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그룹 박춘희 회장, 어긋난 자식 사랑?
대명그룹 박춘희 회장, 어긋난 자식 사랑?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4.08.1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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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 서지영씨 개인회사에 일감몰아주기…유산상속 소송 취하 대가?
 

[이지경제=이호영 기자]레저업계 선두인 대명그룹이 오너일가의 사기업에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드러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제가 된 업체는 박춘희 회장의 막내딸 서지영씨가 지난 2012년 12월 설립한 광고·홍보 및 인테리어 업체 '서안'이다. 

현재 서안의 주주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법인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회사의 지배권 행사와 관련해 주식의 양도 시에는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는 점, 서지영씨가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는 점 등으로 미뤄 그녀의 개인회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서안은 대명그룹 지주회사인 대명홀딩스로부터 리모델링, 인쇄물 등 관리비 명목으로 약 230억3,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설립 이듬해부터 내부거래를 통해 부를 축적한 것이다.
 
이에 앞서 서지영씨는 2010년과 2011년 잇달아 두 회사를 설립해 주목을 받았다. 먼저 2010년 10월 강원도 홍천군에 부동산 매매와 임대업, 공간디자인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비전’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비전의 주소는 당시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던 대명리조트 본사 주소와 동일해 그룹과 긴밀한 관계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2011년 2월에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대명그룹 본사에 인테리어 회사인 '컴퍼스'를 설립했다. 컴퍼스는 설립과 함께 대명레저산업이 발주한 37억원 규모의 인테리어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이한 점은 서안의 설립과 동시에 이 두 회사가 모두 청산 절차를 밟았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회사설립과 회사청산, 다시 회사설립으로 이어지는 이 같은 서지영씨의 행보를 대명그룹의 유산상속 분쟁과 연관 짓고 있다.
 
서지영씨는 비전 설립 5개월 전인 2010년 5월 어머니 박춘희 회장, 오빠 서준혁 대명엔터프라이즈 대표를 상대로 유산상속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재벌그룹의 유산상속 분쟁은 세간에 큰 화제가 돼왔던 만큼 서지영씨의 소송 소식은 순식간에 온라인상으로 퍼져나갔다.
 
서지영씨는 소장에서 "2001년 아버지(대명그룹 창업주인 고 서홍송 회장)이 타계한 뒤 대명콘도(현 대명홀딩스) 지분을 어머니와 오빠가 나눠가졌고, 어머니가 미성년자인 본인을 대리해 상속권을 포기한 탓에 주식을 전혀 상속받지 못했다"며 "상속권 포기를 대리할 때는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하는데 어머니가 이를 어긴 것은 민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상속재산 분할 합의는 무효이며 두 사람은 본인의 상속지분인 11만여주의 대명홀딩스 주식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지영씨가 소송 제기 5일 만에 돌연 소를 취하하면서 대명그룹의 유산상속 분쟁은 한바탕 해프닝으로 종결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처음부터 오래 끌고 갈 생각으로 소장을 접수한 것이 아니라 지분을 되찾는 대신 다른 쪽에서 자기 몫을 얻어내려고 소송이라는 충격요법을 동원한 것 같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업계의 관측은 대명그룹이 서지영씨의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드러나면서 어느 정도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유산상속 소송 취하 직전에 박춘희 회장 측과 서지영씨 사이에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서지영씨가 받지 못한 상속분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로 충당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호영 기자 eesoar@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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