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이종근 기자]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30대 재벌 계열사 5곳 중 1곳은 내부거래 비율이 7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30대그룹 소속 계열사 1165개사의 지난해 매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내부거래 비율이 70% 이상인 계열사는 18.1%인 211개사였다.
이는 전년도(190개)보다 21개사가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70% 이상 내부거래를 한 계열사는 21곳으로 가장 많은 곳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었다.
GS그룹도 20개사에 달했고, SK그룹(16개사)와 CJ그룹(15개사), LG그룹(14개사), 한진그룹(13개사) 등도 10곳이 넘었다.
내부거래비율 70% 이상의 계열사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한진과 현대그룹이었다. 한진은 8개에서 13개사로, 현대는 0개에서 5개사로 각각 5개사가 불어났다.
지난해 매출 전체가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곳은 지난해 56개사였다. 전년도(48개사)보다 8개사(16.7%) 증가한 수치다.
내부거래 비율이 100% 계열사는 삼성이 6개사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매출 1810억원을 기록한 삼성종합화학을 비롯해 에스에스엘엠, 삼성화재손해사정서비스, 에스코어, 오픈핸즈, 에스원씨알엠 등이 포함돼 있었다.
LG는 엘지도요엔지니어링·씨에스리더·하이텔레서비스·곤지암예원·아인텔레서비스 등 5개사로 집계됐다. GS와 STX그룹, 부영그룹, 코오롱그룹, 영풍그룹 등 5개 재벌기업은 내부거래 매출이 100%인 계열사가 각 4개사씩이었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가 비상장사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비난은 더욱 거세다. 사업내용이 공개되는 상장사보다 비판과 감시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악용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내부거래 비율 100%인 재벌 계열사 56개사 중 상장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70% 이상인 211개사 중에서도 상장사는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13개사(6.2%)에 불과했다. 나머지(198곳, 93.8%)는 모두 비상장사였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계열사 중 비상장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상장사와 달리 비판과 감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0대 재벌그룹 내부거래 총액은 2010년 128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62조3000억원으로 26.7% 늘었다. 내부거래 비율도 평균 12.55%에서 13.77%로 1.22%포인트 상승했다.
이종근 tomaboy@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