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성이호 기자]미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2년간 동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증시에 미칠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수 반등을 이끌 첫 단계라는 평가와 미진한 대책이기 때문에 국면을 전환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왔다.
■ 증권시장, 일단은 진정세
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저금리 기조를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발표를 한 이후 뉴욕 증시는 하락세를 보이다 막판 급등했고 우리나라 증시도 전날보다 반등해 일단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98% 상승했고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5.29%, 4.74% 올랐다.
이번 FOMC의 발표에 대해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벤 버냉키 의장은 고를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 동결 기간을 명시적으로 밝혔고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경우 오히려 시장의 실망감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이코노미스트는 “제로금리의 최소 기간을 명시해 미국 장기국채 금리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며 “자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미국채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를 제어하고 이자 부담을 줄여 재정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원은 “시장이 기대했던 모든 대책이 나오지 않았지만 초저금리 정책의 지속기간을 최대한 연장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추가 대책 마련 가능성을 열어둬 경기 우호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풀이했다.
다소 중립적 의견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보다 긍정적 판단을 내린 전문가도 있었다.
신한금융투자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서 예상한 금융시장 방어를 위한 추가 조치는 없었지만 변동성 축소에 무게를 둘 수 있다”며 “여기에 우리나라와 대만, 호주 등 주요국 정부도 주식시장 방어를 위한 공조 조치를 내놓아 투자자들의 패닉을 완화하고 지수 반등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여전히 미진한 대책
다른 전문가들은 저금리 정책 유지만으로는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에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발표가 있기 전, 시장 관계자들은 연방은행의 보유채권 만기연장 및 3차 양적완화 등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하이투자증권 김동환 연구원은 “FOMC의 발표가 기조적 위험 자산 선호를 이끌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며 “별다른 변화 없는 초저 금리 유지는 시장을 다독거리는 소극적 대응일 뿐 제반 여건의 변화 유도를 통한 적극적 경기 대응력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KB투자증권 김수영 연구원은 “오늘 새벽에 열린 FOMC에서는 약화되는 경제상황을 인식했으나 저금리를 2013년 중반까지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것 외에는 기존의 정책을 재확인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조정을 촉발했던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국, 유럽 재정건전성 우려가 지속되면서 추세적인 반등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성이호 sung2ho@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