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사랑 요양병원 화재, 방화 가능성
효사랑 요양병원 화재, 방화 가능성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4.05.28 10:3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악의 28명 사상자 발생…불길 아래에서 위로 번진 흔적

 

▲ 28일 전남 장성 효사랑 요양병원 2층 끝방에서 화재 발생해 28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지경제=신관식 기자] 최근 들어 대한민국 곳곳에서 대형 재난들이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이 천재지변 아닌 인재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모든 사고에서 초동 대처를 못했거나 안전조치 소홀로 인해 사고를 키우고 있다.

28일 자정 전남 장성 효사랑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2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누전 등 전기적 요인 외에도 "누군가 방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 병원관계자의 진술에 따라 방화에도 가능성을 두고 조사에 나섰다.

불이 난 것은 29일 새벽 0시 27분 전남 장성군 삼계면 효실천사랑나눔 요양병원 별관 2층 남쪽 끝방이었다. 소방대원들은 4분만에 현장에 도착해 이후 2분만인 0시 33분께 큰불을 잡았다. 그러나 이미 인명피해는 컸다. 0시 55분께 소방대원들은 잔불 정리를 완료하고 병원 수색에 나섰다.

화재 당시 병원 별관에는 환자 34명이 있었고 당직 간호사는 단 1명에 불과했다. 게다가 불이 난 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은 치매나 중풍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었고, 치매환자 등 일부는 병상에 손이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안전조치 소홀로 인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 효사랑 요양병원 복도에 실전행동 피난안내도가 붙어 있었지만 화재로 인해 2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불이 나자 1층에 있던 환자 10여명은 급히 대피했지만, 2층에 있던 30여명의 환자는 병상에 누운 채로 유독가스를 들이마실 수 밖에 없었다.

혼자 거동할 수 있는 환자는 10-15% 정도에 불과했다. 화재 즉시 누군가 탈출을 도와야만 하는 상태였지만 당시 병동에는 간호사 한 명만 근무하고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뒤에도 창문조차 열어주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환자의 증언도 나왔다.

불이 난 2층의 병실 유리창은 닫혀 있었고, 방범틀이 설치돼 있었다. 별관에서 구조된 한 60대 남성 환자는 “간호사가 유리창만 열었어도 이렇게 피해가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야간에 간호조무사 1명만 근무하는 것이 말이 안된다”라고 말했다.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 등 방화 시설과 연기를 제거하는 제연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병원측은 최근 병원 자체점검과 지자체의 안전검점에서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지만, 병원이나 지자체의 점검이 부실했거나 형식적이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방당국은 보통 누전으로 인한 화재의 경우 불길이 천정 등 위에서부터 시작돼 아래로 타 들어가는데 이번 화재는 불길이 아래에서 위로 번졌다며 이를 방화의 근거로 보고 있다.


신관식 기자 shin@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