달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과 비교해 0.4%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물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하면 올해 연간 상승률이 4.3%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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