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협상 타결, '경제윤활유' 흐른다
한·중 FTA 협상 타결, '경제윤활유' 흐른다
  • 김태구 기자
  • 승인 2014.11.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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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수 시장 공략 본격화…국내 농수축산물 30% 양허 제외
▲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타결을 공식 발표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지경제=김태구 기자] 한중 FTA 타결로 인한 관세 철폐가 침체 속에 있는 한국 경제에 윤활유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타결을 공식 발표했다.

한·중 양국은 지난 4부터 9일까지 개최된 한·중 FTA 제14차 공식협상을 통해 상품 및 서비스 시장 개방과 품목별 원산지기준(PSR) 등 모든 핵심 쟁점에 대해 최종 합의를 도출했다. 양국 통상장관(윤상직 장관, 가오후청 부장)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한·중 FTA 합의 의사록’에 서명했다.

이로써 2005년 민간 공동연구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한·중 FTA는 2012년 5월 첫번째 협상을 개시한 이후 14차례 공식 협상을 펼친 끝에, 30개월만에 협상 실질 타결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양국 정부는 향후 세부 기술적 사안에 대한 협의와 협정문 전반에 대한 법률검토 작업을 마무리한 후, 연말까지 가서명 등 관련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한중 양국 정상이 오늘 인민대회장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가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선언했다”며 “양국은 정상회담 후 한중 FTA 서명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날 한·중 FTA가 타결되면서 한국 경제에 상당한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22.5%인 현행 우리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철폐돼 한국산 자동차의 중국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자·반도체·화학·화장품 등 분야에서도 대중(對中)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이라는 거대시장 선점
정부는 “한·중 FTA를 통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우리의 제2내수시장으로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향후 우리 경제 발전의 새로운 활력소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중 FTA를 통해 대중 수출 연간 87억불에 해당하는 물품의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된다. 또한 대중 수출 458억불에 해당하는 물품은 발효 10년후 관세가 모두 철폐될 예정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의 대중 수출 활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냉연·열연·도금강판 등)·석유화학(프로필렌·에틸렌 등) 등 일부 주력 소재 제품과 함께 패션(의류·악세사리 등), 영유아용품, 스포츠·레저용품, 건강·웰빙제품(의료기기 등), 고급 생활 가전(냉장고·에어컨·밥솥 등) 등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 중소기업 제품들은 대중 특혜 관세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강화됐다. 이에 따라 기존 가공무역 중심의 대중 수출구조가 고부가가치 최종 소비재 위주로 바뀌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됐다는 평가다.

건설, 유통, 환경, 법률, 엔터테인먼트 등은 중국 서비스 시장에서 양허를 확보하고, 금융, 통신 분야 규범을 강화했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 설립된 한국 건축. 엔지니어링 및 건설서비스 기업의 면허 등급 판정시 한국에서 달성된 실적을 인정받게 된다. 이와 함께 서비스와 투자 부문은 협정 발효 후 네거티브 방식의 후속협상을 개시해 2년내 후속협상을 종료키로 합의했다.

▲ 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배석한 가운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이 한-중 자유무역협정 협상 종료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중국정부간 합의 의사록에 서명 후 교환하고 있다.

농수축산물 최저 개방
이번 협상에서는 중국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품목(자동차, LCD 등), 중국내 공급과잉이 심각한 품목(철강 등)에 대한 공세적 이익보다는 우리 주요 농수축산물에 대한 국내적 우려를 최대한 반영했다.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대중 수입 농수축산물 중 60%(수입액 기준)를 관세철폐(일정기간후 무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수입액 기준 30%는 어떠한 추가적인 개방 의무로부터 보호되는 ‘양허제외’ 지위를 획득했다. 또한 국내적으로 우려가 컸던 쌀을 비롯 고추, 마늘, 양파, 사과, 감귤, 배, 조기, 갈치, 쇠고기, 돼지고기 등 주요 농수축산물을 양허대상에서 제외했다.

중국 농수축산물에 대한 국내의 식품 안전 우려를 감안해 한·중 FTA SPS(위생·검역) 협상에서 우리 농업계의 우려가 컸던 지역화 조항 등은 협정문에서 제외하고 WTO/SPS 협정 수준으로 타결됐다.

정부는 향후 농수산업 분야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 대책뿐만 아니라 우리 농수산업이 한·중 FTA를 계기로 수출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강화대책을 수립·추진할 계획이다.

우리 기업 보호 제도 강화
이번 FTA는 우리 기업들의 실질적인 애로사항 해소에도 주목했다. 중국 주재원 최초 2년 체류기간 및 복수비자 발급 확대, 700불 이하 물품 원산지증명서 제출 면제, 48시간내 통관 원칙, 세관집행의 일관성 증진, 특송화물 서류 최소화, 지재권 침해 물품의 압류·폐기 명문화, 중국 정부내 우리 기업 애로 해소 담당 기관(중앙·성 단위) 지정 등의 성과를 거뒀다.

또한 국제 공인 시험성적서 상호 수용, 시험·인증기관 설립 지원, 시험 샘플 통관 원활화 등 기술장벽 및 시험·인증과 관련된 중국의 비관세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도 FTA협정문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양국 정부가 비관세조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작업반을 설치하고, 각종 비관세조치를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중개인을 통한 해결안 마련하는 것을 명문화했다.

한류의 강화
이번 FTA를 기반으로 한 양국간 인적·물적 교류 확대를 통해 한중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영화 및 TV 드라마, 애니메이션 공동 제작, 방송·시청각 서비스 분야 협력 증진, 중국내 엔터테인먼트 합자기업 설립 개방, 관광 분야(해외 여행 영업) 우리기업 우선 고려 약속 등으로 인해 양국간 문화·관광 교류도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음반·방송사업자)을 강화해 중국내 한류 컨텐츠를 보호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국내 투자 유치 확대와 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교역 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세계 3대 경제권(미국, EU, 중국) 모두와 자유무역협정을 맺게 됐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촉진하고, 국제통상 무대에서 우리 경제력에 걸맞는 위상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의 FTA 체결에 따라 경제 영토 확보 순위도 현재 세계 5위(60.9%)에서 3위(73.2%)로 도약하게 됐으며 우리나라 전체 교역 중에서 FTA 체결국과의 교역 비중도 62.4%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우리가 기체결한 한·EU, 한·미 FTA 활용을 희망하는 중국 기업들과 중국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미국·EU·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의 대한 투자 증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한·중 FTA는 한중일 FTA, TPP, RCEP, FTAAP 등 아태지역 역내 경제협력 및 동북아 지역 통합 활성화 움직임 속에서 우리나라가 핵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이번 한·중FTA 타결로 인한 관세 철폐가 우리 수출 기업들에게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금융 분야에서도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예대마진율 등 영업 환경이 좋은 중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구 기자 ktg@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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