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린푸드를 집중지원하는 까닭은?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린푸드를 집중지원하는 까닭은?
  • 황병준
  • 승인 2012.03.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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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정씨일가' 배 채우고 현대백화점그룹 지배력 강화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그린푸드를 집중적으로 지원, 이 회사가 해마다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데 대해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분이 가장 많은 정씨 오너일가의 부를 더욱 많이 쌓아주자는 측면도 있지만 그룹지배력을 한층 강화하자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의 매출은 7955억 원으로 전년의 3949억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성장했다.


하지만 현대그린푸드의 이러한 급성장에는 뒷말이 무성하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즉 내부거래를 한층 강화해 온 데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현대그린푸드는 나아가 중소기업의 고유영역을 침범하면서까지 돈이 되는 사업에 진출,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과 현대그린푸드의 내부거래실태를 보면 놀라울 정도다. 현대푸드시스템의 지난 2010년 매출액 3949억 원 중 36%에 해당하는 1414억 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계열사 내부거래 통해 대주주 회사 배불려


현대푸드시스템(893억 원), 현대백화점(238억 원), 현대홈쇼핑(124억 원), 한무쇼핑(47억 원), 현대에프앤지(12억 원), 현대쇼핑(11억 원) 등 무려 20여개의 계열사가 현대그린푸드를 지원했다.


그 이전의 내부거래는 더욱 심각했다. 현대푸드시스템(1711억 원), 현대백화점(225억 원), 현대홈쇼핑(113억 원), 한무쇼핑(26억 원), HCN새로넷방송(13억 원), 현대HCN(11억 원)등 20여개 계열사가 현대그린푸드 매출액 2945억원의 74%에 달하는 2180억 원의 일감을 몰아줬다.


현대그린푸드가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00년 19%(총 매출 1조6682억 원-내부거래 3090억 원), 2001년 15%(1조7898억 원-2755억 원), 2002년 15%(1조7301억 원-2665억 원)로 나타났다. 하지만 2003년부터는 60%(3396억 원-2026억 원), 2004년 62%(3545억 원-2207억 원), 2005년 35%(3610억 원-1248억 원), 2006년 43%(4048억 원-1740억 원), 2007년 47%(4602억 원-2181억 원), 2008년 51%(4631억 원-2360억 원)로 내부거래비율이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에서 분리된 2002년부터 내부거래 비율이 급상승해온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그린푸드에 일감을 몰아준 것은 이 회사의 지배구조와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정씨일가의 지분이 가장 많아 오너인 정씨일가의 부를 더욱 늘려주자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씨 오너일가 지분 30% 넘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정씨’ 오너일가가 지분의 30.54%(2983만4897주)를 소유하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12.67%인 1238만27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생 정교선 부회장은 15.28%인 1492만7100주를 갖고 있다. 이들 형제의 아버지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도 2.59%인 252만7527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계열사인 현대쇼핑이 7.75%인 757만8386주,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청호 부회장이 0.08%인 (7만4260주) 현대홈쇼핑의 민형동 대표가 0.05%인 4만2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씨 오너일가들은 그동안 배당금을 짭짤하게 챙겨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그린푸드는 2010년 주주들에게 42억 원을 배당했는데 정씨 일가는 13억 원 가량을 배당 받았다.


현대그린푸드는 2000년 63억 원, 2001년 83억 원, 2002년 93억 원, 2003년 11억 원, 2004년 20억 원, 2005년 20억 원, 2006년 20억 원, 2007년 21억 원, 2008년 26억 원, 2009년 26억 원 등 매년 배당을 실시해왔고 이때마다 정씨 일가는 배당금을 챙겼다.


현대그린푸드의 급성장은 정씨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기도 하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12월31일 기준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다수의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12.5%(281만 주), 금강에이앤디 100%(148만 주), 현대에이앤아이 10.41%(2만5000주), 현대홈쇼핑 15.50%(186만주), 현대HCN 6.06%(653만 주), 현대드림투어 100%(20만 주), 현대엘이디 51%(3만 주)등 계열사의 중심에서 일감몰아주기를 펼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의 성장은 정씨 오너일가의 지분을 늘릴수 있는 자본력을 확충하고 이는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바탕이 돼 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린푸드에세 현대백화점이 부활되면서 1조 원이 넘는 매출이 사라져 계열사간 내부거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매출을 증대시키기 보단 내부 거래를 통해 매출이 늘고 있어 내부거래율만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성장을 한층 강화하는 차원에서 중소기업 고유영역에도 사업을 확대, 문어발 경영을 서슴지 않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총수 자녀의 상당수가 중소기업 업종에 진출해 있다고 밝혔다. 현대그린푸드의 외식브랜드 베즐리의 12개 매장 중 11곳이 현대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까지 대기업의 사업 진출은 중소상인들의 희생을 업고 대기업이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문제의 핵심은 계열사 수 증가보다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나 중소기업 영역잠식”이라고 말했다.

 


황병준 thesky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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