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효과, '버냉키 쇼크' 못 넘는다"
"드라기 효과, '버냉키 쇼크' 못 넘는다"
  • 최고야
  • 승인 2013.07.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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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총재 발언에 유럽 증시 깜짝 상승…"불안한 시장 잠재우기 위한 립서비스일 뿐"

[이지경제=최고야 기자] 한동안 '버냉키 쇼크'에 빠져 있던 증권 시장이 '드라기 효과'로 반색했다.

지난달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으로 인해 전세계 증시에서 급속도로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4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에 유럽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드라기 총재의 저금리 기조 발언이 증시시장에 경기부양책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4일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기준금리를 상당기간 동안 지금 또는 지금보다 낮은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며 "예금금리는 마이너스(-) 금리도 언제든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상당기간의 시간 개념도 "6개월이나 12개월이 아닌 1년 이상의 상당 기간을 의미한다"고 못박았다.  

또한 드라기 총재는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OMT)과 중소기업에 대한 자산유동화증권(ABS) 지원 방안도 준비돼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려 노력했다. 

이날 그의 발언은 지난달 버냉키 의장이 "빠르면 연내에 출구 전략을 실시하겠다"는 발언에 따라 전세계 시장이 요동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7월 ECB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시장의 예상처럼 현행 0.50%로 2개월 연속 동결했고, 한계대출금리 및 초단기 예금금리도 각각 1.00%, 0.00%로 유지했다.

◆ '드라기 효과'에 유럽증시 '깜짝' 상승 


유럽 증시에 일명 '드라기 효과'가 즉각 나타났다. 드라기 총재 발언에 미국 증시가 독립기념일로 휴장인 가운데 4일 유럽증시는 깜짝 상승했다.

4일 영국 3.08%, 독일 2.10%, 프랑스 2.89%, 이탈리아 3.44% 등 대부분 유로존 국가에서 급등세가 나타났다. 

전날 큰 폭으로 하락했던 포르투칼 증시도 드라기 총재가 경기부양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4.79% 급등했다.

5일 3시10분 현재 유럽 증시는 영국 3.08%, 독일 2.10%, 프랑스 2.89% 이탈리아 3.44% 상승하면서 전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불안한 유럽 경기에 위안을 준 점은 '긍정적'…'버냉키 쇼크' 같은 위력은 없어"

증권업계는 한동안 지속될 유럽의 통화완화정책은 유럽 경기가 회복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수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유로의 통화완화기조 강화는 유로 회원국의 국채금리 하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결국 유로 통화완화기조 강화에 따른 금리 하향 안정은 유로 경기 회복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달 버냉키 위원장의 양적 완화 축소 발언보다는 파급력이 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드라기 총재의 저금리 기조 발언은 최소한 하반기 유로존 악재 발생 가능성을 축소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며  "하지만 드라기 총재의 우호적 통화정책 지속 발언이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을 압도할 만큼 위력을 가지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현대증권은 드라기 효과 한계의 이유로 드라기 총재가 7월 회의에서 실제 액션이 아닌 립서비스 차원에서 그친 점, 글로벌 유동성 확대 관련해 드라기 총재의 금융완화정책이 분데스 방크에 발목이 잡힌 점 등을 꼽았다. 

드라기 총재가 실제적으로 유로존 경기회복에 필요한 추가 정책금리 인하나 재정취약국 중소기업 직접 지원 등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지 못한 상황에서 불안한 시장을 잠재우기 위해 립서비스를 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ECB 자산은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Long Term Refinancing Operation)의 상환이 이어지면서 감소하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유로존의 호재가 미국과 중국의 악재를 압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올 여름 불안 국면에서 드라기 총재가 그나마 위안을 준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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