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배당금 잔치’...과연 가능할까?
금융권 ‘배당금 잔치’...과연 가능할까?
  • 김영덕
  • 승인 2011.10.1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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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실적, 배당금 잔치 앞두고 여론 악화…‘탐욕인가 정당한 배분인가’

[이지경제=김영덕 기자]미 월가의 탐욕과 부정부패, 성과급 잔치에 반(反)월가 시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도 올해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 물가상승·금융위기로 가계와 기업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데 금융권만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은행권 ‘예대 마진’ 증권사 ‘단타 위주 매매’로 수수료 챙겨...‘대박 냈다’

 

특히 은행권은 예대마진을 높여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농협·수협을 포함한 18개 은행의 올해 순이익이 20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은 직원들에게 50~150%를 연말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권 뿐만 아니라 증권사들도 8000억대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성과급 잔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62곳의 1분기 순이익도 79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7% 증가, 올해 성과급이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발 신용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로 주가는 폭락장과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미들(개인 투자자)은 깡통계좌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단타 위주 매매로 거래 수수료를 최대로 챙기는 역설적인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금융권, '배당금 잔치는 아니다..리먼 사태 이후 동결된 임금 회복 과정'

 

은행권의 최대 실적으로 인해 금융위기 이후 회복 추세를 보이던 임원들의 성과급도 올해 금융위기 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에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민간 금융권 임원들의 연봉은 공개되지 않아 자세히 알 수 없으나 보통 책정된 연봉의 1.5~2배 이상을 성과급으로 받는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리먼 사태 전인 2004년 김정태 당시 국민은행장은 연봉 8억4000만원에 성과급 100%를 합쳐 16억 8000만원을 벌었다는 것.

 

현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은행권 등기임원에게는 1인당 월 1217만~1억9166만원이 지급됐다. 증권사 임원들 역시 월 1000만~3000만원 등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익을 이해관계자들끼리 나눠 갖는 ‘금융회사들만의 리그’는 배당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1조 6484억원의 이익을 거둔 신한은행은 71%만, 1조214억원의 이익을 거둔 외환은행은 31.5%만, 3224억원을 번 제일은행은 38.0%만 내부에 유보한 채 모두 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배당 잔치에 제동을 걸었지만 은행들이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인 가운데 당국의 요구를 거부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성과급 지급을 무조건 비판하면 안 된다고 항변했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리먼 사태 이후 2년간 임금이 동결되고 신입 행원 초임이 20%씩 삭감된 바 있다”면서 “최근 움직임은 리먼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금융권의 항변에도 사회적 여론은 반 월가 시위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데 금융권만 배불리 먹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반 월가 시위가 국내에서도 계획된 가운데 여론의 향배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여부에 따라 금융권의 배당금 잔치 규모와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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