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패배 후 손학규-김두관 ‘노림수’
문재인 패배 후 손학규-김두관 ‘노림수’
  • 조지은
  • 승인 2012.12.3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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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뉴스=정치팀] 민주통합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대선 패배의 수혜자와 피해자가 당 내부에서 뚜렷이 갈리는 분위기다.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지도부와 그 자리를 메울 세력이 각자 진용을 갖추면서 갈등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놓는 자와 잡는 자.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였던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정치일정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여전히 야권 정계개편의 최대변수로 남으면서, 대선 전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의 회동 의도가 새삼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더불어 울산 등 경남에서 문재인 전 후보 지원유세를 펼쳤던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차차기 대권도전설’도 벌써부터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친노 대립 유리해

안 전 후보에 이어 손 고문이 내년 1월 중순 독일 유학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치권은 손 고문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인의 길을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밝힌 안 전 후보가 지난 11월23일 손 고문과 비밀회동을 한 바 있어 손 고문의 출국을 두고 두 사람의 연계 움직임이 더욱 주목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비노(비노무현)+손학규+안철수+시민사회’의 결합을 통한 신당 창당설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갈등이 안 전 후보 귀국 전에 수습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손-안 신당 창당설을 부추긴다.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움직일 세력으로 비노 진영의 중도파 의원들이 거론된다. 이들은 손 고문과 접점을 이룬다. 경선과정에서 친노(친노무현)와 격하게 대립했던 손 고문은 비노세력의 중심인물로 ‘중도층 잡기의 적임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손 고문이 민주당 내 ‘온건보수’로 분류되는 것도 그렇다. 안 전 후보가 자신을 ‘합리적보수’라고 주장한 점도 손 고문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손 고문이 민주당과 안 전 후보가 교집합을 이루는 지점에 있는 셈이다.

손 고문이 위치한 교집합에 진보정당이 합류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안 전 후보가 자신을 향한 중도파 지지 동력을 향후 5년간 끌고 가기 위해서라도 무리한 ‘몸집 불리기’는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당에서 손 고문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안 전 후보는 우선 자신의 확실한 ‘정치노선’을 보여 세력을 굳히고, 향후 ‘범야권 연대’의 형식으로 진보정당을 아우르며 18대 대선과 같이 여·야 1:1 대립구도를 이어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손 고문은 민주당 내 중도파·온건보수의 대표인사로, 민주당 의원들을 견인하는 ‘용인술’을 펼칠 최적의 인물이란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당 결집력을 통해 ‘창당에 이르는 수준’의 새로운 민주당을 바라는 의원들에게 이 같은 손 고문의 행보는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그저 한자리 차지하려는 손 고문의 욕심으로 비치기에 그렇다.

안철수 카드로 기사회생, 재기 노린 벼랑 끝 전술
도지사 중도사퇴 ‘김두관 심판론’으로 대선 패배?  

당 밖 시선도 마찬가지다. ‘철새 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손 고문에게 이번 대선은 ‘마지막 필살기’와도 같았다. 이와 맞물린 안 전 후보와의 신당 창당설은 그의 철새정치를 증명하는 꼴이 된다. 자칫 잘못하면 ‘유종의 미’도 거두지 못할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 기자에게 “손 고문은 앞으로 자리를 봐가면서 움직일 것이다. 아직 당 대표 욕심을 버리지 못했을 수도 있고….”라고 말했다.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유세장을 찾아 문 후보 지지 연설을 했던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손 고문과 처지가 다르다. 김 전 지사는 비교적 조용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경남에서 새누리당의 김두관·민주당 심판론이 일부 먹혔던 것.

김 전 지사는 대선과정에서 경남 유권자들로부터 도정을 팽개쳤다는 비판에 직면해야만 했다.

게다가 선거에 앞서 문 후보와 문 후보 선대위가 경남지사 공천을 위해 장시간 후보군을 물색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한 것으로 알려져 당내에서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김 전 지사에게 대선 패배의 요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당권을 장악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부분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김두관이 이번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오지 않았더라면 확실히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었다”라며 “저평가 우량주로 평가받으며 초반 상한가를 쳤다. 하지만 친노·비노 프레임으로 민주당 분열을 야기시킨 장본인으로 평가받고 있어 당권 장악은 어렵다고 본다. 세력이 없어 신당 창당도 어렵지 않겠냐”라고 혹평했다.

반면에 한 전문가는 “아직 저평가 되었을 뿐이다. 경남도지사 사퇴는 대선에 출마하면서 개인적인 영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우직한 심성을 바탕으로 한 결정이었다. 우량주라는 평가를 받고 다시 다음 대권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라고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김 전 지사의 여의도 입성과 당내 세력결집은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민주당의 갈등이 수습되고 야권 개편이 마무리될 때까지 당 지도부나 창당의 주요 인물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아직도 저평가 우량주?

여야를 불문하고 누가 최후의 승자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곳이 바로 정치판이다. 부활의 발판을 마련한 손 고문과 갈 곳을 잃은 듯한 김 전 지사. 막판 뒷심이 위력을 발휘할지, 서툰 여의도 첫걸음이 제자리를 찾아갈지. 기가 막힌 타이밍을 포착해 여의도 왼쪽을 주도할 자가 누구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지은 jieu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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