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동문 '서금회', 금융권요직 장악논란
박대통령 동문 '서금회', 금융권요직 장악논란
  • 김태구 기자
  • 승인 2014.12.0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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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서금회’ 손잡고 곳곳 ‘인사 알박기’ 의혹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인사들이 금융사 요직을 석권하면서 금융권이 ‘관치금융’, ‘정치금융’ 논란에 휩싸였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하고 ‘서금회’(서강대금융인회) 출신 이광구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인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이순우 우리은행장 연임 포기 <사진-TV조선 뉴스 캡처>

한 달 전만 해도 이 행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은 우세했다. 하지만 서금회 출신 인사가 이미 행장에 내정됐다는 말이 금융권에서 돌기 시작했고, 결국 이 행장은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권에서 제기되는 정피아 낙하산 논란도 유사한 수순을 밟고 있다. 서금회나 청와대의 지원을 받는 특정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돈 이후 형식적인 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린 후 예상됐던 인사가 추인받는 형식이다. 들러리가 된 인사들은 하나같이 중도 사퇴했고 결국 논란의 중심에 선 인사들이 최종 선정됐다.

4개월간 공석이던 대우증권 사장에 서금회 멤버인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이 낙점되는 과정이나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KB금융지주 회장에서 고배를 마시고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출되는 과정도 유사한 수순을 밟았다. 

서금회는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2007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에 밀려 탈락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금융권 동문들이 친목모임을 결성했다고 알려져 있다.

75학번 10여명을 주축으로 시작한 이 모임은 18대 대선을 앞두고 참석자가 급증해 현재는 300여명이 넘는 모임으로 커졌다. 특히 정부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후문이다.

서금회는 실제 금융권에서 만만치 않은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서금회 회장은 이경로 한화 부사장이 맡고 있으며, 전임 회장은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이다. 또 김병헌 LIG손해보험 사장,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 등도 서금회 멤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권에서도 최근 문제가 된 인사가 청와대 핵심라인이 관련된 서금회가 주도했다는 소문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또한 실력으로 평가받기보다 권력실세에 끈을 대 낙하산식으로 주요 보직을 맡으려는 물밑작업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2일 낸 성명에서 “금융권 인사가 인맥과 연줄로 엉망이 되고 있다”며 “청와대와 금융당국은 비정상의 정상화와 낙하산 인사 근절을 말로만 떠들 게 아니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권 한 인사도 “정치권에서 부적절한 외압이 있다면 당국이 적절히 걸러줘야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데 그런 기능이 요즘 망가진 듯한 느낌”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한국금융의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치권에 연을 댄 인사들의 금융사 요직 독점 논란이 불거지면서 내년초 진행될 금융투자협회장, 신한은행장, 예금보험보험공사 사장 등 자리에 어떤 인사가 선임될지도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금투협회장의 경우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이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지경제=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ktg@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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