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주식시장을 달군 이유와 전망
‘로봇’이 주식시장을 달군 이유와 전망
  • 여지훈 기자
  • 승인 2023.02.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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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로봇 관련주 급등…상용화 막던 규제도 개선 물살
근래에는 산업용로봇 외에도 청소·서빙·물류 등에 활용되는 서비스로봇, 인간과 한 공간에서 상호작용하며 작업을 보조하는 협동로봇, 질병의 진단과 수술 과정을 지원하는 의료용로봇까지 그 범위와 종류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여지훈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서 로봇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어릴 적 만화에서나 봤을 법한 위풍당당한 로봇을 떠올렸다면 ‘땡!’이다. 아는 사람은 안다. 로봇도 그 종류와 용도가 천차만별이라는 걸.

로봇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규모 공장 등 산업현장에서 단순반복 작업이나 신속·정교함이 필요한 작업을 인간 대신 수행해왔다. 근래에는 이들 산업용로봇 외에도 청소·서빙·물류 등에 활용되는 서비스로봇, 인간과 한 공간에서 상호작용하며 작업을 보조하는 협동로봇, 질병의 진단과 수술 과정을 지원하는 의료용로봇까지 그 범위와 종류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시대의 변화는 주식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로봇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일례로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과 로봇 액츄에이터 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로보티즈의 경우, 올해 초 2만원 언저리에 형성됐던 주가가 2개월 사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로보티즈의 주가는 이달 24일 3만14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올해 첫 거래일 대비 50% 상승했다.

올해 초 3만2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던 협동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도 회사 지분 10% 확보를 위한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급등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는 같은 달 26일 8만9100원까지 폭등한 뒤, 이후 다소 주춤해졌지만 지난 24일 7만8800원에 종가를 형성하며 추가 상승 여력을 또 한 번 다지는 모양새다.

꼭 대기업 투자와 연관 짓지 않더라도 시장의 관심이 로봇에 쏠린 건 분명하다.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2개월간 부침을 겪은 협동로봇 개발기업 뉴로메카의 주가도 지난 24일 종가 기준 연초 대비 150% 넘게 폭등했고, 정형외과 수술로봇·재활치료 로봇 등 의료용 로봇을 판매하는 큐렉소와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는 로보스타의 주가도 연초부터 강한 탄력을 받고 상승 중이다. 이들 기업 모두 지난 수년간 영업적자였거나, 극히 낮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음을 고려하면 시장은 과거 실적보다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더 무게추를 싣는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최근 개발되는 많은 로봇에 AI가 탑재됐다는 사실은 AI 테마까지 덩달아 달아오르게 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공개돼 전 세계적인 붐을 일으킨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 챗지피티(챗GPT)가 국내에까지 파급력을 미치면서 AI를 향한 관심은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를 정도다. 챗GPT는 방대한 데이터와 강화학습을 기반으로 대화·논문 작성·번역·노래 작곡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업무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화의 숨은 맥락을 이해하고 이전 대화까지 답변에 활용하면서 기존 챗봇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게 특징이다.

챗GPT는 출시 2개월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억명을 돌파하며 현재 구글이 장악한 글로벌 검색시장에서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부상 중이다.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네이버와 카카오,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한국형 챗GPT 개발과 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달 21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첨단로봇 산업전략 1.0’을 마련하고자 ‘첨단로봇 전략 얼라이언스’ 회의를 개최해 이목을 끌었다. 이날 자리에는 산업부 장영진 1차관을 비롯해 두산로보틱스, LG전자, KT, 로보티즈, 뉴로메카, 코모텍 등 다수의 민간기업 관계자가 참석해 로봇산업을 육성·지원하기 위한 전략과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논의했다.

이날 장 차관은 “로봇은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첨단 반도체 등 신기술이 집약된 기반 기술로서, 로봇의 활용은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고, 인력난을 해소하며, 산업재해까지 줄이는 1석 3조의 효과를 지닌다”며 “미래 수출성장동력으로서 로봇산업을 산업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유망 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다수의 로봇 관계자들은 이러한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아직 미진한 국내 수요, 부족한 전문인력, 관련 법령 미비로 인한 불확실성 등 애로사항도 토로했다. 특히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사업이 규제로 인해 지연되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와 관련해 조속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자율주행 로봇이 합법적으로 보도를 통행케 한다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2소위를 통과하면서 규제 개선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고무적이다. 해당 개정안은 그동안 자동차로 분류돼 홀로 보도나 횡단보도 통행을 할 수 없었던 자율주행 로봇을 도로 이용 주체로 인정함으로써 독립적으로 도로 주행을 가능케 한다는 걸 골자로 한다.

앞으로 정부는 민간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첨단로봇 산업전략을 마련해간다는 방침이다. 향후 전략에는 국내 로봇 기업의 제조역량 강화, 3D업종 등 중점분야에서의 로봇 보급확대, 국가 로봇테스트필드 구축 등 로봇 친화적인 환경을 구축하는 방안들이 담길 전망이다. 정부는 로봇업계 수요를 반영해 ‘로봇 규제혁신 로드맵 2.0’도 내달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여지훈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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