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방산 시대’…탄소복합재, 제2의 철강산업으로 육성
‘항공우주·방산 시대’…탄소복합재, 제2의 철강산업으로 육성
  • 김진이 기자
  • 승인 2022.12.0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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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탄소복합재 경쟁력 강화전략 발표
2030년 세계 시장 점유율 10% 달성 목표
고성능소재 기술 자립화 등 1천850억 투자

[이지경제=김진이 기자] 우주항공·방산 시대에 필수 소재인 탄소복합재의 경쟁력을 선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제2의 철강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 주재로 ‘제4차 산업전략 원탁회의’를 열고 ‘우주항공·방산 시대에 대응한 탄소복합재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탄소복합재 산업전략 원탁회의.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날 회의에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 박종수 국도화학 부회장, 조문수 한국카본 회장, 홍재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등 탄소복합재 및 우주항공·방산 기업이 참석했다.

탄소복합재는 탄소섬유를 활용하거나 탄소섬유에 플라스틱 수지 등을 첨가해 만든 중간재, 부품 등을 일컫는다. 철보다 10배 이상의 강도를 지니면서도 철 무게의 4분의 1밖에 나가지 않는다.

고강도 경량의 탄소복합재는 낚싯대부터 건축자재, 항공기 등 적용 분야가 넓어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며 철을 대체할 신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철보다 2배 이상 비싸 수요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무게 절감이 핵심인 우주·항공과 방산 산업 등이 확대됨에 따라 최근 탄소복합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세계시장 규모도 2030년 약 200조원, 2040년 약 370조원으로 전망된다.

다만 탄소복합재는 기술 장벽이 높아 소수 국가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고, 전략물자로 분류돼 수출을 통제하고 있어 조달이 쉽지 않다. 세계시장 점유율은 일본 54%, 미국 14%, 독일 12%, 중국 12%, 한국 3% 등이다.

(위부터) ‘탄소섬유 기술로드맵’과 ‘3대 실증 프로젝트 예시’.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위부터) ‘탄소섬유 기술로드맵’과 ‘3대 실증 프로젝트 예시’.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이에 산업부는 100조원 시장 기회를 창출하고, 우주시대 개막과 2030년 도심항공교통(UAM) 대중화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탄소복합재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과감한 기술개발 투자, 민간 생산능력 확충, 탄소복합재 활용 촉진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탄소복합재 경쟁력 강화 전략에 따르면 산업부는 고성능 탄소복합재 분야의 기술 자립화 실현과 반값 탄소섬유 개발에 2030년까지 총 185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한국은 2011년 세계 4번째로 인장 강도 4.9기가파스칼(GPa)의 범용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해 원천 기술부터 양산까지 선진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주항공·방산에 주로 쓰이는 고성능 탄소복합재 기술력은 7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산업부는 고성능 탄소복합재 기술력 확보를 위해 지난 8월 세계 3번째로 원천기술을 확보한 고강도 탄소섬유(인장강도 6.4GPa)의 양산 체제를 2025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철의 15배 강도인 초고강도(인장강도 7.0GPa) 탄소섬유와 13배 강성을 가진 초고탄성 탄소섬유(인장탄성률 588GPa)는 2028년까지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술 자립화를 넘어 선도국가 도약을 위해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는 인장 강도 7.4GPa급의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에도 도전하기로 했다.

경량화 소재 시장의 판도를 바꿀 ‘반값 탄소섬유’(㎏당 약 10달러) 개발에 선진국이 투자하고 있는 만큼 반값 탄소섬유 생산에 필요한 저가 원료와 저에너지 공정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이와 함께 국내 탄소복합재 기업이 세계적인 선도기업,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기업의 생산능력 확대와 제품의 신뢰성 향상도 지원한다.

일본 도레이(Toray)나 미국 헥셀(Hexcel)과 같은 기업들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영역을 우주항공 분야로 넓히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탄소복합재 시장의 성장 전망에 따라 2030년까지 생산시설 확충에 약 2조1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연간 3000억원 규모의 대출에 대해 이차보전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설 투자 확대가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국내 탄소섬유 생산능력은 오는 2028년 2만4000t을 달성해 세계 3위권 내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산업부는 국산 탄소 복합재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국제인증 취득 비용을 1억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고, 방위사업청은 무기체계 개발 시 국산 탄소복합재를 적용하는 프로그램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탄소복합재의 내수 규모를 키우고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총 1000억원 규모의 우주항공 분야 3대 실증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산업부는 탄소복합재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수소차 저장용기, 풍력발전 날개 등에 실증을 지원하고 있으나 규모가 작아 우주항공 분야에는 적합하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이에 국내외적으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4인승급 UAM, 소형 발사체, 저궤도 소형 인공위성 등에 대한 실증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소형발사체 실증 사업은 내년 상반기 기획해서 2024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판 탄소복합재 랩팩토리(LabFactory)’도 구축해 우주항공 분야의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이 탄소복합재로 발사체 등을 시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 산업부는 탄소복합재와 우주항공·방산 업계로 구성된 '탄소복합재 얼라이언스(연맹체)'를 내년 출범해 민간 역량을 결집하고, 탄소복합재 경쟁력 강화전략 실행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철강의 전략적 육성이 자동차·조선 등 주력산업 발전의 토대가 됐듯 우리가 우주항공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K-방산을 수출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필수 소재인 탄소복합재의 내재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관이 함께 만든 이번 전략을 잘 이행해 나간다면 반도체와 함께 '미래산업의 쌀'로 불리는 탄소복합재의 자립화 달성은 물론 제2 철강산업으로의 육성도 가능할 것”이라며 “과거 철강산업 육성이 국가 주도의 단독 플레이였다면 탄소복합재는 그 특성상 민간 주도의 팀플레이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민간 주도 성장을 강조했다.


김진이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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