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남라다 기자] 동원그룹이 계열사인 ‘동원에엔터프라이즈’와 ‘동영콜드프라자’에 일감을 몰아줘 오너일가의 주머니를 채운 것으로 드러났다.
동원그룹은 상장사 3개, 비상장사 20개 등 총 23개(해외법인 제외)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금액이 많은 회사는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영콜드프라자’다. 문제는 두 회사가 관계사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의 절반가량을 내부거래로 채우면서 수백억원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매출 494억원 가운데 209억원(42%)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일거리를 준 곳은 동원에프앤비(71억원)와 동원산업(41억원), 동원데어리푸드(37억원), 동원시스템즈(26억원), 동원홈푸드(17억원) 등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2010년까지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10∼30%를 넘지 않다가 이듬해 급증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내부거래율은 ▲2004년 16%(총매출 461억원-내부거래 73억원) ▲2005년 19%(483억원-92억원) ▲2006년 22%(391억원-87억원) ▲2007년 31%(453억원-142억원) ▲2008년 28%(706억원-201억원)였다가 ▲2009년 41%(547억원-227억원)로 오르더니 ▲2010년 27%(946억원-251억원)에서 ▲2011년 85%(171억원-146억원)까지 치솟았다. 2011년의 경우 동원에프앤비(44억원), 동원데어리푸드(28억원), 동원산업(23억원), 동원시스템즈(15억원), 동원홈푸드(11억원) 등과 거래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안정된 매출을 기반으로 설립 이후 적자 없이 해마다 수십억∼수백억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올렸다. 총자산은 2003년 1,398억원에서 지난해 8,599억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935억원이던 총자본도 5,482억원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
1976년 설립된 동영콜드프라자는 농수산물 냉장 및 냉동 창고업체로, 역시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매출 101억원에서 41억원(41%)을 동원산업(26억원), 동원에프앤비(8억원), 세오(2억원) 등 계열사에서 채웠다. 2011년엔 매출 62억원 중 50억원(81%)이 ‘집안’에서 나왔다. 동원산업(36억원), 동원에프앤비(7억원), 동원홈푸드(6억원) 등과 거래했다.
동영콜드프라자도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마찬가지로 2010년까지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20∼30%를 넘지 않다가 이듬해 급증했다. 동영콜드프라자의 내부거래율은 ▲2005년 30%(126억원-38억원) ▲2006년 32%(130억원-41억원) ▲2007년 35%(116억원-41억원) ▲2008년 36%(116억원-42억원) ▲2009년 22%(181억원-40억원) ▲2010년 24%(184억원-44억원)로 조사됐다.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영콜드프라자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실상 ‘동원 가족’들이 지배하는 회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분 100%(531만4314주)를 특수관계인들이 갖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이 지분 67.98%(361만2789주)를 소유한 최대주주. 김 회장도 24.5%(130만2239주)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나머지는 김재국(1.26%·6만7037주)·김재운(0.58%·3만776주)·김재종(0.24%·1만2611주)·김호랑(0.01%·239주)씨 등 친인척이 쥐고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61.1%·32만9661주) 자회사인 동영콜드프라자에도 특수관계인 지분이 있다. 김현석(21.73%·11만7229주)·김재운(15.87%·8만5608주)·김애자(1.3%·7002주)씨 등이 주인공이다.
‘김씨’ 가족들은 두 회사에서 배당금도 챙겼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53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물론 이 돈은 오너일가 주머니로 들어갔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2004년과 2005년 각각 8억원, 2006∼2008년 19억원씩, 2009년 13억원, 2010년과 2011년 각각 27억원을 배당했다. 동영콜드프라자는 2006년과 2007년 각각 3억원, 2011년 7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남라다 nrd@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