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영업 정상화 '진통'
동양증권, 영업 정상화 '진통'
  • 최고야
  • 승인 2014.01.1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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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매각 공고…피해 배상금·적자 등 부담에 '나서는 이 없네'
[이지경제=최고야 기자] 동양 사태로 2만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동양증권이 영업 정상화에 ‘진통’을 겪고 있다.

동양증권이 2만명 회사채·기업어음(CP) 피해자들의 보상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동양 사태 리스크를 안고 동양증권을 인수하겠다는 적극적인 인수희망자가 없어 영업 정상화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

여기에 동양증권 인수 풍문이 돌던 KB금융도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인수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동양증권 매각’ 분위기는 더 냉각됐다.

동양 사태와 구조조정으로 흔들리고 있는 내부 조직 통제도 숙제로 남아 있다. 

◆ 동양증권 내달 매각 공고…적극 인수희망자 없어 ‘난항’ 예상

동양증권의 매각 공고가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나올 전망이다. 하지만 동양증권이 매각 흥행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동양증권의 대주주인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16일 동양증권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과 미팅을 갖고 매각을 위한 법률 검토를 진행했다. 현재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동양증권 지분을 각각 14.93%, 12.13%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의 매각 공고가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동양증권 인수 후보로 대만 유안타증권,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한때 동양증권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지난 11~12월 사이에 실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동양증권 매각이 공개입찰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인수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새마을금고도 실무진의 반대가 심해 M&A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유력 후보였던 KB금융도 “동양증권 인수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KB금융은 16일 공시를 통해 “당사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증권사 M&A추진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동양증권 인수는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M&A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증권사와 경쟁해 ‘인수자 찾기’ 게임을 펼쳐야 하는 것도 동양증권 매각 성공에 걸림돌이다. 

농협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우리투자증권’ 외에도 현대증권과 KDB대우증권도 조만간 M&A시장에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또한 LIG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오면서 LIG보험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 불안한 내부조직 ‘안정화’ 과제로 남아

혼란스런 내부 조직을 잘 추스르는 것도 영업 정상화를 위한 과제로 남아 있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40여명 임직원들의 사표를 받은데 이어 희망퇴직을 실시해 직원 600여명을 내보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2,390명이었던 동양증권의 직원은 1,800명 선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동양증권의 행보는 조직 슬림화로 매각 가치를 높였다 하더라도, 내부 조직의 불안감과 혼란을 더 커지게 했다.

이번에 희망퇴직한 동양증권 전 관계자는 “올해 정년을 맞이하고 대상자에 오르면서 희망퇴직을 하게 됐다”면서 “희망 퇴직자 후보에 오른 젊은 사람들은 억울해하면서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남아 있는 직원들도 회사가 매각되지 않으면 향후 파산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걱정과 불안감이 커져 있는 상태”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동양증권은 남은 직원의 임금 삭감도 진행할 예정이어서 내부조직의 혼란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  영업 실적 감소 및 올해 ‘적자’ 예상도 매각 걸림돌

영업 실적 감소로 인한 적자도 M&A 시장에서 마이너스다.

한국신용평가는 동양증권의 손익을 개략적으로 추정한 결과 자회사 지분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인식을 완료한 2104년에 988억원 규모의 적자를 예상했다. 자기자본 규모도 2013년 9월 말 1조1166억원에서 2014년 3월 말 9,913억원, 2015년 3월 말 8,925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동양증권의 영업 실적도 크게 줄었다. 동양증권의 위탁자 예수금과 CMA 등 고객부채 규모는 2013년 11월 기준 2조3,000억원으로 동양사태 전인 6월 말 대비 25% 줄었다. 이는 동양사태가 불거진 9월 말 대비 60% 수준이다. 

하태경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동양파이낸셜대부 등 계열사 지분가치 손상, 영업부진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당분간 동양증권의 수익구조 저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더욱이 동양 사태 피해자 손실을 배상해야 할 가능성이 높어져 신용위험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지배구조에서는 훼손된 영업가치 회복에도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동양사태 피해자 2만명 4월 분쟁조정 시작…금소원 공동소송 21일 접수 

2만명에 달하는 동양증권 회사채·CP 피해자의 배상금액도 인수자로서는 부담이다. 다만 동양증권 불완전판매에 대한 입증이 쉽지 않아 피해 배상금이 시장 예상치보다는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양그룹 관련 분쟁조정신청 건수와 피해액은 지난해 12월 25일 당시 총 1만9,904건, 7,343억원에서 14일 현재 2만410건, 7496억원으로 증가하며 새해 들어 2만건을 돌파했다. 

현재 금감원은 녹취 파일 등 증거자료를 분석하고 있으며 오는 4월부터 분쟁조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분쟁조정 이후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로 확인되면 동양증권은 이를 배상해야 한다. 하지만 배상 절차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도 오는 21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 동양 사태 피해자에 대한 공동소송을 접수할 예정이다.

최고야 cky@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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