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들 본격 '호텔 전성시대' 내막
재벌그룹들 본격 '호텔 전성시대' 내막
  • 한종현
  • 승인 2012.12.1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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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좀 된다 싶으니 너도 나도 '러쉬'

[이지뉴스=한종현기자] 재벌가 호텔들이 물밑들 밀려들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이했고 재벌가들은 앞 다퉈 호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주유소 부지까지 밀면서 호텔을 여는 것을 고려중이라니 말 다했다. 가히 호텔 전성시대라고 부를 만하다. 

아주그룹이 서울 마포 서교동에 있는 '호텔서교' 신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아주그룹은 최근 서울 마포구청에 호텔 신축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아주그룹은 현재 최대 500% 이내인 건물 용적률을 최대 900%까지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경 신청이 통과되면 아주그룹은 현재 지하 2층~지상 13층에 135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서교를 지하 5층~ 지상 22층에 378개 객실을 가진 대규모 호텔로 건설할 계획이다.

아주그룹 호텔 운영
신라·롯데 어깨 견줄 듯

새 호텔이 신축되면 아주그룹은 제주에 이어 서울에서도 특1급 호텔을 운영하게 돼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등 국내 유명 호텔체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전망이다.

아주그룹은 지난 2000년 365억원을 투입해 특1급 호텔인 하얏트리젠시 제주를 사들인 바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호텔은 4년 안에 전국 각지에 2200실 규모의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을 신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2018년까지는 국내외 40곳으로 늘린다는 게 롯데호텔의 입장이다.

비즈니스호텔은 객실 크기와 서비스, 식당·연회장 등 부대시설을 최소화해 특급호텔 대비 가격을 30% 이상 낮춘 호텔을 말한다.

롯데호텔은 2014년 2월 제주시에 262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 개관을 시작으로 같은 해 3월 대전시 유성구 스마트시티, 6월 서울 구로구, 10월 울산시 달동에 비즈니스호텔을 차례로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호텔은 계열사인 롯데자산개발이 매입한 을지로 장교동 시그니쳐타워 인근 호텔부지와 세종호텔 인근 주차타워에 각각 270실, 430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을 열기 위해 장기 임차계약을 맺기도 했다.

또한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에도 300실 규모의 호텔 운영을 계획해 4년 안에 롯데호텔계열 비즈니스호텔이 7곳 더 생기게 된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 사업확대·신규진출
롯데·삼성·SK·GS…잇달아 대형 프로젝트 선언

이에 앞서 2009년 마포에서 선보인 '롯데시티호텔마포'는 오픈 3년 만에 연간 객실 판매율 90%를 돌파하며 성공적 입지를 굳혔고 지난해 김포국제공항 롯데복합쇼핑몰에 문을 연 롯데시티호텔 2호점 '롯데시티호텔김포공항'도 비즈니스호텔 업계를 이끌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인 호텔신라는 최근 '신라스테이'라는 브랜드로 KT자산운용이 개발하는 역삼동 KT영동지사 부지, 서대문구 미근동 옛 화양극장 부지, 구로디지털단지 인근 옛 JW중외제약 부지 등 총 5곳을 선보일 계획이다.

KT영동지사 부지는 KT가 발주한 14층짜리 비즈니스호텔로, 코오롱글로벌이 공사를 맡고 완공 후에는 호텔신라가 신라스테이 간판을 달고 위탁경영을 하게 된다.

또 다른 계열사인 삼성화재는 지난 9월 서울 관훈동 보유 부지를 비즈니스호텔을 포함한 복합시설로 개발한다는 내용의 개발계획서를 관할 구청에 제출했다. 이곳 역시 호텔신라가 위탁운영을 맡은 가능성이 크다.

GS그룹 계열 호텔 전문회사인 파르나스호텔(옛 한무개발)은 서울 명동에 첫 번째 비즈니스호텔을 연다. 파르나스호텔은 서울 삼성동에 있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파르나스호텔은 서울 명동 세종호텔 인근 삼윤빌딩을 리모델링한 비즈니스호텔 '나인트리 명동'을 12월1일 개장한다고 발표했다.

주유소 밀고 호텔
외연 확장 집중

나인트리호텔 명동은 총 144개 객실을 갖추고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많은 점을 감안해 전 직원이 일본어 사용을 하고, 중국어와 영어를 할 수 있는 직원도 상시 배치된다.

한진그룹의 숙원사업인 7성급 호텔 신축도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관광호텔 건립·증축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학교반경 200m 이내에는 관광호텔을 신·증축할 수 없지만 정부가 마련한 개선안은 카지노와 유흥주점이 없는 관광호텔은 학교 인근에도 지을 수 있게 했다. 대한항공이 확보한 7성급 한옥형 고급호텔 부지 인근에는 3개 여자 중·고교가 있다.

만약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한진그룹의 호텔 건축 프로젝트는 사실상 순풍을 타게 된다.

