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묻지마 돈벌이’..“월가 시위 남 일 아냐”
금융권 ‘묻지마 돈벌이’..“월가 시위 남 일 아냐”
  • 김영덕
  • 승인 2011.10.0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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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탐욕과 불신 감정 확산 우려...은행 中企대출 외면 ‘예대마진’ 극대화

 

[이지경제=김영덕 기자]최근 미국에서는 금융가의 탐욕에 반기를 든 월가 시위가 3주째 이어지고 있다. 미 전역으로 시위가 확산되는 분위기인 가운데 참여자들만 수만 명 규모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

 

미 월가의 시위가 남의 나라의 일로만 여겨질까. 금융가에 대한 탐욕과 불신에 대한 감정이 전 세계적으로 전이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들이 올해 세계적인 불황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최대실적은 은행과 증권사들이 중소기업이나 서민의 고충을 외면한 채 수익을 극대화하는 영업 전략을 구사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월가를 점령하라’는 미국 시위의 배경이 된 금융권의 탐욕에 대한 지적이 국내에서도 일고 있다.

 

6일 은행업계와 증권업계,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증권사와 은행들은 예대마진(대출이자-예금이자) 확대와 주식시장 ‘큰손’고객 우대 전략 등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는 것.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들의 총 순이익은 10조원에 달했다. 3분기 실적도 예상치보다 높아 은행들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성과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증권사들의 돈벌이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17개 증권사의 4∼6월 영업이익은 4천80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6.98% 늘었다. 순이익은 107.94% 급증한 3천62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식시장 전망이 어두워도 주식 매도를 추천하지 않고 ‘매수’를 유도해 거래량을 늘리고 ‘큰손’고객 등을 우대함으로써 수수료 수익을 높였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과 서민은 빚에 찌들려 고통 받고 있는 데 은행과 증권사들은 세계 경제위기에도 최대 실적으로 내면서 돈벌이에만 매달렸다는 것이다. 예금이자는 적게 주고 대출이자는 높여가면서 막대한 예대 마진을 통해 자기들의 뱃속만 채웠다는 지적이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지난 8월 말 현재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전월 말보다 1천322억원 줄었고 신한은행은 4천490억원, 우리은행은 4천541억원, 외환은행은 4천28억원, 하나은행은 554억원 각각 축소됐다.

 

증권사들도 거액 재산가에게는 주식연계증권(ELW)거래를 빠르게 할 수 있는 전용회선을 제공함으로써 소액투자자들에게는 상대적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금융기관들은 막대한 성과를 내고서 ‘그들만의 리그’를 즐겼다.

 

2011 회계연도 들어 10대 증권사 등기이사(사외이사 제외)들의 월평균 급여는 7천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으로 9억원을 정도를 받는 것이고 이에 연말 보너스 등이 추가되면 액수는 10억원을 훌쩍 넘는다는 것이다.

 

외환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5개 은행 등기임원의 평균 급여도 4천500만원으로 파악됐다. 금융기관 직원들의 급여도 매우 높은 편으로 10대 증권사 직원의 월평급 급여는 661만원이다.

 

이는 삼성전자, 현대차, POSCO, 현대중공업, LG화학 등 대형 수출기업 5곳의 평균치인 503만원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이와 관련 한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미 월가의 시위를 단순히 봐서는 안 된다. 금융권이 서민과 중소기업 등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고 고임금을 고착화한다면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은행권이 예대마진을 줄이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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