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코엑스 꿈꾸다 희미해진 ‘동자동 드림’
동부건설, 코엑스 꿈꾸다 희미해진 ‘동자동 드림’
  • 서영욱
  • 승인 2012.11.1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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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공사비 달라” 조합에 800억 소송 ‘촌극’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서울 용산구 동자동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인 동부건설이 조합을 상대로 밀린 공사대금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비판과 함께 일각에서는 건설경기 침체로 동부건설이 무리한 자금 확보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동자동 도시환경정비사업은 대지면적 1만9494.2m², 연면적 17만3758.62m²에 주거시설 3개동, 업무시설 1개동 등을 신축하는 것으로 동부건설이 총 4구역에 대해 2005년 사업을 수주했다.

 

내년 1월 준공이 예정된 공사는 현재 97.3% 완료된 상태지만 공사대금과 금융비용 2900여 억원 중 1100억원 가량만 지급된 상태다. 완공을 앞두고 더 이상 공사비 지급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동부건설은 결국 동자동 제4구역 도시환경정비조합을 상대로 공사대금 등 800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 2008년 5월 조합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착공에 들어갔다. 공사대금은 추후 분양을 통해 얻는 수익금으로 지급받기로 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공사대금이 원활하게 지급되지 못했다. 현재 분양은 거의 대부분 완료된 상태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을 예상한 분양자들이 중도금 납부를 미루면서 조합이 분양금 회수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동부건설 측은 이러한 사태를 예상해 분양 초기부터 분양가 인하 등 대책을 세우라고 조합 측에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예전처럼 호황일 것으로 예상하고 책정한 고액 분양가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2008년 5월 조합과 분양금 지급에 따라 공사금을 지급받는 내용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며 “현재 공사는 97.3% 완료된 상태지만 미분양 사태 발생으로 1859억원의 공사대금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분양 사태로 조합 측에 분양가 인하 조정 등 대책을 요구했지만 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완공됐을 시 동부건설이 회수해야 하는 돈은 24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합 측의 의견은 달랐다. 동부건설이 일방적으로 소송을 제기해 조합 측에 자금 수금 압박을 가하려는 것 같다는 목소리다.

 

동자동 제4구역 도시환경정비조합 관계자는 “분양가 인하 대책을 조합 측에서 일방적으로 거절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주거동을 일부 할인 분양해 미분양 가구를 소진하자는 의견이 나올 만큼 분양가 합의에 대해 적극적이었다”고 반론했다.

 

또 “주거동의 경우 36세대가 남았는데 70평수 이상의 대형평형이라 거래가 쉽지 않다는 것을 동부건설 측도 알고 있고 이와 관련해서 양측이 논의 중이었다”며 “소송 사실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고 우리도 기사를 보고 알게 돼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동부건설 관계자는 “단순하게 받지 못한 공사대금을 받기 위한 소송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이번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동부건설도 공사대금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아 구조조정과 자산매각을 시행하는 등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며 “조합도 현실적인 대금 지급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 붙였다.

 


◆ 제2 코엑스 꿈꾸던 동부건설, 부동산 불황에 ‘휘청’

 

동부건설은 국제업무지구로 조성될 용산과 서울역 사이의 동자동 일대를 대대적으로 개발, 도심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동부건설은 주상복합 브랜드 ‘아스테리움’을 처음으로 동자동에 선보이는가 하면 인근지역 개발을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역 인근 용산구 동자동 37-17번지 일대(동자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1만991㎡ 부지에 들어서는 ‘동부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은 동부건설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주상복합아파트다. 지하 9층에서 지상 35층의 4개동 규모로 총 273가구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오피스, 상가 등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동자동 일대는 이미 개발 압력이 거센 지역이다. 서울역사 북부지역 5만5800여㎡ 대지에는 40층 규모로 컨벤션센터가 건립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컨벤션과 호텔, 판매시설, 업무시설, 쇼핑문화시설 등이 조성돼 아시아 컨벤션산업 및 문화공간의 허브역할을 담당한다.

 

아울러 컨벤션센터 북쪽에는 150m 높이의 ‘랜드마크 타워’도 들어서는데, 이 빌딩은 오피스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또 국제회의장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의 숙식과 문화체험관광을 책임질 360실 규모의 ‘특2급호텔’과 백화점, 아트플라자 등 문화편의시설도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서울시가 개발 계획을 대폭 수정하거나 백지화하면서 열기가 사그라진 모습이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장기간 표류로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동반효과를 기대했던 동자동까지 짙은 그늘이 지고 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동부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은 서울역 인근 개발ㆍ정비 사업, 남산 르네상스에 이르기까지 강북 개발 사업의 중심지로 제2의 코엑스로 불리기까지 했다”며 “최근 장기화된 부동산 침체와 함께 동자동 프리미엄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 동부건설이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영욱 syu@ez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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