워커힐을 운영 중인 SK네트웍스는 영업이 부진한 SK주요소 부지를 이용, 비즈니스호텔로 전환할 계획이다. SK네트워스는 현재 특1급 호텔인 쉐라톤그랜드 워커힐과 W서울워커힐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는 서울시 중구 오장동 SK수도주유소 부지에 비즈니스호텔을 새로 지어 자산 효율화에 나선 다는 것. 실제로 SK네트웍스는 지난 2005년 서울 여의도 주유소 용지를 36층 규모 오피스텔로 개발해 300억원 가량 수익을 낸 바 있다.

업황 부진 건설사
호텔로 반전 도모

애경그룹 계열의 수원애경역사는 수원역과 AK플라자 수원점 옆 부지에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가칭)을 2014년 7월 오픈할 예정이다. 노보텔 앰버서더 수원은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로 총 295실의 객실을 갖춘 특2급 호텔로 신축되며 호텔 운영은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가 담당한다.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는 프랑스 호텔그룹 아코르사와 국내 호텔그룹 앰배서더가 공동출자한 호텔운영전문 그룹이다. 아코르는 전 세계 92개국에 4426개의 호텔을 운영 중인 세계적 그룹이다.

애경그룹은 민자 역사로 개발하는 경의선 홍대복합역사에도 비즈니스호텔을 건립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6월 서울 6성급 호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이하 반얀트리)을 인수했다. 현대그룹은 지난 1월16일 반얀트리 인수를 위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후 5개월여에 걸친 실사를 마무리 짓고 최종 인수계약을 했다. 인수 가격은 1635억이다.

반얀트리는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옛 타워호텔을 부동산 개발업체 어반오아시스가 2007년 인수해 새로 단장한 호텔이다.

현대차그룹은 제주도 서귀포에서 해비치호텔을, 현대중공업은 경주·울산·목포·강릉·블라디보스토크에서 현대호텔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 웨스턴조선호텔은 쌍용건설이 서울 동자동에 건립 중인 용산 쌍용플래티넘 콤플렉스 내 359실 규모의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에 뛰어든다.

오는 2014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이 빌딩은 오피스텔 한 동과 호텔·오피스 복합빌딩 한 동으로 구성, 쌍용건설은 호텔부문을 떼어내 900억원 안팎에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하기로 했다. 맥쿼리 측은 20년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호텔 운영을 조선호텔에 맡기기로 했다.

오픈 시기나 구체적인 운영 방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하루 숙박료 10만∼20만 가량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보유 부지 활용…비즈니스호텔 '붐'
건설사·외국체인·중소기업도 관심 '업'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도 호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파크하얏트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내년 2월18일 개관 예정인 파크하얏트부산의 오너이기도 하다. 파크하얏트부산은 해운대 마린시티에 위치해 있고 69개의 스위트를 포함한 269개의 객실을 선보일 예정이다.

KT의 부동산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는 서울 역삼동 영동전화국 옆 주차장 터에 300실 규모 호텔을 짓고 있다. 전국 전화국 자리를 호텔로 재개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도 오랫동안 제주에서 관광호텔을 운영해온 자회사 오라관광을 앞세워 비즈니스호텔사업에 진출했다. 이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플랜트사업본부 사옥을 240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로 재단장 중이다. 이와 함께 서울 중구 장교동 부지와 을지로 인근 부지를 임대해 각각 540실, 200실 규모의 호텔 건립도 검토 중이다.

호텔이 완공되면 운영은 자회사인 오라관광이 맡거나 위탁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오라관광은 자본금 500억에 대림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제주도에서 '제주그랜드호텔'과 골프장 '오라컨트리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부영그룹도 최근 1700억규모의 중구 소공동 옛 삼환기업 부지를 매입해 비즈니스호텔 건립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무주리조트와 제주 앵커호텔을 인수했다.

외국계 호텔 체인과 중소기업도 관심이 뜨겁다.

일본계 중저가 호텔 체인 도요코인과 도미인은 부산 등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일본 롱스테이 재단 한국지부 코비즈는 부산 해운대에 저가 체류형 시설인 '롱스테이텔' 건립에 본격 착수했다.

하나투어는 최근 서울 인사동 서울아트센터 맞은편에 특2급 호텔인 '센터마크'를 오픈했다. 또 다른 여행업체인 모두투어도 센터마크 호텔에서 100m 가량 떨어진 견지동에 '아벤트리 종로 관광호텔'을 지난 9월 열고 운영 중이다.

여행 업체도 뛰어든
비즈니스호텔 사업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 등 11개 호텔을 운영 중인 앰배서더호텔 그룹은 이비스 앰배서더 인사동, 이비스 앰배서더 오창, 노보텔 앰버서더 성북,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등을 차례로 열기로 했다. 2015년까지 총 20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임페리얼팰리스그룹도 국내외 5곳의 신규 호텔을 낼 방침이다. 호텔프리마도 북창동에 약 100실 가량의 호텔을 짓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호텔 업체수는 644개, 객실수는 7만763개에 이른다. 이중 수도권 호텔 수요는 3만6000여 실, 공급량은 2만8000여 실에 그쳤다. 한국관광공사는 3년간 3만1000개의 객실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재벌가들이 호텔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한종현 han1028@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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