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9경기 홈런..'불가능 뚫다'
이대호 9경기 홈런..'불가능 뚫다'
  • 인터넷뉴스팀
  • 승인 2010.08.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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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에도 8경기가 최고...이대호 세계기록 세워

"8경기 연속 홈런을 이룬 선수도 전 세계에서 단 4명밖에 없었다지요. 그런데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9경기로 세계 신기록까지 이뤘으니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현역 시절 거포로 이름 날린 김기태(41) LG 2군 감독은 까마득한 후배인 이대호(28.롯데)가 일궈낸 대기록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김 감독은 "경기마다 투수와 상황이 다른데도 이대호가 대단한 집중력을 보였다"라며 "기록 달성에 대해 남다른 애착과 근성을 보인 결과"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14일 KIA와 광주경기에서 2회 김희걸을 상대로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기는 3점 홈런을 뽑아냈다.

지난 4일 두산과 잠실구장 경기 이후 내리 9경기에서 홈런을 쳐냈다. 웬만한 선수라면 한 시즌이 걸려야 작성할 홈런을 불과 열흘 만에 이뤄낸 셈이다.

 

이대호의 기록이 대단한 것은 김기태 감독의 말처럼 기록 경신에 대한 부담을 안은 상태에서 매 경기 다른 상황 속에서 꾸준히 홈런을 쳐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록의 제물이 되지 않으려고 온 신경을 집중해서 까다로운 공을 던지는 투수와 상대해서 경기마다 큰 타구를 빚어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연속 경기 홈런의 어려움에 대해 김용희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 겸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홈런을 치라고 투수가 공을 던져줘도 실제 홈런을 때리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경기마다 연속해서 홈런을 치기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8경기 연속 홈런 기록이 최다이며 그것도 단 3차례밖에 나오지 않았다. 1936년부터 막을 올린 일본 프로야구는 8경기 기록은 한 번도 작성하지 못했고 두 차례 7경기 기록만 배출했다.

 

그나마 두 나라에서는 현대 야구가 꽃을 피운 1990년대 이후로는 관련 기록을 거의 내놓지 못했다. 일본은 오사다하루(요미우리)가 1972년 9월에 7경기 연속 홈런을 친 뒤 1986년 6월 랜디 바스(한신)가 타이기록을 달성했을 뿐이다. 그 뒤 무려 24시즌 동안 이전 기록을 뛰어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도 1956년 5월 데일 롱(피츠버그)이 처음으로 8경기 연속 홈런 고지에 올랐고 1987년 7월 돈 매팅리(뉴욕 양키스)가 타이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가장 최근 타이기록은 켄 그리피 주니어(시애틀)가 세운 1993년 7월 기록으로 역시 17년이나 묵었다.

 

이처럼 현대 야구에서 타자가 연속 경기 홈런을 치기가 어려운 것은 타자의 능력이 발전한 만큼 투수의 기술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투수의 수준까지 고르게 나아졌기 때문에 만만한 상대를 상대로 쉽게 홈런을 빼앗기가 어려워졌다.

 

또 두세 경기에서 연속으로 홈런을 치게 되면 상대팀에서 현미경처럼 분석한 뒤 집중 견제가 펼쳐진다.

전력 분석팀의 자료를 바탕으로 투수는 타자가 약점을 보인 코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상승세를 꺾게 된다. 웬만큼 타격 감각이 좋지 않고서는 배겨내기 어려운 셈이다.

 

메이저리그보다 한국 투수의 실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런 변수 속에서 타자가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기마다 홈런을 때리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이대호는 9경기 연속 홈런을 때릴 때도 여러 차례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기록 달성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6일 한화와 대전경기에서 3경기째 홈런을 쳤을 때 8회 마지막인 4번째 타석에서 아치를 그렸다.

무엇보다 이대호의 홈런 행진의 최대 고비는 8일 한화와 경기였다. 당대 최고 왼손 투수인 류현진과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대호는 6회까지 3타석에서 삼진 2개를 당하며 철저하게 류현진에게 눌렸다. 그러다가 마지막 4번째 타석인 8회에 초구를 강타해 극적으로 홈런을 작성했다.

 

12일 삼성경기와 13일 KIA 경기에서도 한 타석을 남겨둔 7회에서야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마음을 졸여야 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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