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최대전력수요 갱신, “절전 호소” 사라진 이유?
올겨울 최대전력수요 갱신, “절전 호소” 사라진 이유?
  • 서영욱
  • 승인 2014.02.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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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어짜기식’ 정책 변화…발전소 ‘풀가동’으로 전력수급 안정적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매년 여름과 겨울, 본격적으로 전력사용량이 많아지는 시기에 앞서 정부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전기를 아껴달라고 호소했다. 부처 장관과 총리까지 나서 언론 앞에 고개를 숙이며 가정에서는 콘센트를 뽑고 난방 온도를 낮추고, 사무실에서는 개별 난방을 금지시키며 국민들에게 고통 분담을 강요해 왔다. 하지만 올겨울 들어가기 앞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 정부의 ‘대국민 호소’ 왜 사라졌을까?

 

◆ 올 겨울, 전기 조금 썼나? 지난 5일 최대전력수요 갱신

 

올 겨울 국민들이 전기를 조금 썼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예년만큼 강추위는 없었지만 오히려 최대전력수요를 연일 갱신하며 전력수요는 조금도 줄지 않았다. 입춘 추위가 찾아온 지난 5일에는 최대전력이 7,730만kW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대전력사용량 기록을 갱신했다. 하지만 정부나 한전, 전력거래소 등에서는 공식적으로 이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또 올 겨울, 지난해 12월부터는 지난 여름 최대전력수요인 7,402만kW를 넘은 날만 22일이다. 매주 최대 전력수요를 갱신해 온 셈. 7,500만kW 이상을 기록한 날도 16일에 이르고 특히 한파가 몰아친 지난달 13일부터 17일까지는 5일 연속으로 7,500만kW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 원전 가동 문제 없었나? 부품비리로 원전 3기 정지

 

정부가 절전을 요구하면서 항상 내세웠던 이유는 각종 원인으로 가동이 정지된 원전 탓에 전력수급이 불안정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올 겨울에도 정부는 원전 부품 비리로 정지된 각 100만kW급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정지 상태였다. 이들 원전은 지난달 2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 전력부족이 국민 탓? ‘쥐어짜기식’ 정책에 대한 반성

 

그간 정부는 효과적이고 획기적인 전력수급 대책없이 국민에게 쥐어짜기식 절전만 강조하는 것은 전력관리 실패 책임을 국민에 떠넘기는 일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력위기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언제까지 무더위와 추위를 참으며 ‘절전운동’을 해야 하느냐는 것.

 

그러나 정부는 작년 12월 19일 전력수급대책을 발표하면서 난방온도 18℃ 이하 유지, 개인 전열기 사용금지 등 공공부분에 대한 규제는 유지하되 민간부문은 대표적 낭비 사례인 ‘문 열고 난방영업 하는 행위’를 제외한 나머지는 자율이행으로 전환키로 했다.

 

지난 여름까지 시행한 전력다소비 업체·건물 의무절전, 발전기 순차정지 등은 하지 않기로 했고 일반 시민에 대한 실내 난방온도 제한과 전력피크 시간대(오후 5시~7시) 네온사인 광고 금지 등도 권장사항으로 바뀌었다. 대신 민간 주도의 자발적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추진하고 방송 등을 통해 절전메시지와 절전요령을 전파해 왔다.

 

◆ 올겨울 전력경보 ‘0’건, 예비전력 10%대 안정적

 

올겨울 전력사용량은 대체로 늘어났지만 전력수급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예비율은 어느 때보다 여유가 넘쳤다. 지난해 12월부터 전력예비율은 대체로 10% 이상을 유지해 왔고 예비전력이 500kW 미만으로 떨어지는 전력경보 ‘준비’ 단계도 한 번도 발령되지 않았다. 최대 전력수요가 발생한 지난 5일에도 예비율은 7.8%로 안정적인 수준이었다.

 

전력공급에 여유가 생긴 이유는 무엇보다 예방정비나 고장 등으로 멈춰 있는 발전소가 적기 때문. 현재 23기의 원전 중 고리 3호기와 한빛 4호기, 한빛 5호기, 월성 1호기를 제외한 19기가 가동 중이다. 또 정부가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를 조기 가동시킨 탓에 전력수급은 더 여유가 있었다.

 

지난 여름과 비교해보면 당시 설비용량 약 8,500만kW 중 공급능력은 약 7,500만kW에 그친 반면 14일 현재 설비용량은 8717만kW로 지난 여름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공급능력은 8,147만kW로 크게 늘어났다. 겨울기간 동안 평균 8,000~8,400만kW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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