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서영이앤티, 뜬금없는 키즈사업...왜?
하이트진로 서영이앤티, 뜬금없는 키즈사업...왜?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4.10.27 14: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폭탄 피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발굴했으나 역부족
▲ '딸기가 좋아' 키즈카페

[이지경제=이호영 기자] 하이트진로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서영이앤티가 올해 들어 주력 영위업종인 술 사업과 전혀 무관한 키즈사업에 진출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피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 비중을 대폭 줄이는 바람에 마이너스 실적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해 급감한 매출을 만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영이앤티는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캐릭터 사업과 키즈카페 및 테마파크 운영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하는 '딸기가 좋아'를 인수했다. 현재 지점을 10여개로 늘리는 등 키즈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2000년 설립된 서영이앤티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였던 회사다. 생맥주를 시원하게 만드는 냉각기계와 호프집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다란 캔 모양의 생맥주통, 생맥주를 따르는 생맥주 밸브 등 생맥주 관련 기자재의 제조·판매가 주력사업이다. 
 
서영이앤티의 지분은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 14.69%을 비롯해 최대주주인 박 회장의 장남 박태영 하이트진로 전무 58.44%, 차남 박재홍씨 21.62%, 박 회장의 형 박문효 하이트진로산업 회장 5.16% 등 오너일가가 99.91%를 갖고 있다. 사실상 오너일가의 개인회사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2007년 박태영 전무가 지분 73%를 인수하면서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서영이앤티는 이후 매출의 대부분을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2010년에는 매출 783억원의 98%인 771억원, 2011년에는 매출 902억원 96%인 868억원, 2012년에는 1,118억원의 97%인 1,087억원이 내부거래에서 나왔다. 그룹 계열사들의 도움 없이는 독자생존이 어려운 구조라고 봐도 무방했다.
 
주목할 부분은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를 보유한 2대주주라는 점이다. 하이트진로그룹 후계자인 박태영 전무는 그룹 주력계열사인 하이트진로의 주식 보유분은 전혀 없지만 서영이앤티의 최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하이트진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서영이앤티를 박 전무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줄로 해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이 일감몰아주기로 서영이앤티의 덩치를 불려줌으로써 박 전무에게 아버지 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하이트진로홀딩스와 하이트진로 지분 인수자금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의혹어린 시선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해부터 일감몰아주기로 인한 이익에 증여세를 부과하면서 서영이앤티의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신고 대상은 특수관계법인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30%(중소·중견기업 50%)를 넘는 계열사의 주식을 3%(중소·중견기업 10%) 이상 보유한 지배주주나 친인척이다.
 
이에 따라 서영이앤티는 증여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내부거래 비중을 30% 미만으로 떨어뜨리는데 안간힘을 썼고, 그 결과 지난해 매출 874억원 가운데 내부거래액을 206억원(23.5%)으로 대폭 줄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내부거래 비중이 급감하면서 그간 꾸준히 흑자를 냈던 서영이앤티는 2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3,401억원이었던 이익잉여금도 3,15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한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는 "서영이앤티가 기존의 이탈리아 프리미엄 오일 & 비니거 브랜드 '올리타리아' 독점 수입 유통에 이어 키즈사업을 영위하는 '딸기가 좋아'를 인수하는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으나 70% 이상 깎여나간 내부거래 비중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그간 박 전무의 사금고 역할을 해왔던 서영이앤티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호영 기자 eesoar@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