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ㆍ리비아 관계악화 기업들 ‘초상집’
이란ㆍ리비아 관계악화 기업들 ‘초상집’
  • 김영덕
  • 승인 2010.08.0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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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대금 휴지조각 되나 '전전긍긍'‥중동 텃밭 모두 잃게 생겨

천안함 사태 이후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굳건해지는 가 싶더니, ‘공짜는 없었다’. 미국이 북한 제재를 힘을 기울이는 동안 우리도 미국의 주요제재국인 이란 압박 정책에 참여해야한다는 것.

 

미국이 주요 제재국으로 지목하고 있는 이란에 대해 우리나라가 동참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리비아에 이어 이란까지 꼬이게 됐다.

 

특히 우리 대형 건설사들의 텃밭이라 여겼던 이란ㆍ리비아가 애물단지로 변할 조짐이다. 우리정부와 이란ㆍ리비아의 관계가 갈수록 꼬여가면서 현지 기업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미국과 유렵연합(EU)의 대(對) 이란 경제제재로 수출이나 신규 사업에 타격을 입게 된 국내 기업들은 설상가상으로 미국이 우리 정부에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의 자산동결을 포함한 이란 제재 강화를 요청하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

 

리비아 역시 우리 외교부 직원의 '스파이 사건' 해결 대가로 리비아가 우리 정부에 10억달러 상당의 공사를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제재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오아시스의 환상’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입장에서 이란은 우리나라의 중동지역 최대 수출 시장이고, 리비아는 세 번째로 큰 해외건설 시장이어서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우리 기업의 피해가 적지 않다는 것.

 

美, 대이란 제재 동참 요구‥기업들 중동 최대 수출 ‘이란’ 잃을 까 '노심초사'

 

4일 코트라에 따르면 대이란 직간접 수출규모는 지난해 60억달러, 올해 상반기 25억6천만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이란과의 교역규모는 총 40억달러로, 최근 한 달 피해액은 약 3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이란에 수출하는 제품으로는 철강, 화학, 중소 자동차 등으로 미국, EU의 이란 제재 압박이 거세지면서 수출대금 결제 등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이란 금융제재후 이후 국내은행 현지 지점 대신 두바이 등 다른 아랍권 은행쪽으로 결제 계좌를 바꾸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이것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이란 제재가 더욱 심화될 경우 이란 은행에서 발행해준 채권은 ‘휴지조각’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건설업계도 이미 이란에서의 신규 수주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대림산업, 두산중공업 등 3개사가 6건의 공사(계약액 15억달러)를 진행 중에 있다. 아직까지는 문제가 발생되고 않고 있지만 신규 수주활동은 아예 포기한 상태다.

 

중동시장에 최대건설사인 현대건설도 올 초 진행 중인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이란 테헤란 지사장을 알마티 지사장으로 전보 발령을 내렸다. 당분간은 이란에서 신규 수주가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뿐이 아니다. GS건설의 경우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가 강화되면서 지난해 10월 이란에서 수주한 1조4천억원 규모의 가스탈황시설 공사의 계약이 지난달 무산된바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이란계 다국적 가전유통업체 엔텍합 인터스트리얼 그룹과 매각 협상 중에 있는데 이번 사태로 매각협상이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건설사 파라다이스 ‘리비아’‥외교 문제가 신규 수주 걸림돌

 

주로 국내 건설사들의 주요 활동 무대인 리비아 역시 이번 외교문제로 인해 신규 수주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리비아에서는 현재 20개 건설사가 총 51건, 92억달러의 공사를 진행 중이며 대우건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들은 당장 공사 진행은 문제가 없지만 외교관계 회복이 더딜 경우 우리 건설사의 ‘텃밭’을 경쟁국가에 뺏길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지 기업들은 리비아가 우리 정부에 10억 달러 규모의 무상공사를 요구했다는 루머에 대해, 사실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상황을 예의주시고 하고 있다는 것.

 

이에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관계자는 “이란, 리비아의 경우 해외건설 시장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국가”라며 “미국이 현재 우리를 돕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식으로 따라가서는 안된다. 중동시장은 국내 건설사들의 통해 탈출로이다. 이마저 무너지게 되면 건설업계는 살아나기 힘들다. 특히 주요 중동국가와의 외교문제로 인해 십 수 년간 쌓아놓은 기업들의 터전이 잃지 않을까 우려된다. 빠른 시일내 외교관계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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