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는 지분율 높은 총수일가의 전유물?
'내부거래'는 지분율 높은 총수일가의 전유물?
  • 남라다
  • 승인 2013.06.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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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전체 일감 나눠주기…총수 지분율 30% 초과 계열사 내부거래 10% ↑



[이지경제=남라다 기자] 정부가 지난해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의 편법 부 이전에 대해 규제 움직임이 일자, 대기업들이 그룹 전체에는 일감을 나눠주고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는 내부거래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외관상으로는 일감 몰아주기를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면서 내부적으로는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에 내부거래를 강화하는 등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히 현대그룹은 지난해 내부거래 증가율이 전년대비 94%에 육박해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가장 많이 한 기업으로 조사됐다.


17일 기업경영 평가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대기업집단 기업중 87개 기업이 소속된 22개 그룹의 전체 매출액이 2011년도 1,052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128조9,600억원으로 7.2% 증가했지만, 내부거래액은 150조8,200억원에서 148조5,400억원으로 1.5% 감소했다.

 

이들 그룹의 총매출에서 내부거래 비중 역시 14.3%에서 13.2%로 1.1%p 낮아졌다.


하지만 총수일가 지분율이 30%를 넘는 87개 기업의 그룹내 계열사간 내부거래액은 2011년 13조6,600억원에서 2012년 15조1,300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총액이 62조5,300억원에서 67조600억원으로 7.3% 늘어난 것보다 3.4%p 높은 증가율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지난해 시작된 경제민주화 흐름에 따라 전체 그룹의 내부거래액이 줄어들긴 했으나 이는 일종의 '눈속임'일 뿐이고 총수일가의 사익과 관련된 실질적인 '일감 몰아주기'는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룹별로는 현대그룹이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대기업의 내부거래 증가율 94.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림(60.0%), 부영(57.6%), 롯데(29.5%), 현대백화점(20.2%), 삼성(19.4%), GS(17.5%), 신세계(14.4%), LG(13.8%), 현대차(13.2%) 그룹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SK(-5.3%), 동국제강(-13.4%), 한진(-15.5%), LS(-17.9%), 영풍(-57.5%), OCI(-75.9%) 그룹은 총수일가 지분 30% 초과 기업의 내부거래가 줄었다.

 

부영그룹 신록개발의 계열사간 내부거래 매출액은 2011년 26억8,000만원에서 2012년 99억4,400만원으로 271%나 증가했다. 이는 22개 그룹 87개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신록개발은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아들 이성훈씨가 대주주로 지분율이 65.0%이고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율은 100%다.

 

다음으로는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지분을 가진 부동산 매매 임대업체 신동진이 122.3%의 증가율로 2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딸이 소유한 현대유엔아이는 1년 사이 내부거래 금액이 2배 이상 뛰었고,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아들이 대주주인 현대엠코는 72%가 증가했다. 허창수 GS회장의 동생 허정수 씨의 GS네오텍도 1년 새 30.0% 증가해 900억원을 더 벌었다.

 

이밖에 STX그룹의 STX건설(83.0%), 현대차그룹의 현대엠코(71.8%), 대림그룹의 대림아이앤에스(62.3%), 부영그룹의 부영씨앤아이(52.8%)와 광명토건(40.1%)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

 

CEO스코어 박 대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권에서 비켜나 있던 중견그룹의 총수일가 챙기기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요 대기업 그룹 못지않게 중견그룹 계열사들의 경영 투명성 강화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라다 nr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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