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서영욱 기자] 국내 최대 전선업체인 LS전선이 원전 부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인 JS전선과 짜고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원전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6일 경기도 안양 LS전선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원전 제어 케이블 등 납품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해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국내 원전에는 LS전선과 JS전선, 대한전선, 서울전선, 극동전선, 경안전선 등 모두 6개 업체가 케이블 납품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중 LS전선과 JS전선 등이 사전에 입찰가를 조율해 낙찰가를 높이거나 서로 낙찰되도록 밀어준 의혹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LS전선은 최근 한빛 3∼6호기, 한울 3∼6호기, 신월성 1∼2호기, 신고리 1∼2호기에 제어용, 전력용, 계장용 케이블을 납품했거나 입찰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신고리 1∼2호기에는 지분 69.92%를 보유한 자회사인 JS전선이 제어 케이블을, LS전선은 전력·계장용 케이블을 각각 납품했다. 또 신고리 3∼4호기에는 JS전선이 이들 케이블을 모두 납품했다.
검찰은 앞서 시험성적서 위조로 덜미가 잡힌 JS전선과 LS전선과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구자열 LS 회장이 최근까지 JS전선의 대표이사로 재직했고, 지금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인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고리 원전에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불량 케이블을 납품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엄모(52) JS전선 고문도 LS전선 출신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LS전선이 JS전선의 케이블 시험 성적서 위조에 공모했는지도 집중적으로 캐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LS전선이 한울 3∼6호기에 납품한 부품의 시험 성적서 8건을 위조했다는 내용의 수사요청을 받았고 확인 작업을 거쳐 LS전선이 모두 5건을 위조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와 관련된 LS전선 직원 두 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