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업 시장에 새 플레이어 참전, ‘과점’ 해소할지는 “글쎄”
신용정보업 시장에 새 플레이어 참전, ‘과점’ 해소할지는 “글쎄”
  • 여지훈 기자
  • 승인 2023.03.08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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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ERP정보, 기존 금융정보 대체보다는 보완할 가능성 커
소수 기업이 과점한 국내 신용정보업 시장에 새로운 후발 주자가 진입할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여지훈 기자] 소수 기업이 과점한 국내 신용정보업 시장에 새로운 후발 주자가 진입할 예정이다. 다만 이들 후발주자가 취급하는 신용정보가 대체재보다는 보완재로서 역할 할 가능성이 큼에 따라 향후 실질적인 유효경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서 통신 3사(SKT·KT·LGU+)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서울보증보험 5개사가 신고한 전문(비금융) 개인신용평가회사 설립을 위한 기업결합 건을 승인했다고 6일 밝혔다. 합작회사 지분은 통신 3사가 26%씩, KCB와 서울보증보험이 11%씩을 보유한 구조다.

지금까지 국내 개인신용평가업 시장은 나이스(NICE)평가정보(70%)와 KCB(27%)가 장기간 과점체제를 형성해왔다. 이들 기업은 오랜 시간 축적한 대량의 개인신용정보와 데이터 가공 노하우, 정보기술(IT) 인프라에 기반해 금융권과 신용공여기관에 금융정보 중심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런 와중에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이라는 세계적 추세에 부합해 금융 분야에서도 개인의 소비·투자 행태, 위험성향 등 다양한 비금융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고, 이에 2020년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서 신용정보 산업에서의 규제 완화가 이뤄졌다. 이번 5개사의 합작회사 설립 건도 금융기관이 아니라도 비금융 정보에 특화한 전문 개인신용평가업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진입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추진된 것이다.

앞으로 합작회사는 통신사들로부터 사용 요금제, 통신요금 연체 이력, 통신사 이용 햇수 등 다양한 통신정보를 받아 취합·가공한 뒤 금융사나 신용평가사를 상대로 판매 채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정보는 잠재고객 발굴이나 여신심사 시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사회초년생·주부·노년층 등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그동안 불리한 평가를 받아온 씬 파일러들에도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개인 신용평가 시 금융사나 신용공여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정보는 결국 금융정보”라면서 “통신사들로서도 기존 신용평가사들과 경쟁하기보다는 금융정보를 보완하는 보완재 제공 역할에 좀 더 적극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어떤 형태가 됐든 신용정보업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진출하는 셈이므로 일부 경쟁 촉진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같은 날 공정위는 더존비즈온,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3개사가 기업신용조회업을 영위하기 위해 신고한 기업결합 건도 승인했다. 합작회사는 더존비즈온과 신한은행이 각각 지분 46%, 45%를, 서울보증보험이 나머지 9%를 보유하는 구조다.

더존비즈온은 기업의 재무·회계·세무·인사·영업 등 경영 활동 전반을 통합·관리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전문업체로, 그동안 수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중소기업 대상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2021년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기업정보조회업’ 본허가를 획득했고, 지난해 6월에는 신한은행과 중소기업 특화금융 플랫폼 사업 추진을 위해 기업정보조회업을 영위하는 합작법인 설립을 계약했다.

이번에 공정위는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ERP 기업정보가 기업신용조회업 시장에서 갖는 중요도가 크지 않은 데다 현재 한국평가데이터(52%)와 NICE(47%)가 과점한 대상 시장에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사업자가 진출함으로써 경쟁 촉진 효과도 야기할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서 통신 3사의 개인신용평가업 진출과 마찬가지로, 더존비즈온이 기존 플레이어를 대체하기보다는 ERP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정보로 기존 기업신용평가모델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합작회사에서 가공한 정보를 금융권에서 채택할지도 아직 불분명하므로 합작회사 지분을 다수 보유한 신한은행이 경쟁우위를 가져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더존비즈온이 중소기업 ERP 서비스로는 국내 1위 업체인 만큼 신한은행이 기업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함에 있어 타행 대비 경쟁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 정보를 은행 내부적으로 활용하는 데서 나아가 다른 금융사나 신용평가사에 판매하는 등 다방면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더존비즈온의 주가는 7일 하룻동안 13.06% 폭등했다. 전일 3만7900원에 마감한 주가는 이날 대량의 거래를 동반하며 4만2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여지훈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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